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하드 ‘엔디스크’의 서비스 중단이 길어지면서 ‘먹튀’ 의혹이 일고 있다. 운영사인 한국유비쿼터스기술센터는 외부와 연락을 끊었고, 화난 소비자들은 대응에 들어갔다.
국내 5위권 웹하드 엔디스크는 지난달 22일 중단한 서비스를 이달 10일 현재까지 재개하지 않고 있다. 홈페이지에는 ‘이른 시일 내에 서비스를 복구하겠다’는 공지만 올라왔다.
고객들 간에는 서비스 중단 초기 ‘답답하지만 기다려보자’는 분위기가 있었다. 엔디스크는 지난 6월에도 서비스를 중단했다가 재개한 적이 있기 때문.
하지만 이달 들어서는 ‘엔디스크가 사기극을 벌였다’라는 것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한국유비쿼터스기술센터 관계자들이 해명도 없이 모습을 감췄다. 고객센터 역시 전화벨만 울릴 뿐 받는 이는 없다.
또한, 서비스 중단 직전 엔디스크는 같은 가격에 두 배의 포인트를 제공하는 파격적 이벤트를 벌였었다. 회원들은 포인트를 사겠다며 앞 다퉈 몰렸고, 엔디스크는 짧은 기간 큰돈을 모아 사라졌다. 처음부터 계획된 사기라는 목소리가 나온 이유다.
이에 따라 회원들은 조직적인 대응에 나섰다. 지난 4일 포털 네이버에는 ‘엔디스크 먹튀 피해자 모임’이 개설됐다. 2만명 이상으로 알려진 엔디스크 회원들이 속속 모여들고 있다.
이 카페 회원인 직장인 서모㉝씨는 “엔디스크의 말만 믿고 5만원을 결제했더니 며칠 뒤 서비스가 먹통이 됐다”며 “피해 회원들과 힘을 모아 회사 측에게서 정당한 보상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업체 측이 모습을 드러내도 피해 보상 여부는 불투명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국유비쿼터스기술센터는 사실상 회생이 힘들 정도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의 부실 회사였다.
이런 가운데 경찰 대응에도 관심이 모였다. 경찰에는 피해자들의 신고가 계속 들어오고 있는 상황. 단, 아직 계획된 사기극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기에 경찰 입장은 조심스럽다.
경찰청 기획수사팀 관계자는 “들어오고 있는 신고 내용과 엔디스크의 실제 사정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 하고 있다”며 “전국적인 사기극으로 드러나면 본청의 직접 수사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