본사에 반기(?)든 구글코리아, 성공할까

파격적 초기화면 개편놓고 '갑론을박' 후끈

일반입력 :2009/12/08 08:50    수정: 2009/12/08 08:51

이설영 기자

구글코리아가 지난 4일 한국시장 공략을 위한 사이트 개편을 단행했다. 검색창만 붙어 있는 본사와 달리 초기 화면에 이것저것 많이 담았다. 인기 토픽과 인기 블로그 콘텐츠, 화제의 인물을 초기 화면에 전진배치했다. 이에 국내 포털들과 비슷해졌다는 냄새도 풍긴다.구글코리아가 초기화면을 이렇듯 대대적으로 개편한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구글은 종종 각 나라에서 선호하는 콘텐츠에 맞는 특화된 전략을 펼치기도 했다. 중국의 경우 음악서비스를 런칭했고, 일본에서는 모바일 특화 서비스를 대거 선보였다.

그래도 초기화면 개편은 대부분 검색창과 부가서비스 아이콘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이뤄졌다. 이번 개편에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특히 구글닷컴의 경우 최근 초기화면에 검색창 이외 다른 아이콘을 모두 지워 극단적으로 미니멀한 디자인으로 개편했다. 마우스를 움직이면 'G메일' 등 부가서비스 링크가 나타난다. 비슷한 시기에 각각 개편된 구글닷컴과 구글코리아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전략을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구글코리아는 한국사용자들 입맛에 최대한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 국내 사용자들의 경우 검색창에 검색어를 직접 입력해 정보를 찾는 방식보다, 다수의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토픽을 중심으로 클릭을 통한 '꼬리잡기' 방식으로 정보를 습득하는 경향에 익숙해 있다고 내부적으로 판단한 것.

전체적인 컨셉이 국내 포털과 유사하지만 구글코리아에 따르면 차이점도 있다. 국내 포털의 경우 실시간 검색어를 사람이 직접 편집하지만, 구글의 경우 기계적인 알고리즘으로 해결해 사람손을 타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편집하지 않은 상태의 핫이슈를 보고 싶은 사람들을 끌어들어 검색결과 페이지의 트래픽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원규 구글코리아 R&D센터 총괄사장은 개편과 관련해 구글은 지금까지 현지화 서비스 연구개발에 많은 정성을 쏟았고, 이번 초기화면 개편은 그 연장선상에 있다면서 그동안 '검색결과 품질'에 대한 만족도는 높았으나 '사회적 이슈 파악'에서는 부족한 점이 있었으나 이번 개편을 통해 해결됐다고 강조했다.

■첫주말 성적은 'A'

일단 초기 성적은 나쁘지 않아 보인다. 초기화면, 검색화면 등의 페이지뷰(PV)가 지난 주 같은 기간에 비해 상승한 것이 눈에 띈다.

랭키닷컴에 따르면 지난 금요일(12월4일) 구글 초기화면 방문자수는 약 61만명으로 지난 주 금요일(11월27일)의 54만명에 비해 약 7만명 늘었다. 토요일의 경우 지난주(11월28일) 31만명이었던 초기화면 PV가 4일에는 68만명으로 두배 이상 늘었다.

일단 개편 초기라 지난 주말 데이터만으로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하기는 힘들다. 개편 소식을 듣고 방문해 본 이용자수도 많을 것이라 짐작된다. 지난 5일(토)에는 구글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검색대회를 열었기 때문에 이 결과도 데이터에 반영돼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의미있는 데이터를 만들기 위해서는 두세달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김경숙 구글코리아 상무는 일단 트래픽이 늘긴 한 것 같은데, 초기화면이 바꼈다는 소식을 듣고 많이 들어오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초기화면 개편에 대한 평가를 하기에는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정김 상무는 이어 구글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페이지 로딩 속도는 큰 변화 없이 종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장점이며, 광고는 종전처럼 초기화면에 노출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용자들의 경우 구글코리아의 변화에 혼란스러워하는 눈치다. 다른 국내 포털들과 다르게 검색만을 강조했던 클래식한 구글스타일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블로그서비스(SNS)인 트위터에 관련한 내용이 다수 올라와 있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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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이용자는 이런 화면은 구글답지 않아서 별로라고 평가했고, 또 다른 이용자도 한국 내 점유율이 얼마 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런 노력은 이해 되지만, 구글 본연의 심플함은 어디 있냐고 아쉬워했다.

다른 이용자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네이버를 좋아하는 것은 네이버가 포털적인 모양이어서가 아니라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면서 구글이 첫페이지만 흉내내서는 소용이 없고 기존 팬만 어색하게 만들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