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잡는 보이스피싱, '번호식별'로 막는다

일반입력 :2009/04/16 14:14

김효정 기자

올해부터 이른바 '보이스피싱'으로 불리우는 전화금융사기를 기술적인 방법으로 예방하는 종합대책이 발표됐다.  

경찰청은 16일, 보이스피싱에 대한 강력한 단속과 피해예방을 위한 홍보 및 제도개선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여 민생침해범죄 소탕 60일 계획과 연계하여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보이스피싱은 지난 2006년 6월부터 발생하기 시작한 전화금융사기 범죄로, 국민들이 경제적 정신적으로 큰 피해를 입고 있으며 최근 전화사기로 650여만원을 잃은 여대생이 자살하는 사건까지 발생하여 국민들의 불안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국제전화 식별번호 부여'로 발신지 확인

이번 대책에는 특히 전화사기 피해예방에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국제전화 식별번호 부여제도를 2009년 5월 1일부터 시행하고 ▲휴대폰 국제전화 표시서비스도 금년 11월 1일부터 시행하기로 기간통신 5개사 및 이동통신 3개사와 협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국제전화 식별번호부여제도는 중국 등 해외에서 걸려오는 국제전화번호 앞에 001, 002, 006 등 국제전화를 최초로 접수한 통신업체의 고유한 식별번호를 부착하여 송출하는 제도이다. 전화사기범들은 주로 중국내 콜센터에서 전화를 걸면서 우리나라 금융기관이나 경찰서, 우체국인 것처럼 속인다. 이때 발신자 번호를 국내 전화인 것처럼 조작하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쉽게 속아 넘어갔다. 

그러나 올 5월 1일부터는 국제전화 발신자번호 앞에 001, 002 등 식별번호를 표시하기 때문에 중국발 보이스피싱 전화여부를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이 제도는 국민들이 국제전화임을 쉽게 인식할 수 있게 하여 전화사기를 줄이는데 큰 효과가 기대될 뿐만 아니라, 최초로 국제전화를 접수한 통신업체가 어느 업체인지 신속한 확인이 가능하게 됨에 따라 외국의 어느 통신업체를 통해 전화가 걸려 왔는지도 쉽게 확인할 수 있어 중국 공안과의 신속한 공조수사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휴대폰 국제전화 표시서비스' 시행

또한 올 2009년 11월 1일부터 휴대폰 국제전화 표시서비스가 시행된다. 휴대폰 사용자가 국제전화를 수신할 경우 액정화면에 국제전화입니다 라는 문자가 표시됨으로써 수신자가 국제전화임을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이 경우, 전화사기범이 아무리 지능적으로 금융기관 직원이나 공무원을 사칭하더라도 국민들이 쉽게 간파할 수 있으므로 전화금융사기 피해 예방에 큰 효과가 기대된다.

이 서비스는 SK텔레콤과 LG텔레콤은 2009년 11월 1일 시행하고, KTF는 2010년 2월 1일 시행 예정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자신에게 걸려온 전화를 받기 전에 발신자 번호를 반드시 확인하고 001, 002 등 발신번호 앞에 국제전화임을 알리는 식별 번호가 표시되어 있거나, 휴대폰 수신시 액정화면에 국제전화입니다라는 문구가 표시된 전화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하였다.

■외국인의 은행계좌 요청 시, 위조여권 여부 확인

경찰청은 전화사기범들이 위조여권 등을 이용하여 대포통장을 개설하고 이를 범행에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판단, 은행에서 외국인이 계좌를 요청할 경우 관련 기관과 자료를 공유하여 위조 여권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하였다. 

이 시스템은 지난 2009년 3월 17일 국민은행에 최초로 도입한 이후, 4월 8일 우리은행에도 도입하였으며 나머지 다른 은행에도 도입을 요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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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경찰은 전화사기범에 대한 강력한 단속을 추진하여 전화사기범 11,968명을 검거하여 1,414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또한 올해 4월 1일부터 2개월간 전화금융사기범에 대한 특별단속을 추진하고 있으며, 특별단속기간이 종료된 후에도 전화금융사기를 서민생계침해형 범죄로 지정하여 금년 내내 지속적인 단속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전화로 주민번호, 휴대전화번호, 예금 계좌 등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경우나 카드와 휴대전화를 가지고 현금인출기 앞으로 가도록 유도하는 경우는 100% 사기전화이다"라며, "전화의 상대방이 시키는 대로 하기 전에 가족이나 이웃과 상의하고 경찰이나 금융기관에 직접 전화를 걸어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