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안드로이드폰이 시장에 등장한 지 2년 만에 가시화된 안드로이폰의 대공세가 미국을 진원지로 삼아세계 휴대폰시장을 뒤흔들기 시작했다.
지난 수개월 간 구글의 모바일 운용체계(OS)를 사용하는 9개의 휴대폰이 출시된데 이어 이번 주 초까지는 세계 휴대폰시장 2위삼성전자의 모먼트, 3위 모토로라의 클릭 등을 비롯한 세계적 안드로이드폰이 줄줄이 미국시장에 소개된다.
여기엔 T모바일만이 유일한 안드로이드폰 서비스사업자였던 미국통신시장의 변화가 크게 작용했다. 이번주부터 1위 버라이즌과 3위 스프린트넥스텔이 대열에 합류한다. 심지어 아이폰독점제휴업체인 2위 AT&T까지도 안드로이드폰 서비스를 검토하고 있을 정도가 됐다.
전세계 제조업체와 SW 개발업체에는 안드로이드폰과 애플리케이션으로 차고 넘치고 있다. 이 가운데 몇몇은 출시일정이 확정됐고 어떤 것은 개발소문이 무성하다.
지난 주 열린 CTIA2009에서 2종의 신형 안드로이드폰을 소개한 삼성의 킴 티투스 대변인은 “일반고객과 기업 양측에 모두 인기를 얻는 강력한 크로스오버기기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구글, 발표 2년 만의 축포
안드로이드는 2번째 생일을 맞는 시점에서 더 많은 안드로이드디바이스 발표가 시작되면서 확산성공을 자축할 정도가 됐다.
안드로이드는 등장 후 거의 1년간 지지부진으로 일관했지만 올들어, 특히 이달들어 본격 확산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모토로라,HTC가 다양한 안드로이드기기를 줄줄이 발표했다. 지난 주 산제이 자 모토로라 공동 최고경영책임자(CEO)는 “안드로이드OS를 이용한 수십개의 휴대폰을 내놓을 것“이라며 확산의 봇물을 예고했다.
전통적으로 심비안 OS를 고수해 왔던 소니에릭슨,노키아 같은 업체조차도 안드로이드기기를 만들고 있다는 소문이 돌 정도다.
이 OS의 흡인력은 전통적으로 휴대폰에 눈길을 주지않았던 레노버,델,그리고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까지 끌어들였을 정도로 대단하다.
이것으로 구글 확산의 구도는 확산한 그림을 그려가고 있는 듯 보인다.
물론 처음부터 확산의 희망이 보인 것은 아니었다.
구글이 지난 2007년 11월 5일 OHA(Open Handset Alliance)를 구성하고 안드로이드 개방형개발자 OS도 처음 소개했지만 확산이 더뎠다.T모바일이 HTC사의 G1모델을 통해 최초의 안드로이드폰을 소개할 때까지 1년이 걸린 데서 이를 잘 읽을 수 있다.
산업계 관측통들이 기대했던 2009년 2월 GSMA월드콩그레스 바르셀로나행사, CTIA2009봄 라스베이거스 행사에서 안드로이드폰 등장은 불발에 그쳤다.
물꼬는 지난 6월부터 터지기 시작했다. T모바일과 HTC가 두 번째 안드로이드폰인 마이터치를 미국시장에 소개했다. 이 기기는 G1보다 더 세련됐고 주력 휴대폰소비자들에게 더욱 친근한 디자인으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 미통신산업자들 가세-안드로이드 확산의 청신호
미국의 무선통신사업자들이 잇따라 안드로이드 대열에 합류한 것은 안드로이드폰 확산의 청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지금까지 미국통신사업자 4위인 T모바일에서만 구글안드로이드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 모토로라와 삼성의 볼드II가 출시되면 T모바일은 자사의 망에서 4개의 다른 안드로이드 기종을 운용하게 된다.
이번 주에는 1,3위 이통사업자의 잇따른 안드로이드폰 개통이 예고돼 있다.
1위 사업자 버라이즌은 이번 주에 2개의 새로운 구글 안드로이드폰을 소개할 예정이며 모토로라 기기가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역시 이번 주에 3위 사업자 스프린트넥스텔도 자사 최초로 대만 HTC의 안드로이드폰 히어로를 개통한다. 11월 1일에는 삼성의 안드로이드폰 모먼트로 기종을 확대한다.
여기에는 심지어 아이폰 독점 제공업체인 AT&T조차 가세할 것이란 전망이 나올 전망이다. 지난 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AT&T가 곧발표될 델의 구글안드로이드폰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 안드로이드는 아이폰·블랙베리 ‘대항마’
기기제조업체들은 안드로이드폰을 스마트폰시장에서 애플의 아이폰과 리서치인모션(RIM)의 블랙베리에 대적할 최대의 무기로 보고 있다.
애플과 RIM은 그들이 내놓는 스마트폰용으로 독자적 운용체계(OS)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항하기에는 안드로이드가 최적이라는 것.
물론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모바일플랫폼도 구글 안드로이드의 OS처럼 서로 다른 하드웨어에서 사용할 수 있는 대항마로 생각될 수 있지만 약점이 있다.
그것은 MS가 윈도모바일6.5버전을 지난주 여린 CTIA2009에서 이제막 발표했다는 점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 버전이 거의 그대로 내년까지 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업그레이드 필요성이 증대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게다가 MS가 급속히 성장하는 모바일시장의 추세에 맞추기 위해 바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는 마당에 모토로라같은 업체는 오히려 반대진영인 안드로이드로 가고 있다.
■ 디자인 차별화가 안드로이드폰의 과제?
안드로이드가 삼성전자나 모토로라 같은 회사에게 개방성을 바탕으로 아이폰과 경쟁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준 반면 약점도 지적되고 있다. 그것은 이들 업체간 제품 차별화를 어렵게 하리란 전망이다.
실제로 지금까지 개발된 안드로이드폰들은 거의가 매우 비슷해 보인다. 이들기기는 모두가 휴대폰의 다양한 얼굴을 보여주는 터치스크린 성능을 과시하고 있다. 모토로라의 크릭과 삼성전자의 모먼트같은 단말기는 실제 키와 같은 느낌을 좋아하는 고객들을 위한 슬라이드방식의 쿼티(QWERT)키패드를 갖고 있다.
삼성전자의 티투스는 하드웨어에서의 민감한 차이를 강조한다. 예를 들면 삼성의 모먼트는 밝은 OLED스크린을 사용해 더욱 정확한 이미지,생동감넘치는 색채,에너지효율성 등으로 차별화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게다가 모먼트는 더빠른 프로세서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그도 “모든 안드로이드폰이 터치스크린을 사용하기 때문에 서로 비슷해 보인다”며 하드웨어의 유사성에 대해 인정한다.
■실질적 차별화는 커스터마이제이션
안드로이드가 완전히 개방돼 있기 때문에 진정한 커스터마이제이션 차별화 승부는 SW차별화를 통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스프린트네트워크에서 소개될 삼성전자의 모먼트는 사전에 애플리케이션이 설치돼 있고 스프린트망 특성에 잘 적용되도록 설계됐다.
여기에는 스프린트의 내비게이션서비스와 고객들의 관심사인 내셔널풋볼리그(NFL),나스카 자동차경주를 볼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포함돼 있다. 스프린트는 두 대회와 각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
모토로라는 또한 클릭폰을 통해 유저인터페이스 커스터마이징을 하고 있으며 소셜네트워킹(SNS)사용자 기능을 최적화한 모토블러폰도 소개했다.
지금까지 개발자들은 1만개 이상의 안드로이드 기기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놓고 있다.
이러한 애플리케이션은 구글안드로이드 시장을 통해 접근할 수 있다. 페이스북같은 거대개발자도 이미 안드로이드전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놓았다.
모토로라는 자사의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신제품 클릭은 물론 반즈앤노블의 e리더,마이스페이스,퀵오피스 등에 적용할 수 있는 어큐웨더(Accuweather)를 포함한 일련의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내놓았다고 말했다.
■ 안드로이드, 수많은 HW에서 통할까?
기기제조업체와 통신사업자들이 개발하기 쉬운 개방형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커스터마이징하려는 유혹을 받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반면 개발 애플리케이션을 다양한 기기를 통해 내려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같은 시도는 너무 위험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새로운 기기가 많은 다른 통신사업자들의 망에서 작동함에 따라 과연 잘 작동될까 라는 시각에서 보는 것도 흥미롭다.
관련기사
- 스마트폰OS, 구글과 MS의 반격 시작됐다2009.10.11
- 애플‧구글 스마트폰OS 기세몰이2009.10.11
- 아이폰은 들어오는데 구글폰은?2009.10.11
- 노키아, 구글폰 가세-스마트폰시장 고육지책2009.10.11
만일 잘 작동하게 된다면 그들 제조업체와 통신사업자들은 더많은 안드로이드기기개발에 매진할 것이고 이는 2년전 안드로이드 첫 등장시 나타났던 구글의 허풍을 지키게 되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안드로이드는 시장을 분열시키는 또 다른 OS의 하나로 전락하게 될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