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카이스트 석좌교수가 토종 백신 V3를 지켜오기 잘했다며 웃었다.
17일 ‘황금어장-무릎팍 도사’에 출연한 안 교수는 안철수연구소(안랩)를 차리면서 겪은 어려움과, 외국기업의 매각 제의를 거절한 사연 등을 공개했다.
1990년대 초 안철수 교수는 PC 바이러스 치료를 위한 비영리 법인을 세우자고 정부기관들을 찾아다녔지만 전부 거절당했다. 학창시절부터 모아 온 바이러스 연구자료들을 기증하겠다고 해도 반응이 싸늘했다.
결국 안 교수는 1995년 투자를 받아 영리기업으로 안랩을 세우며 고생문에 들어섰다. 바이러스에 대한 기업들 인식이 부족했고, 일반에는 V3를 무료로 풀었기에 적자를 이어갔다.
안 교수는 “매달 직원들에게 급여를 줄 자신이 없었다”며 “2~3달치 급여 정도의 현금을 보유하는 것이 소원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런 가운데 1997년 미국계 세계 최대 보안회사로부터 1천만달러의 매각제안이 들어왔다. 그 회사 회장은 안 교수를 실리콘밸리 본사로 직접 불러 매각을 부탁하는 등 정성을 기울였다. 허나 안 교수는 단칼에 거절했다.
안 교수는 “그들은 V3를 폐기시키고 미국 백신으로 한국 시장을 장악하려 했다”며 “V3를 지킨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열매는 1999년 찾아들었다. 그해 4월26일 체르노빌 바이러스로 인해 국내 PC 30만대가 먹통이 된 사건이 터진 것. 관공서와 기업 피해가 수천억원에 달했다. 당시 50명 정도였던 안랩 직원들은 수만통의 전화를 받아야 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기업들의 보안인식이 올라갔고 안랩은 그해 매출 100억원 고지를 넘었다. 제조업으로 치면 5천억원 이상의 가치라고 안 교수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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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안랩에게는 발전 계기였지만 사고가 터진 다음에야 보안강화에 나서는 모습은 분명 옳지 않다”며 “이제는 러시아와 중국 등을 중심으로 퍼지는 보안 위협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안 교수는 1991년 군 입대 당일 새벽에도 미켈란젤로 바이러스 연구에 몰두하다 가족들과 인사도 못하고 집을 나선 것과 독서광이었던 어린 시절 등을 위트있게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