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첨단반도체기술 또 '중국으로'

IBM, CSMC에 판매...파문 확산

일반입력 :2009/10/20 18:22    수정: 2009/10/20 20:15

이재구 기자

IBM이 무슨 생각으로 첨단기술을 또 중국에 넘겼나?

부시정부 초기만 해도 첨단기술의 대중국 유출에 관한 한 극도의 우려와 경계심을 드러냈던 미국이지만 이제는 대표적 IT기업 IBM이 거리낌없이 핵심통신반도체 기술같은 핵심기술을 중국에 판매하고 있다.

EE타임스는 19일(현지시간) IT공룡 IBM이 ‘다가올 결과는 생각도 않고’ 중국의 파운드리회사 CSMC와 핵심 통신반도체기술 라이선스판매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보도는 이 첨단반도체 기술이전이 이뤄진 배경과 관련, ▲IBM의 반도체지재권 판매사업 확대 ▲중국파운드리 기술력의 급상승 등을 꼽고 있다.

하지만 EE타임스는 “IBM이 기술이전이 불러올 결과를 생각지도 않고 기술을 넘기는데 대해 업계는 놀라워하고 있다”며 잇단 첨단기술이전에 대한 IT업계의 우려감을 전했다.

■민감한 첨단 통신 반도체기술을 중국으로

보도에 따르면 IBM은 중국 우시에 소재한 파운드리 회사인 CSMC와 0.18마이크론의 무선주파수(RF) CMOS반도체기술을 라이선스방식으로 판매키로 계약을 체결했다.

엘리스 등 마오송 CSMC사장은 “IBM이 제공한 라이선스기술은 휴대폰?무선라우터 및 다른 고용량 애플리케이션용 송수신용 RF기기에 활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IBM과 중국업체와의 핵심반도체기술 계약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보도에 따르면 IBM은 이미 지난 2007년 중국의 파운드리반도체 제조회사인 SMIC에 45나노미터 벌크 상보형산화물반도체(CMOS)기술을 라이선스 제공형태로 처음 판매한 바 있다.

CSMC와의 계약조건에 따르면 IBM은 특허크로스라이선싱은 물론 다양한 0.18마이크론 RF기술특성,공정요소기술 등을 중국남부 우시에 소재한 CSMC에 넘겨주게 된다.

이 라이선스는 올초 생산을 시작해 연말까지 월 6만장 규모의 200mm웨이퍼를 생산할 우시의 CSMC 웨이퍼 팹 공장에서 사용된다.

엘리스 등 CSMC사장은 “앞선 고성능 RF향상 플랫폼의 라이선싱은 우리의 기존 파워아날로그공정기술을 보완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라이선스기술은 CSMC가 중국과 해외 무선통신용 IC파운드리시장에서 주요 사업자 지위을 유지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이전 배경과 시장에 미칠 영향은

그럼에도 여전히 의문은 남는다. 과연 IBM이 기술이전이 초래할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고서 기술을 넘겨주었는가 하는 점이다.

EE타임스는 IBM의 이번 첨단반도체 기술이전과 관련해 ▲IBM의 지재권 판매사업 대상 확대 ▲SMIC기술력의 급상승 등의 요인을 끄집어 냈다.

무엇보다도 IBM이 지재권(IP)판매사업 확대를 위해 대상을 가리지 않고 있다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보도는 사실 그동안 IBM의 주요 IP고객은 반도체에 있었다고 전했다.

예를 들면 IBM은 그동안 자사가 관계된 이른바 ‘프로세스기술연합’에 핵심기술을 제공해 왔다는 것이다. IBM의 팹 클럽에는 글로벌파운드리,인피니온,NEC,삼성,ST,도시바 등이 가입돼 있다.

두 번째 요인으로는 이미 중국 SMIC의 기술력이 2년전인 2007년에 IBM의 45나노벌크 CMOS기술에 거의 근접했다는 점이 꼽힌다. SMIC는 IBM의 공식 팹클럽 멤버가 아니다. 이미 SMIC가 자체적으로 45나노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추정됐다.

어쨌든 IBM 덕분에 이 중국 파운드리 회사는 내년에 45나노미터 공정기술을 확보하면서 경쟁사들을 위협하게 됐다. 차터드,TSMC가 45나노미터를, UMC가 40나노미터 웨이퍼를 이제막 출시했기 때문이다.

45나노미터,40나노미터 시장은 이제 막 꽃피기 시작한 시장이다. SMIC는 기술에서 뒤져 있지만 결국 경쟁자들을 따라잡거나 그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SMIC는 IBM의 기술을 받아 새로 시장에 참여한 CSMC에 대해 점유율 확보차원에서 가격인하 폭탄을 사용할지도 모른다. 반대로 경쟁사들이 SMIC를 묶어두기 위해 가격전쟁을 시작할지도 모른다는 추측도 가능해졌다.

아마 어떤 회사도 수백만달러의 연구개발(R&D)비용을 쏟아부은 45나노미터나 40나노미터 공정에서 돈을 못벌지도 모른다.

IBM와 CSMC간의 이번 계약은 시장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간 기술력에서 뒤졌던 CSMC가 이번 계약으로 아날로그 파운드리업 내에서 목소리를 높이면서 기술 경쟁을 가속화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CSMC는 어떤 회사?

1997년 설립된 CSMC는 순수한 아날로그 파운드리 전문업체로 지난해까지 3미크론에서 35나노미터까지의 기술을 제공한다. 지난해 차이나리소스홀딩스컴퍼니의 자회사가 됐다.

CSMC는 2개의 팹과 제휴설비를 갖고 있다.

팹1은 6400m²의 클린룸과 월 6인치웨이퍼 6만장의 생산능력을 갖고 있다. 팹2는 초기 생산에 들어갔으며 내년초 첫단계의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팹2는 1만8천322m²의 클린룸과 함께 내년상반기까지 첫단계 생산목표를 월 3만장의 8인치 웨이퍼 생산에 두고 있다.

2단계로는 2012년까지 0.11마이크론 공정에서 월 6만장의 8인치웨이퍼를 생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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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CR반도체웨이퍼앤칩스(CRWC)가 CSMC에 가세해 팹5로 흡수됐다. 팹5는 60나노 아날로그 디지털회로팹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팹5는 현재 월 3만장의 6인치 웨이퍼 생산능력과 함께 3만m²규모의 클린룸을 가지고 있다. 2단계 증설공정이 끝나면 클린룸과 생산능력도 배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