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가 2009년 국내 기업들의 IT 투자 축소로 이어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시장 조사 업체 한국IDC는 10일 국내 500여개 주요 기업을 상대로 조사한 '2009년 국내 기업들의 IT 투자 보고서'를 발표하고 올해 국내 기업들의 IT투자가 전년 대비 -6.5%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IDC 전망은 현재까지 각 기관에서 발표한 IT 전망치 중 가장 낮은 수치다.
보고서에 따르면 IT 투자 위축은 조사대상 산업군 전반에 걸쳐 나타났다. 특히 제조 분야 IT 투자가 -14.5%로 가장 크게 줄었다. 제조업의 경우 세계경제 동반하락의 여파로 급격한 수출 둔화에 직면해 있고 내수경기까지 침체되면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국IDC는 설명했다.
전년 대비 대규모 프로젝트 수와 규모가 줄어든 금융업도 올해 IT투자가 -5.1%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 및 공공분야는 -1.8% 감소에 그쳐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적었다.
이에 대해 한국IDC는 당초 정보화 예산 삭감으로 정부 및 공공분야 IT 투자 감소폭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됐으나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 노력과 사회간접자본(SOC) 사업과 연계된 신규 IT 시장 창출 가능성 때문에 하락폭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이외에 통신(-6.4%), 유통(-0.9%). 대학(-1.1%)이 다른 업종도 모두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조사됐다. 닷컴 시장(6.4%)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 분야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새로 출시한 게임들이 성공을 거둬 오랜만에 성장 모멘텀을 이어가고 있는 온라인 게임업계의 힘에 기인한 바가 크다는게 한국IDC 설명이다.
한국IDC는 이번 보고서에서 IT 운영비용절감이 2009년 IT 담당자들의 가장 큰 화두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정된 IT 예산을 보다 합리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각 기업들은 최대한 지출을 줄이고 기존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데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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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예년보다 많은 업체들이 가상화나 클라우드 컴퓨팅 같은 이슈에 관심을 갖고, 도입 의사를 보일 것이라고 한국IDC는 전망했다. 그러나 IT 비용절감이 절대적인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국제회계기준(IFRS)이나 보안 등 미룰 수 없는 사안에 대해서는 꾸준한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조사를 담당한 한국IDC 컨설팅 그룹의 하현정 선임연구원은 심화되고 있는 글로벌 경제위기가 국내 IT 투자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막연한 우려가 이번 조사를 통해 현실로 드러난 것 같다며 이번 조사는 기업들의 IT 예산 계획을 조사한 것이기 때문에 향후 실제 집행규모와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투자 규모를 -6.5%까지 대폭 삭감했다는 것은 최근 경제상황에 대해 기업들이 느끼는 심리적 불안감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결과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