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보조금 전쟁 끝...이제는 요금 전쟁

일반입력 :2009/10/21 13:53

김효정 기자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본격적인 요금 전쟁에 돌입했다. 얼마 전까지 이통3사가 가입자를 뺏기 위한 주된 경쟁수단이었던 보조금이 서비스 요금인하로 전이되고 있다.

SK텔레콤, KT, LG텔레콤의 마케팅 경쟁 양상이 확 바뀌고 있다. 지난 3분기 중반까지만해도 서로의 가입자를 뺏어오기 위해 수조원씩 쏟아 부었던 보조금 경쟁이 점차 자취를 감추고, 이제는 3사의 요금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우선 이통3사는 지난 3분기를 기점으로 예년 실적을 회복하고 있다. 2분기까지 사상 최대의 마케팅 비용을 지출했었지만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이석채 KT 회장, 정만원 SK텔레콤 사장, 정일재 LG텔레콤 사장 등을 만나 출혈 경쟁 자제를 권고하는 등 업계의 노력으로 요동치던 경쟁 양상이 차츰 사그러 들었다.

실제 SK텔레콤은 3분기 마케팅 비용이 직전분기 보다 20% 이상 감소했고 LG텔레콤 역시 14% 이상 감소했다. KT는 마케팅 비용 감소폭이 다소 부진했지만 합병 이후 초고속인터넷과 인터넷전화 가입자 유치비용이 주된 원인으로 이동통신 부문의 마케팅 비용은 역시 감소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이동통신 번호이동은 29만4천여건으로 지난 2005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통3사 '요금 경쟁'으로 2차전 준비 완료

그렇다고 3사의 경쟁이 끝난 것은 아니다. 수년간 영업이익에 악영향을 끼쳐왔던 출혈마케팅이 어렵사리 중단된 만큼, 시장 안정화와 함께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간 후 2차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통3사의 2차전 핵심이슈는 바로 요금인하다. 이러한 경향은 최근 통신사들이 발표하는 유무선 컨버전스(FMC) 서비스에서 잘 나타난다.

가장 먼저 화약에 불을 당긴 곳은 KT. KT는 지난 14일 하나의 휴대단말기로 밖에서는 이동통신을, 집에서는 인터넷전화로 사용할 수 있는 '홈FMC' 서비스를 출시했다. 그리고 홈FMC 서비스의 장점으로 저렴한 통화료를 내세웠다.

기존 휴대폰에서 집전화로 걸 경우(ML요금) 3분당 324원이던 요금이 인터넷전화 요금체계가 적용돼 3분당 39원으로 무려 88%가 절감된다. 이동전화간 통화(MM)도 10초당 18원이던 것이 13원으로 28% 가량 절감효과가 있다. KT측은 홈FMC 가입시 일인당 월5천500원의 절감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에 SK텔레콤도 비장의 무기를 꺼내 들었다. 지난해 말부터 준비해 왔다는 이동통신 기지국 방식의 유무선 대체상품 FMS(Fixed Mobile Substitution) 서비스를 다음달 1일부터 제공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FMS는 인터넷망을 사용하는 FMC와 달리, 이동통신망을 활용하는 서비스로 인터넷망을 깔 필요가 없고 별도의 단말기를 구입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상대적으로 무선데이터 활용에 제한을 받는다.

SK텔레콤 역시 KT와 마찬가지로 FMS에 인터넷전화 요금을 적용했다. 월정액 2천원을 내면 ML요금은 3분당 39원, MM요금은 10초당 13원으로 KT와 동일하다. SK텔레콤은 데이터 이용량이 적은 음성통화 이용자에게 더 적합한 서비스라며 일인당 월8천610원의 통화료 절감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SK텔레콤은 FMS외에 데이터 서비스 수요가 있는 기업 및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와이파이 모듈이 탑재된 단말 출시 계획도 갖고 있고, FMC 서비스 또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1월 1일 통합법인이 출범하는 LG텔레콤도 요금 경쟁에 뛰어들었다. LG 통신3사 합병을 전제로 FMC 출시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으며 내년초 출범과 함께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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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텔레콤의 FMC는 KT와 같은 인터넷망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현재 인터넷전화 1위 사업자인 LG데이콤의 인터넷전화 설비와 190만여명의 가입자를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 요금의 경우 3사중 가장 저렴하게 설계했다. ML요금은 3분당 38원이며, LL요금은 10초당 11.7원의 요금체계를 적용했다.

SK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현재 이통사들의 추세를 볼 때 본격적인 요금 경쟁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할 수 있다"며 "과거 무리한 마케팅 경쟁을 탈피해 서비스와 요금 중심의 무한경쟁 시대가 열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