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vsCNN “넌 거짓말쟁이”

일반입력 :2009/09/20 17:41    수정: 2009/10/14 17:42

김태정 기자

미국 주요 방송사들이 ‘거짓말 논쟁’을 벌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보도 문제와 관련해 보수성향의 폭스TV와 다른 방송사들이 정면으로 붙었다.

논쟁은 폭스TV가 1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한 주요 일간지에 도발적인 전면광고를 올리면서 시작됐다. 건강보험 개혁에 반대하는 집회를 자신들만 보도했다는 내용이다. 다른 방송사들은 오바마 대통령편(?)이기에 반정부 집회 보도를 제외했다는 뜻.

정확한 문구는 ‘ABC, CBS, NBC, MSNBC, CNN 방송이 어떻게 이 집회 보도를 빠뜨렸을까?’로 친 오바마 성향 방송국들을 한 번에 공격했다.

이에 대해 CNN은 적극적인 반격에 나섰다. 지난 18일과 19일 뉴스프로그램마다 “폭스TV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맹비난과 함께, 집회 취재 영상을 증거로 보였다.

특히 CNN 릭 산 체슨 아나운서는 “폭스TV의 행태는 단 두 마디, ‘거짓말하고 있어!(You lie)’로 요약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거짓말하고 있어’는 지난 9일 오바마 대통령의 상하원합동의회 연설에서 공화당 조 윌슨 하원의원이 지른 고함이다.

CBS와 NBC, MSNBC 등도 폭스TV 공격을 시작했다. 모두 12일 집회 뉴스를 생방송으로 전했음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ABC는 문제의 광고를 게재한 워싱턴포스트도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누리꾼들 간 난타전도 위험 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마이스페이스와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는 오바마 대통령 지지자들과 반대세력들의 사이버 공방전이 극에 달했다. 일각에서는 폭스TV와 워싱턴포스트 반대 운동 조짐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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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0일 폭스TV를 제외하고 ABC, CBS, NBC, CNN, 유니비전 5개 방송사와 연속으로 인터뷰를 가졌다.

폭스TV는 오바마 대통령의 기자회견과 상하원합동회의 연설을 중계하지 않으면서 백악관과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진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