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4세대(4G) 서비스 준비를 위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국내 시장은 4G 서비스 중 LTE 관련 정책이 표류, 관련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G서비스는 차세대 통신 기술의 결정체로 와이브로(모바일와이맥스)와 LTE가 이에 속한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 중 삼성과 LG 등이 LTE 기술 확보와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 정부의 정책 변화보다 글로벌 통신 시장의 흐름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중 삼성전자는 LTE 단말기 시장 선점에 발 빠른 모습을 보였다. 최근 유럽에서 에릭슨과 화웨이 등의 네트워크 기업과 LTE 단말기 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선점에 나선 것. 에릭슨과 화웨이는 유럽 지역에서 이달 안 LTE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최근 퀄컴과의 무선통신 특허 이용 계약을 맺은 것은 이에 대한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삼성은 퀄컴이 보유한 2G와 3G 기술뿐 아니라 4G 기술 특허를 15년 동안 활용할 수 있어 앞으로 글로벌 무선 통신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보여줄지 기대되고 있다.
또 LG텔레콤은 와이브로와 LTE 서비스를 병행할 수 있도록 한 멀티모드 기지국 구축에 나선다고 밝혀 국내 무선네트워크 시장을 누가 먼저 선점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LG텔레콤이 LG노텔 및 삼성전자와 공동 개발한 멀티모드 기지국은 현재의 2G 및 3G 장비와 향후 4G 장비를 추가로 삽입하면 4G로의 신속한 네트워크 진화가 가능토록 설계됐다.
■국내 무선통신정책 '표류'…글로벌 경쟁력 떨어질라
현재 국내 통신시장에서의 최대 이슈는 LTE 주파수 할당 여부다. 할당여부에 따라 국내에서 LTE 서비스 가능 여부가 판가름 나기 때문.
이에 대해 업계는 우리나라 정부가 무선 통신 주파수를 LTE에 할당하더라도 와이브로와 LTE 서비스는 당분간 공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관련 부처인 방통위에서 와이브로 사업을 버릴 수 없다는 뜻을 밝힌 만큼 LTE 주파수 확보가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한 업계관계자는 정부가 와이브로 사업을 강화한다고 밝힌 만큼 LTE 사업 가능 시기는 불투명한 상태라며 LTE 관련 정책이 나오더라도 와이브로와의 병행 사업을 요구할 수 있어 업계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서 LTE 관련 정책이 빨리 결정되지 않으면 그만큼 글로벌 경쟁력에서 밀릴 수 있다. 글로벌 무선 통신 시장이 LTE로 흘러가고 있는데 자칫 이를 역행할 수 있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와이브로 사업 '주춤', 정부의 결정은?
포스데이타는 와이브로 장비 연구 개발 사업을 사실상 중단했다. 또 노키아지멘스도 와이브로 개발을 포기하는 등 우리나라가 개발한 와이브로의 입지가 많이 흔들리고 있다.
게다가 국내 와이브로 이용자 수 증가도 답보상태에 빠졌다. 업계는 올해 국내 와이브로 이용자 수가 20만 명을 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도권과 경기지역 일부만 이용할 수 있다는 한계성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와이브로 사업에 대해 '성공 가능성이 낮다'라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분위기는 국내 이동통신 사업자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SKT는 시범운영을 진행 중인 와이브로 펨토셀 상용화에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 당초 SKT가 계획한 펨토셀 상용화 시점은 이미 지나갔으며 글로벌 와이브로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 와이브로 펨토셀 상용화 결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SKT의 한 관계자는 현재 기반기술을 확보한 상태에서 시험단계에 있다. 구현 환경이 구축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상용화시기는 지금 알 수 없다고 전했다.
현재 와이브로와 LTE 등 4G서비스에 대한 모든 결정권은 관련 부처인 방통위가 쥐고 있다. 와이브로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팽배해 지고 있는 가운데 방통위가 어떤 특단의 결정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로벌 시장은 이미 LTE로 가닥…KT-SK는 '고민?'
미 씨넷뉴스 등 주요 외신은 최근 AT&T와 버라이즌, 노키아, 삼성전자, 보다폰, 에릭슨 등의 글로벌 기업이 새로운 LTE 공동 규격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 글로벌 통신사는 '원 보이스(One Voice) 이니시어티브'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프로젝트는 LTE 음성서비스의 글로벌 상호운용성을 보장하고 LTE를 통해 광대역 액세스 및 텔레포니 서비스를 제공코자 진행한 것으로 글로벌 통신사 간의 이해관계를 두텁게 하기 위한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특히 유럽이 4G 이동통신 표준으로 LTE를 선택했다. 지난 8월 유럽위원회가 4G 휴대폰 규격인 'LTE어드밴스드' 연구개발에 1천800만유로(약 2천500만 달러)를 투자할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LTE어드밴스드는 기존 LTE를 확장한 것으로 최대 1Gbps의 전송 속도를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기술이다. 유럽위원회는 내년 1월부터 LTE어드밴스드의 연구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다.
현재 유럽 시장에서는 핀란드, 독일, 노르웨이, 스페인, 스웨덴, 영국 등지에서 LTE 시범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LTE 상용화 서비스는 내년 초 스웨덴과 노르웨이를 시작으로 미국, 일본 등지에서 시작될 예정이다.
글로벌 통신 시장이 LTE에 주목하는 이유는 와이브로 보다 빠른 속도로 많은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기 때문. 또 LTE 네트워크 장비 구축비용이 와이브로에 비해 저렴하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이러한 분위기에서 가장 고민이 많은 기업은 KT와 SKT다. 방통위가 와이브로 사업과 관련해 확고한 뜻을 내비쳤기 때문.
방통위는 오는 2011년까지는 국내 와이브로 서비스에 필요한 망 구축을 완료하겠다며 와이브로 사업자인 KT와 SKT가 사업자 선정당시 약속한 투자 규모를 지키지 않으면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두 회사는 올해 말까지 와이브로 사업에 2조 원을 투자키로 했지만 현재 80% 수준인 1조2000억 원만 투자했다고 알려져 있다. 두 회사는 다음 달까지 '2010~2011년 수정 투자계획서'를 방통위에 제출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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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한 통신 기업 관계자는 와이브로와 LTE는 모두 장단점이 있는 서비스라며 우리 정부는 국내 기술로 개발된 와이브로의 경쟁력을 키워 글로벌 무선 통신 시장의 20% 점유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우려되는 부분은 글로벌 통신 시장에서의 와이브로 경쟁력이다. 글로벌 통신 시장이 LTE에 집중하는 만큼 와이브로의 경쟁력은 시간이 지날 수 록 낮아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