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안철수연구소(이하 안랩)에 찾아들 구세주는 창업자 안철수 의장이 아니었다. 오석주 대표가 물러나고 임시로 ‘김홍선 체제’에 들어간 안랩이 새 CEO를 공개 모집한다.
안랩은 8일 이사회 결과 오석주 대표가 ‘일신상 이유’로 사임하며, 김홍선 CTO가 그 자리를 대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는 오석주 대표가 무료백신으로 인한 수익 저하와 신규사업 부진 등으로 인한 책임을 진 것으로 보고 있다.
안랩은 지난해 알약(이스트소프트)과 PC그린(네이버) 등 무료백신의 인기에 밀려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고, 이는 실적부진으로 직결됐다.
최근 공시에 따르면 안랩의 영업익과 순익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12.5%, 23.4% 감소했다.
또 지난달 10일 발생한 V3의 윈도 부팅파일 오진 사고도 치명적인 악재로 작용했다.
이런 가운데 안랩의 새 선장자리에 과연 누가 오를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안랩은 이번 주 CEO 공모에 들어갈 계획이지만 일각에서는 안철수 의장의 복귀설도 솔솔 흘러나오는 상황.
한 업계 소식통은 “현재 안랩에 가장 필요한 것은 강력한 리더쉽과 보안 기업다운 신뢰도”라며 “이같은 측면에서 안철수 의장이 스티브 잡스 애플 CEO처럼 구원투수로 나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안랩 측은 안철수 의장의 CEO 복귀 가능성을 일축했다. 안 의장은 올해 귀국하면서 공언한 것과 같이 연구개발과 후학양성에만 매진한다는 설명.
안랩 관계자는 “안철수 의장은 정년이 보장된 카이스트 교수직서 떠날 생각이 없다”며 “벤처발전을 위한 연구에만 뜻이 있어 CEO 복귀는 전혀 생각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김홍선 CTO의 향후 거취도 업계 관심사다. 현재의 대표 ‘대행’ 자리를 ‘정식’으로 굳힐지, 아니면 새 CEO 취임에 따라 다른 포즈를 취할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안랩 측은 “아직은 뭐라 언급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김홍선 CTO는 시큐어소프트의 창업자이며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 설립을 주도하고 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안랩에는 2006년 말 합류해 통합보안장비(UTM)나 PC주치의 서비스 'V3 365 클리닉' 등의 개발을 주도했다.
또 그는 오석주 전 대표가 주도한 해외사업에도 깊숙이 참여해 왔기에 안랩 내부에서 기대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