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외장형 HDD, 아직은 '미풍'

기존업체 벽 두터워...점유율 한자리

일반입력 :2009/10/28 11:23

류준영, 남혜현 기자

지난해 의욕적으로 외장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사업에 뛰어들었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쉽지 않은 초반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두 회사가 시장에 던진 충격파는 현재로선 돌풍보다는 미풍에 가깝다. 이름값을 감안하면 의외의(?) 성적표다.

국내 외장형 HDD 시장은 아직 씨게이트테크놀러지스, 웨스턴디지털(WD), 새로텍 등 기존 업체들의 강세가 계속되고 있다. 삼성과 LG에 대해서는 아직 위협적인 수준은 아니란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국내 외장형 HDD 1위 업체인 씨게이트테크놀러지스는 외장형 HDD 시장에 삼성과 LG전자 등 대기업들의 잇단 참여는 소비자들의 인식을 제고한다는 차원에서 환영할만한 일이라면서도 파괴력에 대해서는 갸우뚱하는 모습을 보였다.

새로텍 서흥원 부장도 삼성과 같은 대기업이 외장형 HDD 시장 전체를 차지하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간에 따라잡기는 역부족이란 얘기였다.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가 국내 브랜드 외장형 HDD 시장점유율’에 따르면 씨게이트가 지난달까지 20.52% 점유율로 1위를 달렸다. 삼성과 LG전자 등 나머지 8개 업체가 한자릿수 점유율로 시장을 나눠가졌다.

다나와 최현준 주임은 “외장형 HDD의 기술력은 거의 평준화 돼 있으므로 결국 1~3만 원대 가격차가 제품구매에 큰 영향을 끼친다”라며 “삼성과 LG전자 제품 가격대는 다른 브랜드 제품보다 비교적 높게 책정돼 있으므로 가격경쟁력 강화가 우선된 과제”라고 말했다.

삼성측 입장은 다르다. 삼성전자 HDD 사업부 김지희 대리는내부 집계 자료를 근거로 “국내 브랜드 외장형 HDD 시장 규모는 약 47만대에 이르며, 삼성 점유율은 이달 현재 약 40%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동종 업계는 납득하기 힘들다는 표정. 아직 삼성이 메이저는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LG전자는 시장점유율은 공개하지 않았다. 시장조사기관인 GFK 자료가 있기는 하나 신뢰할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만 언급했다.

이변이 없는한 국내 외장형 HDD 시장은 업체간 신제품 출시 러시속에서도 당분간 지금 판세가 크게 흔들리지는 않을 전망이다. 삼성과 LG외에 제품 세대교체를 위한 기존 업체들의 움직임이 발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WD는 ‘WD TV 라이브’를 내달 3일 국내시장에 내놓는다. WD코리아 마케팅팀 김영언 과장은 “고품질 HD영상을 지원한 컴포넌트를 비롯해 무선 네트워크 및 HDMI 단자 등을 지원, 플레이어 없이 곧바로 외장형 HDD와 연결해 TV로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씨게이트테크놀러지스는 ‘프리에이전트 시어터 플러스’를 출시한다. 이는 올해 4월 출시된 바 있는 1.0 버전의 후속작이다.

컴포넌트 비디오 출력단자 대신에 HDMI 단자를 채용했으며, 1080P 해상도의 HDTV 화면과 무선랜 입력단자, 갖가지 영상포맷의 호환성을 강화했다. 500GB ‘프리에이전트 고’ 제품을 장착할 수 있도록 연결 슬롯을 지원하며, 관련 제품시리즈면 용량의 구분 없이 사용할 수 있다.

LG전자는 풀HD 영상과 HDMI 1.3 단자를 지원하며, H. 264 및 WMV, AC3 등 코덱의 호환성을 향상시킨 멀티미디어 외장형 HDD ‘아트 시네마 XF-2’ 2종(320GB, 500GB)를 만들었으나 구체적인 출시일은 결정되지 않았다. 또 삼성전자는 내년께 관련 제품군을 선보일 계획이다.

네트워크 부착 저장장치인 넷하드 시장도 기존 업체들이 선수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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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텍은 `위즈플랫 NAS 20'으로, WD는 NAS 기능을 갖춘 `쉐어스페이스'를, 버팔로는 `링크스테이션 라이브 HDD'를 선출시했다. LG전자도 넷하드 부문에선 'NC-1'을 통해 시장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 삼성전자는 넷하드 제품군을 내놓지 못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공격적인 신규라인업의 편성은 내수시장뿐만 아니라 50개국에 수출시장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므로 국가별로 제품도입 시간차를 감안, 내년 상반기께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