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아마존EC2, 국내서도 확률높은 승부수"

일반입력 :2009/08/31 16:18    수정: 2009/09/01 09:09

황치규 기자

국내서도 클라우드컴퓨팅은 차세대 IT패러다임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아직은 '미완의 대기'란 꼬리표가 붙어다닌다.

과연 되겠느냐?는 질문이 끊임없이 쏟아진다. 질문의 성격은 다양하지만 요약하면 대충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다.

아마존 EC2처럼 IT인프라를 외부에 빌려주는 퍼블릭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가 한국 시장에서도 먹혀들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시장 규모 자체가 크지않은 상황에서 서비스 업체가 투자 비용을 회수하고 수익을 낼만한 유효 수요를 확보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결국 '규모의 경제' 논리다.

KT가 제공하는 유틸리티 컴퓨팅 서비스 ICS(인터넷 컴퓨팅 서비스)는 이같은 질문에 대한 해답을 보여줄 수 있는 사례가 되지 않을까 싶다. ICS는 현재 스토리지와 CDN(콘텐츠 딜리버리 네트워크)서비스만 제공하고 있지만 올해안에 서버로 영역을 확대해 아마존 EC2(Elastic Compute Cloud)와 유사한 방식의 인프라 서비스를 판매하게 된다.

업계 공통 질문을 다시 던지게 된다. 과연 될 것인가?

한국은 시장이 작지만 클라우드 컴퓨팅에선 유리한 입장입니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KT의 발언이 아니다. KT ICS에 핵심 SW파트너로 참여하는 국내 벤처 기업 솔루션박스의 박태하 대표가 하는 얘기다.

네트워크 트래픽으로 따지면 서울은 다른 어느나라에도 안뒤집니다. 국내 트래픽의 절반 이상이 서울에 몰려 있잖아요. 수요와 공급이 역동적입니다. 스토리지와 CDN의 경우 100억원대의 매출이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대형 고객들이 클라우드 서버 서비스를 이용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해볼만 하다고봐요.

KT는 올해 스토리지에 이어 서버까지 가상화 환경으로 제공하는 버추얼 프라이빗 서버(VPS) 서비스를 제공 할 예정이다. 물리적인 서버를 임대해주는게 아니라 수천대의 서버를 가상화한 뒤 그것을 쪼개서 판매하는 방식이다.

1차 공략 대상은 인터넷 업체들이다. 관건은 역시 대형 업체들을 얼만큼 끌어들일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스토리지는 이제 대형 고객들도 빌려 쓰고 있지만 서버에 대한 진입장벽은 여전히 높다. 월 10만원짜리 소형 기업들만으로는 배가 고플 수 밖에 없다. 역시 승부처는 대형고객이다.

박 대표의 얘기는 계속된다.

대형 고객들이 스토리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데 최소 2년 정도는 걸렸어요. 이런 과정을 거쳐 지금은 포털, 소리바다, 팅크웨어 같은 업체들도 쓰고 있습니다. 인터넷 고객만 30개가 넘어요. 물론 서버는 아직 빌려쓰는데 부담이 있죠. 대형 고객도 소규모 서비스부터 맛보기로 들어가게 될 것입니다.

박 대표는 내년 상반기면 서버 클라우드에서도 의미있는 성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대규모로 옮겨가지는 않더라도 새로 시작하는 신규 서비스에는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서버를 빌려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은 시간이 꽤 오래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신규 인터넷 서비스가 주목되는 이유다.

서버를 왜 빌려 쓰느냐고 물어요. 간단합니다. 매번 발주하고 OS깔고 설치하고, 서비스 잘 안 되면 OS 새로 깔고...이런 과정을 반복할 필요가 있냐는 거죠. 이건 핵심 역량이 아니잖아요. 박 대표는 실제 서버를 쓰든 ICS에서 가상 서버를 빌려쓰는 것이든 사용자가 느끼는 환경은 거의 똑같다면서 대형 고객들이라고 해서 도입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뜻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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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ICS는 아마존 EC2처럼 단순 가상화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도 제공하고 있다. 대형 고객들을 고려한 조치들이다. 그러나 고객들은 보수성을 감안하면 과연 되겠느냐?는 질문을 쉽게 버릴 수는 없다. 아마도 1~2년은 계속해서 업계에서 유통될 질문이 되지 않을까 싶다.

솔루션박스는 지난 2005년 KT와 인연을 맺었다. SW기술력이 후한 점수를 받았다고 한다. 솔루션박스는 오픈디스크라는 스토리지 가상화 솔루션, IDC와 통신사의 PaaS(Platform as a Service)를 위한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플랫폼인 ‘오픈클라우드(OpenCloud)’, 대규모 CDN 서비스를 신속하게 구축할 수 있는 오픈CDN(OpenCDN), 대규모 인터넷 서비스 환경에서 로컬과 글로벌 로드 밸런싱을 수행할 수 있는 DNS를 이용한 계층형 부하분산 솔루션인 네오캐스트(NeoCast)’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