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선보인 삼성의 'NV24HD'는 24mm 렌즈가 단번에 눈길을 끌었었다.
당시 우리는 이러한 울트라와이드앵글(ultra-wide-angle) 트렌드가 소비자에게도 어필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이 예상은 적중했다.
파나소닉의 루믹스 'DMC-LX3'도 성공을 거뒀으며, 삼성 역시 신모델인 'WB500'으로 이러한 트렌드를 이어가고 있다. WB500은 지난 9월 포토키나(Photokina)에서 처음 그 모습을 드러낸 데 이어 올 초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CES에서 데뷔 무대를 가졌다.
삼성은 경쟁제품과의 차별화를 위해 10배 광학 줌을 전자동 카메라에 탑재하는 등 몇 가지 유용한 기능을 추가했다.
다양한 종류의 크리에이티브와 노출 기능이 있으나 수동 모드가 제한적이고, 높은 ISO 또는 장시간 노출샷 촬영시 약간의 지연 현상이 발생했다.
WB500은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모델명 'HZ10W'로 판매된다.

■디자인
디자인 측면에서는 삼성이 파나소닉을 모방한 듯하다. 루믹스 'DMC-TZ15'(이 모델은 추후 ZS3으로 대체될 예정)와 비슷한 디자인이다.
WB500의 전면에는 내장 플래시, 그리고 AF 반사경과 접하고 있는 커다란 렌즈 배럴이 달려 있다. 플래시의 위치가 핸드그립과 지나치게 가까워 촬영 도중 무의식적으로 플래시를 가리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는 아마도 카메라 전면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커다란 렌즈 배럴 탓인 듯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NV24HD처럼 플래시가 윗부분에서 팝업으로 올라오도록 하는 것이다.
WB500은 슬림 카메라는 아니며, 이 부분을 문제삼을 생각은 없다. 이런 종류의 고성능 카메라를 동작시키는 데 필요한 부품과 더 많은 렌즈를 보호하려면 견고한 섀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WB500은 밸런스가 좋은 편이며, 장시간 카메라를 조작하는 데도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
뒷면 구조는 버튼 몇 개가 달려 있는 정도로 지나치게 심플하다. 각종 기능들은 메뉴 버튼을 둘러싸고 있는 4방향 패드를 이용해 조작할 수 있다. 엄지받침대 위에 명령 레버가 있어 좌우로 움직여 노출 설정(또는 ISO나 화이트밸런스)을 변경할 수 있다. 엄지받침대 옆의 충전 포트는 쉽게 열리는 커버로 잘 보호돼 있다.
WB500는 전용 배터리 충전기를 제공하지 않는데 이는 어떤 캠프에 속하느냐에 따라 장점이 될 수도, 단점이 될 수도 있다. 장점이라면 여행용 충전기가 휴대하기에 그리 무겁지 않다는 점이고, 단점이라면 여분의 배터리가 없을 경우 배터리가 다 되면 속수무책이라는 점이다.
■기능
WB500의 핵심 판매 포인트는 10배 광학줌을 제공하는 24mm의 울트라와이드 앵글 렌즈다.
이 때문에 WB500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LX3과 동급으로 비교되고 있으며, 줌이 훨씬 더 길어 사용자에게 더 많은 유연성을 제공하기도 한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WB500은 사양이 비슷하고 25mm 렌즈가 달린 루믹스 DMC-ZS3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다른 대부분의 울트라 와이드 앵글 카메라와 마찬가지로 이미지의 양 측면에 왜곡현상이 나타났다. 사진 가장자리의 직선이 곡선처럼 보이는 경향이 있으나 피사체가 우스꽝스럽게 보일 정도로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WB500은 손떨림으로 인해 사진이 흐려지지 않도록 광학 이미지 안정장치가 달려 있으며, 작동도 매우 잘 되는 편이다. 1/20초의 셔터 속도와 낮은 조명에서 스냅 사진을 촬영하는 데도 전혀 문제가 없었으며 결과도 놀라울 정도였다.

WB500에는 프로그램과 수동 노출 기능이 통합돼 있지만 크리에이티브 기능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하다.
셔터 속도는 수동 모드에서 다양한 범위를 선택할 수 있으나 조리개 설정은 2개밖에 제공되지 않는다.
어떤 초점 거리에 있느냐에 따라 F3.3/F7.5 (가로일 경우) 또는 F5.8/F13.1(줌인일 경우)를 이용할 수 있다.
렌즈로 들어가는 빛의 양을 조절하는 조리개도 제공되지 않는데 이는 또 다른 필터를 이용해 센서의 조도를 줄일 수 있어 문제가 되지는 않을 듯싶다.
필드의 깊이는 동일하게 하고, 2개의 서로 다른 조리개를 설정한 후 사진을 촬영하자 이 기능은 곧바로 확인됐다.

삼성의 고성능 전자동 카메라라는 방향성에 맞춰 WB500도 1,280x720 픽셀에서 HD-품질의 비디오 캡처가 가능하다.
H.264 표준으로 압축되므로 파일 사이즈는 약간 더 작다. 품질 면에서는 괜찮은 수준이지만 탁월한 정도는 아니다.
특히 낮은 조명에서는 상태가 매우 좋지 않다. 그러나 한 가지 매력적인 부분은 동영상을 녹화하면서 줌 기능까지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기능은 현재 파나소닉 컴팩트 카메라에서만 제공된다.
WB500의 재생 기능은 다른 제품에 비해 매우 직관적이다. 스마트 앨범 기능을 이용하면 시간뿐 아니라 컬러 구조에 따라서도 이미지를 감상할 수 있다.
이 기능을 이용하면 특정 사진을 찾기 위해 카메라에 저장된 수백 장의 사진을 스크롤할 때도 이미지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사용자가 방향, 컬러, 밝기를 조절하는 것도 가능하며, 심지어는 톤을 조절해 얼굴이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할 수 있는 등 편집 기능도 제공된다. 이 기능의 최대 장점은 편집된 사진의 복사본을 저장하고, 원본 사진은 그대로 보관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내장 메모리는 10 메가픽셀 사진 5장 정도만 저장할 수 있는 10MB다. 이 정도 메모리로는 셔터버그에 충분하지 않으므로 더 많은 사진을 촬영하려면 SD/SDHC 카드로 메모리를 확장해야 한다. 배터리는 리튬이온이며, 컴퓨터에 연결돼 있을 때도 카메라가 작동한다.
■성능
WB500은 지금까지 본 카메라 중에서 속도가 가장 빠르다고는 할 수 없지만 리뷰 대상 제품들 중에서는 빠른 편에 속한다. 셔터 지연은 0.1초이며, 시작 시간은 2초에 약간 못 미친다. 사진 촬영을 시작하기 전에 커다란 렌즈 배럴이 본체에서 나와야 하므로 이 정도 시간이면 적정하다고 볼 수 있다.
한 가지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은 어두운 조명에서 초점이 잘 맞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외 촬영의 경우 정확하고 신속하게 피사체를 포착하는 등 성능이 괜찮은 편이었으나 실내 촬영에서는 초점이 연속적이지 않고, 아예 초점이 잡히지 않는다거나 원치 않는 피사체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도 있었다. 게다가 수동 초점 기능도 제공되지 않아 촬영자가 초점을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다.
뿐만 아니라 높은 ISO에서 사진을 촬영할 때 또는 셔터 속도가 느릴 때 추가 촬영을 하기 전에 촬영된 이미지를 프로세스하는데 약간의 시간(2초 정도)이 소요됐다. 정지된 피사체를 촬영하는 경우라면 셔터버그가 큰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스냅 사진이라면 문제가 달라진다.
■이미지 품질
이미지 품질은 삼성의 카메라를 논할 때마다 끊이지 않고 나오는 이슈다. 그러나 WB500에서는 이 문제가 상당 부분 개선됐다.
물론 이는 새로 장착된 이미지 프로세싱 칩 혹은 더 나은 센서 덕이겠지만 어쨌든 WB500의 사진 품질이 향상됐다는 점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ISO 80에서는 이미지의 세세한 부분이 훌륭하게 표현됐고, 눈에 띄는 노이즈도 없었다. ISO 100, 200에서는 컬러가 약간 얼룩져 보였으나 사진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나 ISO 400에서는 이미지의 세세한 부분에 일부 손실이 보였으며, 디지털 산물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ISO 800 이상에서의 촬영은 그다지 권하고 싶지 않지만 까다로운 사용자가 아니라면 ISO 800에서의 사진도 괜찮다고 할 수 있다.
ISO 1600에서는 사진에 얼룩이 나타났으며, 우리가 원하는 정도로 선명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전자동 카메라의 경우 대부분 ISO 400 또는 800 이상에서 좋은 품질의 사진을 얻을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WB500의 이미지는 보통의 다른 카메라에 비해 약간 낫다고 할 수 있다.
WB500은 다이나믹 레인지 영역에서는 성능이 꽤 좋았다. 적절한 노출 설정으로 하이라이트와 섀도우 영역에서 세세함이 풍부하게 표현된 사진을 얻을 수 있었다. 이러한 사진은 컴퓨터에서 후작업을 할 때 간단하게 검색됐다.
■결론
울트라 와이드 앵글 줌 카메라를 구입할 생각인데 과연 WB500이 괜찮은 제품일까? 초점 속도가 느리고 수동 노출 모드가 제한적이라는 점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이에 대한 대답은 예스다.
사진 촬영의 대부분을 프로그램 모드에서 하는 경우에도 WB500은 괜찮은 선택이다. 또 간편한 편집 옵션과 똑똑한 재생 모드가 WB500의 몇 가지 단점을 상쇄시키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카메라를 당장 구입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라면 조만간 출시될 루믹스 DMC-ZS3도 검토 대상에 올려놓으라고 권하고 싶다.
■제품 사양
일반 사항
크기 105 x 61.4 x 36.5 mm
카메라 내부
해상도 10.2 메가픽셀
줌 범위 10배
초점 거리 24 ~ 240mm (35mm 환산화각)
카메라 외부
LCD 사이즈 2.7 인치
플래시 타입 내장
이미지 캡처
디지털 비디오 캡처 지원
최대 비디오 해상도 1280 x 720 @ 30 f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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