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LR '지각 출시' 왜?

일반입력 :2009/07/31 16:59    수정: 2009/07/31 18:12

류준영 기자

DSLR 시장이 때아닌 신제품 출시 러시로 분주하다. 관련 업계는 대체로 봄과 가을에 신제품을 소개하던 관행과 다르게 올해는 하반기 라인업을 6월~7월인 여름시즌에 내놓고 있다. 이례적이다.

예컨대 DSLR 시장의 절대 강자인 니콘과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는 후발주자 올림푸스가 각각 7월과 6월에 신제품을 소개했다. 일각에선 두 회사가 소개한 신제품들은 모두 예정된 출시일보다 다소 뒤쳐진 ‘DSLR계 지각생’들로 보는 시각이 보편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림푸스가 기대를 모은 차세대 렌즈교환식 카메라 규격 마이크로포서드 방식의 DSLR 카메라 ‘E-P1’은 예고된 출시일보다 뒤늦게 나왔고, 니콘이 지난 30일 소개한 D300S은 지난 2007년에 첫선을 보인 D300 모델의 후속을 2년이나 지난 후에 내놓은 것으로 두 제품 모두 출시일에 쫓겨 내놓은 제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 업체의 이야기는 다르다. 나름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상반기 경기침체로 불황에 허덕인 DSLR 시장이 하반기 경기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란 낙관적 경제 전망치가 쏟아지자 미리부터 붐업 작업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니콘이미징코리아 이창준 기술매니저는 “DSLR 신제품을 콤팩트 디지털카메라와 동시에 소개할 경우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어려운 데다 고가 장비인 까닭에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으는데도 꽤 시간이 걸리므로 가을시즌 판촉을 위해 앞당겨 제품을 선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니콘코리아는 지난 회계연도(2008.04~2009.03)에 1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상반기 엔화 강세의 여파로 벌어진 영업이익 감소분을 메우기 위해 일찍 움직였다는 계산이다.

또 기술적으로 특화된 DSLR카메라는 종전의 출시일을 따르는 것이 도움될 게 없다는 주장이다.

올림푸스 이두형 차장도 “예전과 달리 카메라 시장의 기대치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터라 충분한 이슈가 있는 신제품이면 시기가 문제 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DSLR시장의 경쟁과열로 기술경쟁 리더십 확보를 위해 신제품 출시를 앞당긴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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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콘이미징코리아 이창준 매니저는 “D300S은 다른 DSLR의 동영상 기능보다 일보 진화된 것으로 200만원대 DSLR을 통해 1천만원 상당의 캠코더 기능을 동시에 가질 수 있다”며 “이 같은 신기술이 내장된 제품들은 최근 2~3개월 앞당겨 소개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D300S의 소개는 30일에 이뤄졌지만 공식 판매일은 내달 28일로 결정됐다. 제품의 공식 출시일정은 다소 늦더라도 신기술을 한 발 앞서 선보여 경쟁업체보다 브랜드 이미지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는 전략을 취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