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국내 유닉스 서버 시장 맹주를 놓고 한국IBM과 한국HP간 대권레이스가 본격화됐다. 언론을 통해 익숙한 장군멍군식 공방전도 다시 시작됐다.
선제공격은 한국IBM에 의해 이뤄졌다.
한국IBM은 지난달 27일 저녁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해 국내 유닉스 서버 시장에서 HP를 제치고 1위에 오른 것을 계기로 올해 유닉스1위 굳히기에 들어가겠다고 한국HP를 향해 공세의 포문을 열었다. 한국IBM의 탁정욱 상무는 2009년은 IBM에게 유닉스 서버 1위의 원년이 될 것이란 수사학도 구사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의 국내 서버시장 자료(잠정치)에 따르면 한국IBM은 지난해 유닉스서버 시장에서 42.9% 점유율로 한국HP(41.7%)를 근소한 차이로 누르고 1위에 올랐다. 2002년 이후 한국HP가 유닉스 서버에서 선두를 내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IBM은 분기별로 유닉스 서버 1위에 오른적은 있지만 연간 성적표에서는 매번 한국HP에 고배를 마셨다. 시장 판세는 한국HP, 한국IBM 양강 구도로 짜여졌지만 하나뿐인 1위 타이틀은 늘 HP의 몫이었다.
그런만큼 한국IBM은 지난해 IDC 자료에 대단한 의미를 부여하는 모습이다. 시장 주도권이 HP에서 IBM으로 넘어오는 신호탄이란 설명이다. 탁정욱 상무는 지난해 선전을 발판으로 올해 확실한 1위에 올라서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국IBM은 유닉스 서버 시장이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서도 전년대비 플러스 성장을 목표로 잡았다. 이를 통해 유닉스 서버 시장에서 반짝 돌풍이 아닌 '롱런가도'의 초석을 다지겠다는 것이다.
한국IBM은 TPC-C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 IBM 유닉스에 탑재된 파워6 프로세서가 tpmc(분당처리건수)에서 HP를 크게 앞섰다면서 HP를 상대로한 성능 논쟁에도 적극적이다. 한국IBM은 HP가 과거와 달리 tpmc로 맞불작전을 펴지 않는 것은 그만큼 명분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공세를 멈추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에대해 한국HP는 한국IBM의 지난해 성적표와 관련 반짝 돌풍일 뿐이라고 깎아내렸다. 올 1분기에 바로 전세를 뒤집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HP 관계자는 지난해 한국IBM은 한국거래소(KRX) 프로젝트에 유닉스 시스템을 대량 공급하면서 2분기와 3분기 점유율 1위에 올랐지만 4분기에는 다시 HP가 앞섰다면서 올 1분기에도 HP가 프로젝트를 많이 수주한 만큼 1위가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이에 따라 1분기 유닉스 서버 시장에서 업체간 성적표가 어떻게 나올지가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HP가 IBM 돌풍을 잠재우는 결과가 나올지 아니면 IBM이 롱런가도를 위한 터닝 포인트를 확보하는 상황이 벌어질지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HP는 올 여름 이후 신형 아이테니엄칩을 탑재한 유닉스 서버 신제품도 선보일 예정. 그러나 한국IBM과 소모적인 하드웨어 성능 논쟁은 지양하겠다고 밝혔다. 불필요한 싸움이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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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HP 관계자는 IBM의 성능 공세에 대해 IBM 파워6 프로세서는 클럭 속도가 예전보다 두배 이상 좋아졌지만 그렇다고 성능도 두배 좋아진 것은 아니다면서 성능은 30~40% 좋아졌을 뿐이고 이는 HP가 OS 버전 업그레이드만으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받아쳤다.
또 프로세서 클럭속도만 놓고보면 IBM 말이 맞지만 전체 시스템 성능은 OS와 애플리케이션에 의해 보다 크게 좌우된다면서 시스템 성능은 고객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상황에서, 클럭속도를 강조하는 IBM의 마케팅은 지나치게 하드웨어 지향적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