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장르 MORPG의 급성장...이유는?

일반입력 :2009/08/25 09:59    수정: 2009/08/25 10:53

국내 게임 업계의 하반기 주요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MORPG들 간의 대결전이다.

그 동안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강세 속에 좀처럼 기를 펴지 못했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ORPG)은 이번 주 게임노트 주간순위 6위를 차지한 ‘던전앤파이터’를 필두로 반전 드라마를 써 내려갈 준비를 하고 있다.

올해 들어 MORPG가 부상하는 가장 큰 이유는 MMORPG보다 화려한 액션의 표현이 가능하고, 콘솔게임 수준의 그래픽을 구현하더라도 부담이 적다는 데 있다.

또한 두 개의 장르가 한 개의 장르로 합쳐진 하이브리드 식의 접근을 통해 장르의 복합을 꾀할 수 있는 점도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뒤늦게 MORPG의 위력을 감지한 국내 게임업계는 앞 다퉈 MORPG를 내놓고 무주공산으로 남아 있는 영역 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다.

■MORPG의 성장가능성

MORPG는 MMORPG에서 다중성을 의미하는 ‘Massively’가 제외된 장르로, 수백명 이상이 하나의 세계에 접속하여 게임을 즐기는 MMORPG와 달리 소수(보통 10명 이내)의 플레이어가 각기 독립된 월드에 접속하여 게임을 즐기는 파티 플레이 방식의 게임을 의미한다.

MMORPG의 대표적인 게임은 ‘아이온’과 ‘리니지시리즈’나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등이 잘 알려져 있고, MORPG는 ‘던전앤파이터’가 대표적이다.

MORPG는 지난 몇 년간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에 많이 등장했지만 해외에서의 선전과 달리 하드코어 유저와 라이트 유저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네오위즈의 최대 야심작에서 먹튀로 전락한 ‘요구르팅’, 웹젠의 구세주에서 계륵이 된 ‘썬 온라인’ 등이 모두 MORPG에 도전했다가 실패를 맛보았으며, 올엠의 ‘루니아전기’와 소프트닉스의 ‘라키온’ 등도 큰 재미를 보지는 못했다.

이렇듯 MORPG가 과거 실패를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매력적인 장르로 자리잡고 있는 이유는 천편일률적인 MMORPG에 싫증이 난 하드코어 유저들이 새로운 게임에 대한 갈망이 높아지면서 언젠가 MORPG가 국내에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희망은 이미 ‘던전앤파이터’를 통해 입증 되었었다. 특히 이 게임의 경우 게임을 플레이하는 고수 유저들의 컨트롤 동영상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에서 캐릭터 컨트롤에 대한 관심이 적지 않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각 게임사들은 해당 욕구를 갖고 있는 유저들을 공략하기 위해 MORPG를 선택하고 있다.

MORPG의 특징은 온라인게임이면서도 한정된 사용자들이 동시에 게임 플레이를 해 네트워크 환경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수 많은 유저가 하나의 지역으로 몰리는 MMORPG와는 달리 새로운 공간을 생성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게임지연 현상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다. 때문에 비디오 게임에서 즐길 수 있는 화려한 액션감을 온라인에서도 느낄 수 있는 것이 커다란 장점이다.

특히 요즘 등장하는 MORPG 게임들은 대전을 펼칠 수 있는 경쟁모드와 화려한 액션 및 그래픽이 동반돼 눈길을 끌고 있다.

■MORPG의 대결전

NHN의 ‘C9’과 넥슨의 ‘마비노기영웅전’은 강력한 액션과 손쉬운 조작성을 강조한 MORPG 장르라는 점에서 여름게임 시장 최대 빅 이슈로 업계의 관심을 받아왔다.

첫 포문은 NHN의 ‘C9’이 열었다. ‘C9’은 NHN이 지난 2006년부터 3년여에 걸쳐 기획 및 개발해온 풀3D 액션 MORPG다. ‘C9’은 웅장하고 역동적인 전투 장면을 최대한 사실적으로 묘사하기 위해 자체 개발한 엔진을 사용했으며, 국내 최정상급 클라이언트 프로그래머들이 개발에 참여해 현실과 동일한 풀3D 게임 환경을 연출했다.

지난 15일 오전 6시에 공개시범서비스를 시작한 ‘C9’은 13시간 만에 이용자 수가 32만 4천명을 기록, 하루 동안 42만 명이 플레이하며 대성황을 이뤘다. 게임순위 역시 급상승했다. 오픈 베타를 단행한 8월 셋째 주에는 한 주의 끝에서 시작해 불리한 스타트를 끊었음에도 불구하고 14계단 상승한 87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본격적인 순위집계가 시작된 금 주 게임순위 발표결과 무려 84계단이나 상승한 3위에 랭크되며 ‘C9’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을 순위로 입증시켰다.

넥슨은 최근 게임물등급위원회에 ‘마비노기영웅전’의 등급 심사를 의뢰하며 ‘C9’과 경쟁을 예고했다.

‘마비노기영웅전’은 넥슨 내의 개발부서인 데브캣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액션 RPG로, 장기간 인기를 끌고 있는 MMORPG ‘마비노기’의 세계관을 공유하는 외전이다.

넥슨은 ‘마비노기영웅전’을 개발하기 위해 세계적인 게임 개발사인 밸브 소프트웨어와 계약을 맺고, 명작 1인칭슈팅(FPS) 게임으로 손꼽히는 ‘하프라이프2’의 소스(Source) 엔진을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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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비노기영웅전’은 애니메이션풍의 마비노기와는 전혀 다르게 실사풍의 하이엔드급 그래픽과 기존 게임에서 경험할 수 없던 액션성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 게임업계 전문가는 “이미 성공한 MORPG들은 MMORPG의 틈새 시장에서 유저들이 미처 보지 못한 재미를 캐내어 성공한 사례”라며 “MORPG를 만드는 게임 회사들이 자사 게임들만의 새로운 요소들을 어떻게 부각하는가가 막판 레이스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