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 1분기 효자는 '비용절감'

비용절감 효과 '톡톡'…향후 KT-SKT 실적 경쟁 치열할 듯

일반입력 :2009/05/08 16:35    수정: 2009/05/08 18:12

이설영 기자

통신사업자들의 1분기 실적이 모두 나왔다. 이번 1분기 실적은 전체적으로 경기침체의 환경에서도 나름대로 '선방'했다는 평가를 내릴 만하다.

KT는 1분기 결산결과 매출 2조7,731억원, 영업이익 3,845억원을 기록, 전년동기 대비 각각 6.5%, 전분기 대비 361.6% 증가했다. 특히 KT는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3.6% 떨어진 상황에서 영업이익은 15% 증가한 '깜짝 실적'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SK텔레콤은 1분기에 매출 2조8,765억원, 영업이익 5,640 억원을 기록해 매출의 경우 전분기 대비 4.3% 하락했으나, 전년동기 대비로는 1.4%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마케팅 비용의 감소 등으로 인해 전년동기 대비 1.8% 상승한 5,640억원을 기록했다.

KTF는 1분기에 매출 2조199억원, 영업이익 2,43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서비스 매출은 2.7%, 영업이익은 167.9% 증가했다.

LG텔레콤, LG데이콤, LG파워콤 등 LG계열 통신3사 또한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각각 약 30% 이상 증가했다. 특히 LG텔레콤은 1분기에 매출 1조1472억원, 영업이익 1,427억원을 달성해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58.8% 증가했다.

통신사업자들은 경기회복 신호가 나타나는 것에 대해 반기는 눈치다. 다만 속단하기는 이르기 때문에 어느 정도까지는 상황을 관망하겠다는 자세. 당분간은 결합상품 마케팅을 통해 포화상태에 이른 이동통신시장에서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전반적 실적개선…비용절감 효과 '톡톡'

통신사업자들이 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예상밖의 실적을 기록한 것은 대부분 비용절감 노력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KT 김연학 CFO는 지난 4월24일 컨퍼런스콜에서 매출 증대보다는 비용감소에 중점을 두는 전략을 내년까지 이어갈 것이라며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수반하지 않는 질적 경쟁을 하겠다고 밝혔다. KT는 이석채 회장 취임 이후 성과급 반납 등을 비롯해 다양한 비용절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KT 관계자는 KTF와 합병 이후에도 마케팅 경쟁을 치열하게 펼칠 계획은 없고 비용절감 기조는 이어질 것이라며 인건비는 줄일 이유가 없고, 1분기의 경우 설비투자가 워낙 적었기 때문에 이 부분은 좀 늘 것 같다고 말했다.

LG텔레콤의 경우에도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은 마케팅 비용을 비롯해서 비용절감을 강력하게 추진한 결과로 보인다. LG텔레콤 CFO 김상돈 상무는 지난 4월27일 컨퍼런스콜에서 1분기에는 금융시장의 불안정과 실물경제 위축 등 어려운 경영여건 하에서 철저한 현금 중심 경영을 펼쳤다고 밝혔다.

올해 통신사들은 비용절감을 위해 마케팅 비용과 설비투자를 대폭 줄였다. KT의 경우 마케팅 비용과 설비 투자를 전년동기 대비 각각 26%, 69.5% 줄였다.

SK텔레콤의 경우 마케팅비용은 14% 줄였으나, 설비투자는 25% 늘렸다. 이 때문인지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2% 증가하는 데에 그쳤다. KT 영업이익이 15.5% 증가한 것과 대비되는 상황.

SK텔레콤 관계자는 1분기의 경우 매년 인센티브가 발생하기 때문에 인건비가 많이 들고, 설비투자의 경우 연간계획에 따라 진행된다면서 인건비는 2분기부터 많이 줄것으로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KT-SKT 양강구도…경쟁 치열할 듯

올해 통신시장에서 눈여겨 볼만한 것은 'KT 대 SK텔레콤' 구도의 강화이다. 오는 6월 KT가 KTF와의 합병 절차를 마감하면 KT계열의 유무선 시너지가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수치상으론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SK텔레콤이 KT를 앞서지만, '이석채 호' 닻을 올린 KT의 성장세가 심상찮기 때문이다.

지난해의 경우 KT는 전화수익 감소, 전 대표의 경영공백, 인건비 상승 등의 악재로 인해 SK텔레콤과 비교해 영업이익이 약 절반에 불과해 체면을 구겼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26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5년만에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매출 또한 3조원을 돌파한 SK텔레콤에 뒤졌다.

따라서 이번 KT 실적은 '나쁜 성적표'의 흐름을 끊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이석채 회장 출범 이후 '올 뉴 KT'를 선언하고 빠르게 개혁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향상된 실적이 나왔고, 이 경우 경영진의 사업진행 방식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KT 관계자는 전년동기 대비 1분기 실적이 잘 나왔다면서 이전에 좀 저조했던 흐름을 끊었던 것은 눈여겨 볼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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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겉으로는 마케팅 때문에 과다한 경쟁을 하지는 않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변화하는 구도로 인해 시장 상황이 어떻게 변할 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KT 관계자는 설비투자는 더 할 예정이지만 마케팅 비용은 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SK텔레콤 관계자도 우리는 항상 시장을 안정화 시키고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 목표다라며 누군가 시장을 달군다면 그 방어선을 치는 차원에서 비용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