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업계, '규모의 경쟁'이 몰려온다

기업 인수경쟁

일반입력 :2009/02/27 11:05    수정: 2009/02/27 17:41

김태정 기자

올해로 안철수연구소(안연구소)가 문을 연지 14년이 됐다. 척박한 국내 소프트웨어 환경에도 불구하고 나름 자리를 잘 잡아 국내 대표 보안 업체 반열에 올라섰다. '대표 보안 업체'를 노리는 경쟁 업체들의 공세가 이어졌지만 지금까지는 구호에 그쳤다.

그래도 안연구소 '대항마'를 꿈꾸는 벤처들의 출사표는 계속 쏟아지고 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특히 최근 들어 기업인수를 통한 몸집을 키우려는 작전이 숨 가쁘게 펼쳐지고 있어 대형 보안 업체의 등장으로 이어질지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에스지어드밴텍, 인수레이스 후끈

우선 에스지어드밴텍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이 회사는 산업용 컴퓨터를 공급하던 ‘어드밴택테크놀로지스’와 ‘스캐니글로벌’의 합병으로 지난해 출범했다. 스캐니글로벌이 인수한 ‘뉴테크웨이브’ 백신 기술도 품에 안았다.

최근에는 보안관제 분석 업체 센트리솔루션을 인수했고, 서버 보안 업체도 주목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2~3개의 기업 인수를 검토중이다.

에스지어드밴텍은 적극적인 인수를 발판으로 2010년 국내 대표 보안 업체를 꿈꾸고 있다. 일본과 대만 시장도 적극 공략하기로 했다.

은유진 대표는 "통합보안을 지향하는 만큼 업체 인수는 계속될 것"이라며 "회사를 국내 대표 보안 브랜드로 만들어보겠다"고 밝혔다.

최근 발표에 따르면 에스지어드밴텍의 지난해 매출은 109억원 정도. 660억원을 넘긴 안연구소에는 한참 못 미친다. 그러나 에스지어드밴텍의 공격적인 행보가 계속되는 만큼, 수치적인 격차는 좁혀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나우콤·이글루 등 성장세 주목

아프리카TV로 유명한 ‘나우콤’도 향후 안연구소의 대항마로 꼽힌다. 나우콤은 지난해 보안업체 ‘윈스테크넷’과 합치면서 현재 모습이 됐다.

윈스테크넷은 침입방지시스템(IPS) 시장에서 강자로 군림해왔다. 최근에는 ‘분산서비스공격(DDoS)’ 차단 솔루션이 인기를 끌면서 나우콤 매출 증대에 기여했다.

지난해 나우콤의 연 매출액 608억원 중 44%에 이르는 265억원이 여기서 나왔다. 보안 매출액만으로 안연구소의 1/3 이상은 넘긴 것. 나우콤은 각종 네트워크 공격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보안사업 성장세 지속을 자신했다.

통합보안관리(ESM)가 특기인 이글루시큐리티의 행보도 주목된다. 이 회사는 올해 들어 물리적 보안과 산업보안을 결합, 국내 대표 자리를 노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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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득춘 대표는 최근 “차세대 성장 동력을 지속 발굴해 국내 대표 보안업체로 올라설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 사업 확대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글루시큐리티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181억원 정도. 올해는 38% 성장한 250억원을 목표로 잡았다. 인수합병(M&A)에도 가능성을 열어놨다.

도전자들과 경쟁할 안연구소의 행보도 빨라졌다. 이미 활발한 업체 인수를 예고했다. 김홍선 안연구소 대표는 이달 6일 간담회서 “올해 인수합병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며 “해외사업 확대와 제품 라인업 강화가 크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