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5월 한달간 번호이동이 사상 최대치인 12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될 정도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통합KT 출범에 따른 통신업계의 경쟁력 확보 전략으로 분석된다.
올해 초부터 이통사들의 가입자 유치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지난해 3월 번호이동 가입자는 119만680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그리고 6월 1일 통합KT 출범을 앞둔 5월 역시 120만명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시장에서는 공짜폰 지급과 가입비 면제 등의 공격적 마케팅이 진행되면서, 기존 가입자들의 이탈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SK텔레콤과 KTF의 번호이동 점유율은 각각 40.4%와 35.2%(2009년 4월 기준)로 경쟁이 두드러진다. 이러한 과열경쟁의 결과로 최근 SK텔레콤은 시장점유율 마지노선인 50.5%를 유지하지 못하고 최근 50.47%로 주춤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동통신 번호이동 수치가 높아지는 이유를, 향후 통신융합서비스 경쟁에 앞서 KT와 SK텔레콤 진영 간의 주도권 다툼으로 보고 있다. 융합시대의 경쟁력이 든든한 이동통신 가입자 기반에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KT와 KTF 양사의 합변 전 총 매출은 20조1,311억원. KT가 11조7,849억원을 KTF가 8조3,462억원을 기록했으며, 이들 양사의 영업이익은 1조5,681억원이었다.
그러나 SK텔레콤은 11조6,75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KT를 바짝 추격했으며, SK브로드밴드의 매출 1조8,614억원을 합하면 13조5,364억원으로 KT를 능가한다. 물론 매출 측면에서 보면 KT진영에 한참 모자라지만, 영업이익은 2조323억원(SKT 2조600억, SK브로드 -277억)으로 KT-KTF를 합한 것보다 높다.
■이동통신 승자가 시장 주도권 쥘 것
이러한 성과는 SK텔레콤이 이동통신 분야에서 훌륭한 성과를 거두었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한편으로는 사양산업으로 전락하고 있는 유선전화와 포화될 대로 포화돼 정체의 늪에 빠진 초고속인터넷 시장을 잘 설명해 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특히 올해 1분기 실적을 보면 KTF 역시 마케팅비 절감에 힘입어, 전년대비 무려 168%가 증가한 2,43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점도 이동통신의 중요성을 잘 말해 준다.
또한 가입자당월매출(ARPU)도 이동통신이 여타 통신서비스에 비해 높다. 올 1분기 SK텔레콤의 ARPU는 4만1,372원, KTF는 3만8,118원, LG텔레콤은 3만4,412원을 기록했다. 여전히 SK텔레콤이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 격차는 꾸준히 좁혀지고 있다.
반면 초고속인터넷의 ARPU는 KT가 약 2만6,000원(추정치), SK브로드밴드는 약 2만3,000원(추정치) 수준으로 이동통신에 비해 낮다. 게다가 가입자 규모로 볼 때 그 격차는 더 커진다.
현재 유무선 결합상품으로 가장 보편적인 '이동전화+초고속인터넷' 서비스만 놓고 볼 때, SK텔레콤의 가입자는 2,350만여명이고 SK브로드밴드의 가입자는 365만여명 수준이다. 월별 이동통신 매출은 약 9,720억원이고, 초고속인터넷 매출은 약 840억원이다.
같은 계산으로 KTF의 가입자는 1,460여만명으로 월매출 약 5,565억원, KT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는 670만여명으로 월매출 약 1,742억원 수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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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KT의 주수익원인 유선전화 부문이나 IPTV, 인터넷전화 등 신규사업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유선전화의 뚜렷한 하락세와 신규사업의 불확실성, 성장가능성과 수익성이 낮은 초고속인터넷 사업을 본다면, 현재 이동통신 시장의 치열한 경쟁이 쉽게 이해된다. 게다가 이동통신 무선데이터 매출의 성장세도 한 몫을 하고 있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통신사업자는 결합상품의 본격화로 각 서비스별 매출이 낮아지는 만큼 IPTV나 인터넷전화, 와이브로 등 신성장 동력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아야 할 것이다라며 그러나 현 시점에서는 이동통신 부문에서의 승리자가 향후 시장 주도권을 쥐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