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전화 천적은 'SK텔레콤'

저가격 고효율 FMS 선보이고 급발진

일반입력 :2009/10/21 15:03    수정: 2009/10/21 15:14

김효정 기자

유선전화의 천적은 SK텔레콤인가. SK텔레콤이 자사의 이동전화 서비스를 통해 집에서도 인터넷전화 요금으로 통화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 때문에 집전화는 물론 인터넷전화 시장도 긴장하고 있다.

이동전화가 집전화 시장을 잠식하기 시작한 것은 이미 수년이 지났다.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도 집전화(PSTN)를 옆에 두고 휴대폰으로 통화를 주고 받는다. 압도적인 시장점유율로 집전화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KT 역시 유선전화의 미래를 밝게 보고 있지 않다. 노태석 KT 홈고객부문 사장조차 하루 평균 수천명씩 빠져나가고 있는 집전화 시장을 두고 '모래시계'라고 표현했을 정도이다.

이러한 와중에 최근 저렴한 요금을 무기로 인터넷전화가 집전화 시장을 공략하고 나섰다. 인터넷전화는 번호이동절차 간소화 이슈로 점차 활성화 궤도에 오르고 있었지만 SK텔레콤이 찬물을 끼얹었다.

21일 SK텔레콤이 출시한 유무선 대체상품인 FMS 서비스 'T존' 때문이다. FMS 서비스는 고객이 설정한 할인지역 내에서 이동전화를 할 경우, 인터넷전화 기본료 수준의 월정액과 통화료가 적용되는 유무선 통합서비스이다.

이미 음성통화 이용자들의 통화 행태가 이동전화로 바뀌고 있는 데다, 저렴한 요금으로 승부수를 띄웠던 인터넷전화의 요금을 이동전화에 적용함으로써 경쟁 서비스 업체들이 긴장 할 수 밖에 없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시장점유율 50.5%의 SK텔레콤이 파격적인 서비스를 내놓았다. 실제 할인율이 어느 정도가 될 지 모르지만, 결과적으로 SK텔레콤의 시장지배력을 한층 높여 줄 수 있는 서비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무선기반으로 유선전화 서비스 넘봐

SK텔레콤의 FMS 서비스는 또한 KT, LG텔레콤 등 '유무선 통신' 경쟁사들에게도 위협을 가하고 있다. KT와 LG텔레콤 출시한(혹은 출시예정인) 유무선 컨버전스(FMC) 서비스는 유선전화(인터넷전화) 기반에서 무선전화 서비스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FMS는 무선전화 기반으로 유선전화 서비스를 대체하는 양상으로 역시 유선전화 부문을 압박하고 있다.

특히 통신3사 중 유일하게 유선 계열사인 SK브로드밴드와 합병을 발표하지 않은 SK텔레콤이 무선사업 부문의 강점을 살린 FMS를 내놓은 것도 비교가 된다. SK브로드밴드 측도 자사의 유선 부문의 감소가 예상되지만 FMS로 인한 SK텔레콤 가입자 증가가 곧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확대로 연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순건 SK텔레콤 마케팅본부장은 FMS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SK브로드밴드를 고려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SK의 유선전화 점유율은 9%로 미약하다며 유선사업이 FMS 출시에 따른 영향을 받겠지만 IPTV와 기업시장 부문에서 극복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세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의 FMS가 유선전화 시장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FMS 서비스 반경은 최소 50m에서 최대 500m. 일반적으로 도심지역에서는 50m 내외를 서비스 반경이 된다. 게다가 서비스 출시 이후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T존 설정 지역을 현재 1곳에서 그 이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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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터넷전화 업계 관계자는 무선 태생의 휴대폰 서비스에 분명 한계가 있고 인터넷전화의 다양한 기능을 감안해야 하지만, SK텔레콤의 FMS를 대대적인 마케팅할 경우 인터넷전화 시장도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9월말 기준으로 국내 인터넷전화 가입자는 약 540만명. SK텔레콤은 11월 1일 FMS 출시 이후 내년말까지 약 250만명의 FMS 가입자를 예상하고 있다. 이순건 본부장은 이제 유선전화 통화를 이동전화가 대체하는 FMS 서비스 출시로 이동통신이 집전화와 인터넷전화를 빠르게 대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