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집전화 등장에 '인터넷전화 고민되네'

일반입력 :2009/09/23 09:55

김효정 기자

조만간 집전화(PSTN) 통화요금이 저렴해 질 것으로 보인다. 시외통화료가 시내전화 수준으로 인하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 인터넷전화 번호이동 절차 간소화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인터넷전화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방송통신위원회와 업계에 따르면 통신비요금 인하 정책의 일환으로 시외전화 요금을 3분에 39원인 시내전화 수준으로 대폭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KT 집전화의 경우 기본료 5천200원을 내고 3년약정을 하면 시내전화 요금으로 시외전화를 걸 수 있게 된다. 기존 시외전화 요금이 3분에 248~261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80% 이상 인하되는 효과를 가져온다.

반면, 기존 인터넷전화의 시외전화 요금은 집전화와 비슷하거나 같은 3분에 38~39원 수준. 집전화의 시외전화 요금이 인하된다면 그동안 저렴한 요금으로 소비자를 유인했던 인터넷전화 업계도 타격이 예상된다.

국내 인터넷전화 가입자수는 지난달 말 기준 500만명을 돌파했다. 특히 이달초부터 번호이동 절차가 간소화되면서 통신사들은 자사의 통신 결합상품과 묶어 가입자 유치에 힘을 쏟고 있는 상황이다.

■KT, 집전화 요금 인하로 '가입자 이탈 방지' 노려

이번 집전화의 시외요금 인하는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에 따른 것만은 아니다. 주 사업자인 KT 역시 집전화 요금 인하를 통해 가입자 이탈을 최대한 막아 볼 수 있다는 판단으로 요금 인하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집전화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KT의 집전화 가입자는 지난 2007년 3분기 2천300만을 정점으로 하락세를 그리며 2009년 2월 현재, 2천180만 가입자 수준으로 떨어졌다. KT는 집전화 가입자 이탈을 막기 위해 '자기잠식 효과'를 무릅쓰면서 인터넷전화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8월 실적발표에서는 2천만 유선전화(인터넷전화 포함) 가입자를 유지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 발표는, KT가 전통적 주수익원인 유선전화 시장을 포기할 수 없지만 사용량이 점점 줄어들어 가입자당매출(ARPU)가 감소하는 '대세'를 받아들인 것으로 분석된다.

KT 관계자 또한 "아직 (집전화 요금 인하를) 검토 중이라 확정적으로 말 할 수 없지만, KT도 가입자 이탈을 막고 일정 수준의 수익기반을 확보해 두기 위해서 집전화 요금 인하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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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일각에서는 집전화 요금 인하가 인터넷전화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결합상품으로 타 서비스와 함께 해야 할인효과가 있고, 이번 집전화 요금 인하도 기본료 5천200원에 3년 약정이 걸려 있어 파급력이 크지 않다는 이야기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도 KT 집전화 기본료 5천200원에 추가로 2천원을 내면 시내 단일요금 통화가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시외전화 요금 인하는 추가요금 2천원을 할인해 주는 대신 의무약정제로 가는 것이다"라며 "이번 집전화 요금 인하 발표가 인터넷전화 시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치겠지만, 여러 조건을 고려했을 때 그 효과가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