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오는 2020년 매출 40조원의 글로벌 ICT 기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SK텔레콤의 총매출은 12조원 수준. 아무리 국내 1위 이동통신 사업자라고는 하지만 10년 새 40조원은 다소 무리한 수치로 보인다. 그러나 SK텔레콤은 이종산업 간의 연계와 해외진출을 통해 20조원의 추가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29일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통신시장의 성장정체를 돌파하기 위한 SK텔레콤의 새로운 대안은 IPE(산업 생상성 증대) 전략이며, 이를 통해 2020년 IPE 매출목표 20조원을 달성하겠다라고 말했다.
IPE 전략은 금융, 유통, 제조, 의료 등 타산업의 비즈니스 영역에 SK텔레콤이 파트너로 합류하는 것으로, 기존의 이동통신(MNO) 사업자로 시장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타산업의 업무 프로세스에 통신 기반 기술을 제공하는 방식의 '융합(컨버전스)'을 추구한다는 개념이다.
정 사장은 그동안 통신사의 컨버전스가 성공하지 못했던 이유는 다른 산업의 사업자들이 자사의 고객을 통신사에게 빼앗긴다고 생각하는 두려움이 장벽을 만들었기 때문이라며 SK텔레콤은 전략을 180도로 바꿔 센싱 및 네트워크 기술을 활용해 그들의 생산성을 높여주는 방향으로의 컨버전스로 눈을 돌렸다고 설명했다.
즉, SK텔레콤이 보유한 RFID나 4G, 와이파이, 지그비 등 기술을 활용해 산업전반의 신경계 역할을 함으로써 타 산업의 혈액순환을 개선해 파트너의 생산성 증대를 이루겠다는 것이다. 최근 SK텔레콤의 텔레매틱스 사업 진출이 한 예가 될 수 있고, 지난 8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된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서의 존 체임버스 시스코 회장과의 미팅 역시 이러한 전략을 완성시켜가는 과정이라고 회사측은 전했다.
특히 향후 10년간 IPE 부문 20조원의 매출 목표에 대해서 정 사장은 현재 내부적인 로드맵과 매출 계획을 감안해서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잔 1년 이내에 1조원 매출이 가능하다. 또한 5년 계획으로 5조원을 달성할 수 있는 그림을 그려놓은 상태이다라며 향후 5년간의 증가율로 판단했을 때 20조원 매출이 가능하다고 내다 보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다양한 국내외 업체들과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이라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못한다고 전제했지만, IPE 전략을 통해 해외 이통사(MNO)들과의 협력과 이들에게 솔루션을 제공하는 벤처기업을 인수하는 등 자체적으로는 상당히 구체화된 전략을 마련해 놓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SK텔레콤은 기존 음성 및 데이터 통신 시장인 B2C 분야에서도 꾸준한 성장 기조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이동통신 시장의 50.5%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면서 무선데이터 매출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경우 10년 후 20조원 매출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현재 B2C 부문의 매출 성장세를 고려했을 때 10년 후에는 20조원 대의 매출이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통신시장 정체 현상을 고려했을 때, B2C 부문의 이 같은 성장은 SK브로드밴드 등 유선 부문의 매출을 함께 고려해야 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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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SK텔레콤은 내년부터 본격적인 IPE 사업에 착수할 예정이며 이를 위해 이종산업간 규제 완화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법에서는 타산업의 고객 접근성 제약이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 사장은 이기종 산업 간 융합 활성화를 위해 제도적 장벽을 허무는 것이 필요하다며 지금 SK텔레콤이 IPE 사업을 개척하겠다고 밝힌 것은 회사 전략의 근간을 변화시킨 의미있는 발표이다. 지난 6개월 동안 테스트를 해 본 결과 자신감이 생겼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