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통신사업자들의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 호조에는 다양한 원인들이 있지만 인터넷전화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LG데이콤은 올 1분기 실적이 창사 이래 분기 실적으로는 최대치를 기록했다. 매출 4,327억원, 영업이익 714억, 순이익 550억원으로 전년 동기비 각각 16%, 28%, 53% 증가했다.
이 가운데 인터넷전화 부문은 411억원의 매출을 기록, 전년동기비 무려 177%나 증가했으며, 전기 대비 26% 증가했다. LG데이콤은 현재 인터넷전화 시장점유율 1위 사업자다.
케이블TV업계의 선전도 눈에 띈다. 케이블TV업계 인터넷전화 가입자는 5월 중 4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블TV는 특히 통신사업자들이 강력한 마케팅을 동원하고 있는 결합상품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요금을 앞세워, 빠르게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KT는 1분기 유선 전화부문에서 9,593억원의 매출을 기록, 전분기 대비 1.6%, 전년동기비 6.2% 하락했다. 반면 인터넷전화는 415억원의 매출을 기록, 전분기 대비 74.7%, 전년동기대비 무려 305.7%나 성장했다.
KT는 전통적으로 사업영역에서 집전화가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지만, 최근 이 시장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인터넷전화 사업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결합상품시장에 큰 역할
올해 통신시장은 결합상품에 의한 성장이 가장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통신시장에서 결합상품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 이런 가운데 인터넷전화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지난 3월 마케팅전문리서치업체인 마케팅인사이트는 급격하게 가입자가 줄어들고 있는 집전화 시장을 인터넷전화가 대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터넷전화는 집전화의 대체제로서 충분한 성장 가능성을 갖고 있으며, 향후에는 '이동전화+인터넷전화' 등 음성통신만을 엮은 결합상품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반이용자들 사이에 인터넷전화의 품질에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끊임없는 품질개선 노력이 수반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반증하듯 1분기 실적에서 결합상품 매출의 증대와 동시에 인터넷전화 매출도 함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결합상품시장 성장과 인터넷전화 성장이 비례할 것이라는 전망이 탄력을 받고 있다.
LG데이콤 성기섭 전무(CFO)는 지난 4월30일 실적발표에서 올해 인터넷전화 목표 가입자수는 225만명이지만, 실제로는 목표치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 시장이 예상보다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번호이동제 간소화로 '탄력'
올해 인터넷전화 시장의 성장에는 '번호이동제'도 큰 몫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제는 기존의 집전화 이용자가 번호를 변경하지 않고, 종전번호 그대로 인터넷전화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지금까지 인터넷전화가 식별번호 '070'을 사용하는 탓에 스팸번호로 오인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이용자들이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31일부터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제가 시행되면서 지금까지 100만건 이상 번호이동이 이뤄졌다.
그러나 번호이동제는 본인확인 등을 거치는 과정에서 5~7일 가량 시일이 소요되는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해, 신청자가 중도에 취소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이에 따라 KT, SK브로드밴드, LG데이콤 등 3사는 번호이동 기간을 단축하기로 제도개선에 합의했다. 방송통신위원회 '번호이동제도 개선 전담반'은 오는 6월 중 번호이동 제도개선안을 마련, 오는 9월부터 개선된 제도를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관련기사
- 인터넷전화, '누가 왜 가입할까?'2009.05.04
- '인터넷전화 품질이 안 좋다고?'2009.05.04
- 삼성전자, 이르면 27일 사장단 인사…반도체 대대적 쇄신 가능성2024.11.26
- [이유IT슈] 중국發 스마트폰 시장 지각변동 본격화2024.11.26
지난해 말에 실시된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제로, 통신서비스 이용자들이 인터넷전화에 한발짝 다가서는 계기가 마련됐다면, 이번 제도개선을 통해 본격적인 가입자 증대가 이뤄질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LG데이콤 성기섭 전무는 인터넷전화 번호이동 제도개선을 위해 방통위에서 전담반을 구성한 것으로 안다며 번호이동 절차가 간소화되고, 시장여건이 따라준다면 가입자 증대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