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올림픽 개최 탈락, 오바마 '충격'

일반입력 :2009/10/04 13:04    수정: 2009/10/06 11:04

김태정 기자

미국 시카고가 올림픽 개최지 선정 투표에서 가장 먼저 탈락하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비난 세례를 받고 있다. 정치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당초 시카고는 2016년 하계 올림픽 개최 후보지로 가장 유력하게 점쳐졌었다. 여기에 오바마 대통령이 로비에 직접 나서면서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하지만 IOC는 오바마 대통령에 등을 돌렸다. 시카고는 경합을 벌인 4개 도시 중 가장 먼저 탈락하는 반전(?)을 연출했고, 승리는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로 돌아갔다. 전 세계가 숨을 죽이고 지켜 본 지난 3일 덴마크 코펜하겐 총회의장이었다.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은 “시카고는 가장 적은 표를 얻어 2차 투표조차 나가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에 페이스북과 마이스페이스, 유튜브 등에는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비난 글들이 폭주하고 있다. ‘대통령은 생각이 없고 경솔하다’가 비난 여론의 요약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치생명을 건 건강보험 개혁법안 처리를 앞두고 IOC 총회장으로 직접 날아가면서 ‘오버액션’이라는 따가운 눈초리를 받았다. 여기에 실패까지 했으니 정치타격 얘기는 자연스럽게 됐다.

마이스페이스의 한 누리꾼은 “대통령이 시카고 시장의 일을 뺏어 하다가 망신만 당했다”며 “자신의 국제 인기를 너무 믿고 거만했던 결과”라고 꼬집었다.

언론들도 오바마 대통령 공격에 나섰다. 특히, ‘반 오바마’ 성향의 폭스TV는 신(?)이 난 모습.

폭스TV는 “막대한 자본을 투입한 오바마 대통령에게 경악할 패배가 찾아왔다”며 “미국의 탈락은 IOC 역사상 가장 쇼킹한 사건 중 하나”라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오바마 대통령은 코펜하겐으로 날아가면서 무엇을 생각했는가’라는 비판 사설에서 “다음번에는 주사위를 굴릴 가치가 있는지 제대로 판단하고 행동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민주당 지지자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국제모임에서 거물로 보이길 원하지만 현실은 다르다”고 보도했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각국 국가원수들이 총 동원된 올림픽 개최 로비전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정치적 한계를 드러냈다는 섣부른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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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의 최측근인 데이비드 액설로드 백악관 선임고문은 “시카고의 탈락은 명백히 실망스럽다”면서도 “앞으로도 대통령은 미국을 홍보할 수 있는 일에 기꺼이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이 코펜하겐에 머무는 동안 미국 실업률은 9.8%를 기록, 1983년 이후 26년만에 최고치를 또 다시 경신했다는 소식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