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무선랜(와이파이) 지역에서 휴대폰 음성통화가 가능한 홈FMC로 이동통신 시장에 승부수를 띄웠다. 하나의 단말기에서 이동통신과 와이파이, 와이브로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쿡앤쇼' 상품을 출시하면서 향후 컨버전스 시대를 선도하겠다고 선언한 것.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지만 이석채 KT 회장은 '미래 데이터 통신 시대'를 대비한 핵심역량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KT는 14일 유무선 컨버전스(FMC) 사업을 본격화 하겠다며, 오는 20일부터 전용 단말기 3종과 함께 홈FMC 서비스인 '쿡앤쇼'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홈FMC 서비스는 휴대단말기 하나만 가지고도 집에서는 와이파이를 통한 인터넷전화로, 밖에서는 기존의 이동통신(HSDPA)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또한 11월에 출시되는 KT전용 스마트폰을 통해서는 와이브로까지 지원해 주는 세계 최초의 FMC 서비스이다.
이석채 회장은 와이브로와 HSDPA를 결합할 때 전혀 새로운 무선통신 시대를 열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쉬운 과정은 아니었지만 장시간 토의한 결과 컨버전스에 대한 합의를 봤고 단말기 개발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KT가 홈FMC 서비스 출시에 앞서 중점을 두었던 부분 중 하나는 단말기. 이 서비스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스마트폰이 있어야 한다는 판단에 삼성전자와 차세대 전략폰 출시에 박차를 가했다. 이 폰은 3G와 와이브로, 와이파이가 연결돼야 한다는 명제로 개발을 시작했고, 그 결과 내달 '쇼 옴니아'라는 이름으로 출시될 프리즘폰(SPH-M8400)은 세계최초의 3W(WCDMA, Wibro, WIFi)폰이 개발됐다.
또한 기존 휴대폰에 와이파이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폰은 물론, 일반 휴대폰에도 이를 적용해 홈FMC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에 소개된 KTT-F110이 와이파이 기능이 탑재된 첫번째 저가형 일반 휴대폰이며, 중저가 스마트폰인 삼성전자 SPH-M7200도 신규 라인업체 포함돼 있다.
우선 KT 쿡앤쇼에 가입한 이용자들은 와이파이를 통한 저렴한 인터넷전화 이용이 가능하다. 가입시 KT가 무상으로 제공하는 쿡AP를 설치해 집에서는 070 인터넷전화처럼 음성통화가 가능하다. 음성통화의 경우 월 170분을 통화한다고 가정했을 때, 전체 통화량의 50%를 인터넷전화로 쓸 경우 약 35%의 요금 절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무선데이터 사용에 있어서도 와이파이를 무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기존 요금 대비 88% 인하된 수준의 요금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홈FMC 서비스 성공?...변수 많아
그러나 이번 서비스 방식이 획기적인 만큼 여러 가지 변수가 존재한다는 것이 문제가 된다. 단말기 라인업의 한계와 실질적인 요금인하 효과, 그리고 KT의 수익성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우선 단말기 라인업 문제를 들 수 있다. 현재 홈FMC 전용 단말기는 총 3개. 3W가 가능한 고사양 스마트폰(8400)은 물론 중저가 스마트폰(7200)역시 아직 그 수요를 예측할 수 없고, 일반 휴대폰 1종은 국내 소비자를 만족시킬 만한 디자인이나 기능이 부족하다. 게다가 휴대폰 제조사에서도 일반 휴대폰에 와이파이 기능을 탑재한 경우가 전무했기 때문에 향후 라인업 문제로 홈FMC 이용이 저조할 수도 있다.
KT는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초기에는 고급형부터 무료 수준으로 구입이 가능한 저가형 휴대폰까지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KT 내부적으로 와이파이가 적용된 휴대폰을 비중을 어느 정도 수준까지 끌어올릴 지는 미지수.
KT 고위 관계자는 회사의 수익과 단말기 전략을 총체적으로 고려했을 때 전체 라인업에 와이파이 기능을 탑재하기는 힘들다. 우선 시장 상황을 살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에게 가장 매력적인 요금인하 효과에 대해서도 단정하기는 이르다. 휴대폰 사용 패턴이 주로 집이 아닌 외부에서 이루어 지고, KT가 제시한 음성통화 35% 절감효과는 통화량의 절반을 인터넷전화로 이용한다는 전제 하에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경수 KT 전무는 와이파이 통화에 대한 사용지역 제한 문제는 단순하게 집에서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KT가 보유한 무선랜 지역이면 친구집, 회사, 네스팟존 등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다. 또한 향후 와이파이 지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KT의 수익성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 부분은 앞서 언급한 단말기 라인업과 와이파이 제공지역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KT는 와이파이 음성통화 및 무선 데이터 통화료를 대폭 내렸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매출 저하가 올 수 밖에 없다. KT가 와이파이 단말기를 대폭 확대하지 않는 이유도 이에 근거한다. 특히 현재 KT가 보유하고 있지 않은 사설AP(타사의 무선랜망)를 통해서도 통화나 데이터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도 수익성 저하와 직결된다. 설상가상으로 해외의 일부 와이파이 지역에서도 현실적으로 통화가 가능하다.
이석채 회장은 매출 감소폭은 가변적이라 명확하게 답할 수 없다. 그러나 통화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미래 데이터통신 시대가 열리게 되면 경제의 규모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여러 사안을 고려했을 때 단기적으로는 부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사용자나 사업자 모두에게 부합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 KT 아이폰, '스카이프 대체 SW 준비 중'2009.10.14
- 휴대폰 하나로 '이동통신·와이브로·무선랜' 이용2009.10.14
- '무선인터넷·스마트폰' 신동력으로2009.10.14
- KT '유무선 융합' 기반의 요금인하2009.10.14
앞으로 KT는 이번 홈FMC 서비스를 내세워 미래 이통시장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포화된 시장 상황을 볼 때 혁신이 필요하듯 이번 서비스가 KT를 살릴 수 있는 도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석채 회장이 홈FMC 출시 의미를 과거 CDMA나 전국 초고속인터넷 시대 개막과 동일하게 보고 있는 것도 그러한 믿음이 기저에 깔려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상대방을 의식해야 하는 것이 통신업계의 현실이다. 이번 FMC 출시는 새로운 트렌드를 현재의 손해 때문에 외면하는, 그런 기득권을 버리지 못하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판단 하에 KT가 과감하게 도전하는 것이다. 경쟁사도 참조하겠지만 우리의 차별화는 우리 방식대로 가는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