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마트폰 시장 '토종이 이끈다'

국내 통신사 및 제조사, 스마트폰 시장 활성화에 적극적

일반입력 :2009/11/19 21:26

김효정 기자

최근 애플 아이폰의 국내 출시 확정으로 휴대폰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전세계에 2천600만대 이상을 판매한 경이적인 기록을 갖고 있는 인기 제품이지만, 국내 시장에서의 성공 여부는 미지수이다. 국내 통신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통신사와 삼성, LG 등 휴대폰 제조사가 시장 방어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폰은 다음달부터 KT를 통해 판매될 예정이다. 앱스토어라는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해 반향을 일으켰고, 10만개 이상의 애플리케이션을 확보한 아이폰은 이미 국내 얼리어댑터들에게 '아이폰 추종자'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내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아이폰의 판매량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이팟 터치의 국내 판매량이 20만대 수준이기 때문에, 아이폰 역시 이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거나,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를 감안해 내년까지 아이팟 터치 판매량의 2~3배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소비자들의 기대치가 높아졌고 대기 수요량이 많을 것이라는 예상에도 불구하고 KT만 단독으로 출시할 경우 100만대 수준을 예상하고 있다. 현재 KT의 전체 가입자 1천200만여명 중 무선데이터 사용자 비중이 10%를 조금 상회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아이폰 구입을 위해 통신사를 옮기는 수요가 있다 해도 100만대를 쉽게 넘기지는 못할 것이라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이 추측이다.

■통신사 위주의 국내 시장 아이폰 보다 토종폰

물론 SK텔레콤도 아이폰을 출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아이폰만이 뛰어난 스마트폰은 아니다. 통신사 위주의 시장의 특성을 감안하면 국산 스마트폰의 경쟁력을 오히려 높게 볼 수 있다. SK텔레콤이나 KT 같은 통신사가 최대한 수익을 보존하며 시장을 이끌려면 그들의 앱스토어(T스토어, 쇼앱스토어)를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살려야 한다.

자연스럽게 삼성전자의 옴니아 시리즈 같은 스마트폰과 전략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밖에 없다. 더구나 내년 상반기부터는 삼성, LG 등이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을 출시하면서 스마트폰 라인업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상태이다.

삼성전자는 국내 통신사를 위해 T옴니아(SK텔레콤), 쇼옴니아(KT), 오즈옴니아(LG텔레콤)을 비롯해 5종의 옴니아 패밀리를 출시하고 안드로이드폰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LG전자 역시 인사이트와 라일라를 비롯해 내년 상반기 안드로이드폰 출시를 노리고 있다. 팬택 역시 스마트폰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상태이다. 지난 9월 첫 한국형 앱스토어인 'T스토어' 서비스를 시작한 SK텔레콤의 경우, 국내 모바일 생태계를 살리기 위해서 아이폰 출시가 그다지 반갑지는 않다. KT를 통해서도 아이폰 판매가 가능했던 애플이 직접 위치정보사업자 허가를 받으면서까지 한국에 진출했고, 아이폰 판매에 의한 수익 배분에서도 통신사가 낄 자리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아이폰 출시 여부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출시를 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T스토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이폰을 판매하게 될 KT도 예외는 아니다. 초기 스마트폰 시장점유율과 선점효과에 도움이 되는 아이폰과 KT 무선인터넷 사업의 핵심이 될 쇼옴니아폰과 쇼앱스토어는 분명 잠식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KT의 관계자는 아이폰과 쇼옴니아폰은 타깃층에 차이가 있다. 아이폰이 10%의 매니아를 위한 것이라면, 쇼옴니아는 90%의 일반 사용자를 위한 제품이라며, 아이폰이 초기 스마트폰 시장의 기반을 마련하고 쇼옴니아가 이 분위기를 이어 받아 활성화하는 것이 이상적이다라고 말했다.

■아이폰 출시 이후, 국내 모바일 생태계 예측 행사 개최

그렇지만 아이폰 출시 이후의 시장 상황은 예측하기 힘들다. 아이폰의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무시할 수 없고, 글로벌화 되고 있는 통신 시장에서 국지적인 사업전략만을 고집할 수도 없다. 현재 상황으로는 국내 기업들의 선전이 예상되지만 아직까지는 추측일 뿐이다.

오는 24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개최되는 '제 3회 커뮤니케이션 비전 2009' 컨퍼런스에서는 이러한 궁금증의 일부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모바일 생태계를 이끌어 가게 될 SK텔레콤과 KT, 그리고 삼성전자의 중역이 직접 나와 향후 모바일 생태계 전략을 발표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에서 무선사업부 상품기획을 담당하고 있는 김종인 상무가 나와 한국의 스마트폰 시장 현황과 함께 자사의 옴니아폰이 어떻게 출시됐는지 그 배경과 한국 시장에 미치게 될 파급효과를 설명한다. 또한 삼성전자가 올 12월 출시 예정인 리눅스 기반 '리모폰'에 대해서도 개발 동향과 리모(LiMo) 플랫폼의 잠재력을 소개한다.

SK텔레콤에서는 T스토어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이수혁 NI사업본부장(상무)가 나와 T스토어의 콘텐츠 등록 현황과 다운로드 비중을 상세하게 밝히고, 개발자 지원 정책과 협업 방안을 소개한다. 또 대상 단말기 라인업 확대 등 단말 제조사와의 상생전략, 그리고 상생 모델을 통한 T스토어 활성화 전략과 해외 진출 방안에 대해서도 힌트를 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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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12월 초 쇼옴니아폰 출시와 쇼앱스토어 오픈을 앞두고 있는 KT는 이날 쇼옴니아폰 시연을 통해 핵심 애플리케이션을 공개한다. 삼성전자와 함께 개발한 KT만의 사용자환경(UI)을 공개하고, 최초의 와이브로 지원 휴대폰을 통한 무료 데이터 활용방법을 소개한다. 첫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KT의 쇼옴니아폰과 쇼앱스토어의 구체적인 활성화 전략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이외에도 국내 모바일 생태계 상생방안을 점검해 볼 수 있는 다양한 세션이 마련돼 있다. 메가뉴스 지디넷코리아가 개최하는 커뮤니케이션 비전 2009는 http://CVISION.ZDNET.CO.KR에서 등록을 받고 있으며 행사문의는 02- 330-0116 번으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