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중계]방통위-통신사CEO 간담회

일반입력 :2009/07/01 13:46    수정: 2009/07/01 15:15

김효정 기자

방송통신위원회는 1일 프레스센터에서 최시중 위원장 주재로 6개 주요 통신사업자 CEO들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업계의 투자, 마케팅 비용, 이동통신 요금, IPTV 활성화 등 최근의 주요 방송통신 이슈에 대해 1시간이 넘도록 치열한 논의가 오간 자리였다.

방통위는 "간담회의 가장 큰 성과는 오늘부터 통신사들이 과열 마케팅을 금지하기로 합의한 것"이라며, "방통위도 시장혼탁 행위에 대해 상벌 방안을 분명히 마련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업체(CEO)는 KT(이석채), SK텔레콤(정만원), SK브로드밴드(조신), LG데이콤(박종응), LG텔레콤(정일재), LG파워콤(이정식)이다.

아래는 간담회에서 나온 주요 발언 내용이다.

신용섭 방통위 통신정책국장 : 올해 전체 통신업계의 6조8천억원 투자계획 이행을 위해 노력해 달라. 상반기는 당초 목표치만큼 투자가 진행되지 않았다. 또한 지난 5월과 6월에 120만건에 달하는 이동전화 번호이동이 있었다. 시장이 상당히 과열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대해 통신사들의 자정 노력이 필요하고, 마케팅 비용을 투자로 전환해 달라.

이석채 KT 회장 : OECD 보고서에서 한국 통신요금이 비싸다는 내용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통신요금은 결합상품 등을 통해 저렴한 수준이 됐다. 또한 가계통신비의 개념에도 모순이 있다. IPTV 가입자는 이를 방송요금이 아닌 통신비으로 생각하고 있다. 또한 게임 등 데이터 요금도 통신비로 생각하는 개념적 문제가 있다. 이 상황에서 가장 바람직한 것은 기술개발을 통한 요금의 인하이다. 그래야 투자와 요금인하의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 진다.

또한 KT가 약속한 투자목표는 반드시 달성할 것이다. 현재 4천~5천억원의 투자비를 절약했지만, 이는 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이 자금을 KT의 신성장 동력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로써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할 것이며, 과거와는 다른 중소기업 협력사들과의 관계도 발전시켜 갈 것이다. 개방형 사업으로 콘텐츠 등의 관련 산업 또한 발전시키는 기회를 마련하겠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 : OECD 보고서에는 우리나라가 주도하는 통신비 인하정책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과열 경쟁에 대해서는 매년 5~6월에 경쟁이 심화되는데 이는 누구한테나 도움이 되지 않느다. 실무직원들에게 들어보면, 매년 이통3사가 마케팅 비용을 줄이자고 하지만 서로간의 합의가 되지 않았다. 오늘인 7월 1일이니 과열 경쟁을 오늘부터 그만 두자. 이를 실무진에게도 전달하자.

정일재 LG텔레콤 사장 : 통신투자계획은 애초 계획대로 반드시 집행하겠다. 다만 현재 LG텔레콤은 중계기 등 기지국 장비를 멀티모드로 만드는 중이다. 이를 위한 예산을 집행해야 하는데, 방통위의 주파수 할당 계획이 연기된다면 예산집행과 투자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올 하반기에 주파수 할당 문제를 해결해 달라.

LG텔레콤은 무선인터넷 서비스인 오즈를 비롯해 파격적인 요금제를 출시하고 있다. 그러나 보조금이 난무하는 등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 보조금에 대한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이통사의 요금인하 선순환 구조가 체계를 잡을 것이다. 시장의 과열 경쟁 해소는 사업자 자율로는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약관에 의해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 또한 보조금의 과다는 이동통신재판매(MVNO)의 실효성도 떨어뜨릴 것이다.

이석채 : 과거 정보통신부는 시장혼탁 행위를 하는 업체에게 패널티를 부여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하면 질서가 잡히지 않겠는가. 지금은 공짜폰이 아니라 마이너스폰까지 나왔다. 상상할 수 없이 시장이 혼탁돼 있다.

정만원 : 오늘부터 과열 경쟁 하지 말자. 누가 먼저랄꺼 없이 이통3사가 함께 하지 말자. 방통위도 오늘 이후 이러한 합의를 누가 깨는지 조사해서 패널티를 줘야 한다.

이석채 : 물의를 일으키는 사업자에게 주파수 할당 등에 감점을 주는 등 불이익을 줘야 한다. 통신사업자연합회를 통해 투자 비용 대비 마케팅 비용을 조사하고, 마케팅 비용이 이를 초과하면 패널티를 주면 된다.

정만원 : 60년대 정유공장이 처음 생겼을 때, 5개사가 대리점에 지원금을 과다 지급하는 등의 경쟁을 했지만, 마케팅 비용을 많이 쓴다고 해서 시장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통신시장은 이 교훈을 얻지 못하고 있다. 싸우면 시장이 커진다는 착각을 하는 것인데, 지금 전쟁과 같은 경쟁으로 피를 흘리고 있으니 좀 말려 달라는 것이다.

이석채 : 경쟁은 소비자 혜택 차원에서도 좋은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경쟁의 방식이다. 지금은 판매점만 배불리는 방식이다. 방통위에서 과열 경쟁을 제재해야 한다.

신용섭 : 휴대폰 소량 이용자를 위한 선불이용제 활성화 하고. 종량/다량 이용자 위한 다양한 할인상품 필요하다. 저렴한 무선데이터 요금 개발도 필요하다. 특히 단말기 보조금에 상응하는 할인 요금제가 필요하다. 보조금 포함되지 않는 요금제 만들어 달라.

이석채 : IPTV 사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 어려운 고비를 많이 넘겼다. 지상파와의 관계 및 3개 IPTV사업자와의 협약도 추진했다. 그러나 2천만에 육박하는 케이블TV나 위성방송 등 기존 유료방송 시장에 실시간 방송 서비스만으로 진입하기 힘들다. 제공하는 콘텐츠가 비교가 안 된다. 정부가 현실적으로 기대치를 낮춰 달라. 양방향 서비스가 강점인 IPTV의 진면목이 알려질 때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조신 SK브로드밴드 사장 : 투자계획 목표를 초과할 것이다. 그러나 IPTV 프로그램제작사(PP)에게 들어가는 비용이 상당히 많다. 모채널은 연간 100억원을 달라고 하고, 어떤 곳은 케이블TV 외에 주지 않겠다고 한다. 상황이 좋지 않지만 스스로 진화한다는 관점에서 열심히 뛰겠다.

최시중 위원장 : 7월 1일에 모였으니 지금까지 이야기 한 것을 다시 점검해 보겠다. 우리나라는 통신비 개념이 다른 나라와 다르다. 우리나라의 통신비는 사실상 문화 및 생활 비용이다. 국민이 통신의 개념을 바꿔야 한다. 이는 TV 수신료와도 비슷하다. 영국의 경우 수신료가 연간 20만원을 넘는다. 수신료는 단순히 KBS를 보는 비용이 아니라 문화 비용이다. 통신도 음성 서비스가 아닌 문화 개념으로 봐야 한다.

오늘부터 이통3사가 과열 마케팅을 하지 않겠다고 합의를 했으니, 방통위도 이를 위해 장기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장치가 무엇인지 연구하겠다. 상벌을 명확히 하는 방법도 연구하겠다. 현 상황에서는 마케팅 경쟁이 아닌 품질 경쟁을 해야지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다. 경쟁은 하되 마케팅 경쟁이 아닌 기술과 서비스 경쟁을 해달라. 우선 이통사의 예산편성부터 달라져야 한다. 방통위는 주파수 할당 등 서비스 개선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 IPTV도 3사가 함께 출발했으니 분발하기 바란다.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 승부수를 띄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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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식 LG파워콤 사장 : 경쟁 활성화를 위한 기업의 책임을 다하고, 서비스와 기술 개발 경쟁에 노력하겠다. 그러나 규제에 있어 각 사업자가 가입자, 매출, 지출 등의 격차가 크니 이러한 선후발 사업자의 차이점을 고려해 달라.

박종응 LG데이콤 사장 : 최근 IPTV를 활용한 u-헬스 서비스 등 다방면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보건 서비스는 법적인 부분에서 문제가 될 소지도 있다. IPTV 양방향 의료서비스가 의료법상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방통위가 타부처와 해결책을 찾아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