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텔레콤, "과열경쟁 끝나지 않았다"

일반입력 :2009/07/31 12:34    수정: 2009/07/31 16:55

김효정 기자

지난 2분기 국내 이동통신 번호이동 가입자수가 사상최대에 이르는 등 과열 경쟁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LG텔레콤은 더 이상 소모적인 보조금 경쟁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LG텔레콤은 31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 시장상황이 예상보다 과열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며, 이번 달 순증 및 신규 가입자 규모가 지난 2분와 비슷하거나 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지율 역시 지금과 같은 과열경쟁이 지속되면 당초 예상보다 0.7%p 높은 3.7%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시장 안정화를 위한 전제 조건이 방송통신위원회 등 규제기관의 강력한 중재와 선두사업자의 안정화 의지에 달려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분기 이통시장은 각 이통사간 가입자 뺏어오기 경쟁이 최고조에 달했고, 이달 들어서도 신규가입자 증가세가 높아지는 등 경쟁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SK텔레콤의 2분기 마케팅 비용은 9천486억원으로 시장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신규 가입자 모집비용이 증가해 전년동기 대비 8.3%가 증가했고, LG텔레콤 역시 직전분기 대비 54.4%, 전년동기 대비 23.2% 증가한 3천220억원을 기록해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했다.

김상돈 LG텔레콤 CFO(상무)는 "이통사들이 점유율 경쟁의 악순환에 빠져있어 자력으로 빠져 나오기는 힘들다"며 "정부의 압박은 바람직하지만 보조금 금지법안이 없어진 이후 현실적인 규제방안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업자들이 시장경쟁을 완화하기 위한 열쇠는 선두사업자가 쥐고 있다. 보조금 경쟁 완화 및 안정화에 노력하겠지만 경쟁적 마케팅이 지속된다면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휴대폰 할인 요금제 출시, 앱스토어 서비스도 고려 중 

이날 LG텔레콤은 소모적인 보조금 지급 대신 다양한 요금제 출시 등으로 고객의 선택을 받겠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김 상무는 "서비스를 통해 1분기에 13만명의 순증을 기록했다. 2분기에는 상황이 달라지긴 했지만, 더 이상 소모적인 보조금 경쟁이 아닌 요금제 경쟁을 지향할 것"이라며 "휴대폰 가격을 할인해 주는 요금제 및 최신 콘텐츠를 정보료와 데이터 이용료가 통합된 정액요금제로 이용할 수 있는 데이터 요금제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쟁사들의 아이폰 출시와 관련해서 국내 제조사와의 협력으로 이를 능가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밝혔다.

LG텔레콤은 지난 상반기 KT와 SK텔레콤이 스마트폰을 공급했지만 현지화 문제 등으로 성공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를 교훈 삼아 국내 제조사를 통한 현지화된 스마트폰과 UI, 그리고 과감한 개방을 통한 포털사업자와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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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상무는 "아이폰이 갖고 있는 서비스의 탁월성은 배울 점이 많다"며 "LG텔레콤은 고객이 원하는 콘텐츠 발굴과 단말기 혁신을 통해 아이폰을 능가하는 한국형 서비스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올 하반기 800~900MHz 대역의 주파수 할당에 주력하고, 4G 설비투자를 위한 준비 단계인 '4G 레디 기지국' 투자를 3분기부터 본격화 할 계획이다. LG텔레콤은 이를 통해 오는 2011년 이후 4G 설비 투자 시 (WCDMA 투자와 비교해) 50% 이상의 경비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