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커뮤니케이션즈(SK컴즈)가 검색 시장에서 '메이저 플레이어'로 올라서기 위한 사활건 한판 승부를 펼친다.
9일 SK컴즈는 그동안 예상됐던 '네이트닷컴'과 '엠파스'의 통합을 전격 발표했다. 통합된 포털은 네이트닷컴에서 '닷컴'을 빼고 유무선 조화를 강조한 '네이트'란 이름이며, 내년 3월 공식 런칭된다.
네이트는 기존과는 달리 검색 기능이 전진배치된게 특징. 업계 최강 네이버를 상대로 충격파를 던져 엠파스가 누렸던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검색 신기능 대거 포진
SK컴즈에 따르면 ‘네이트’는 화려한 검색 기능들을 갖췄다.
우선 네이트는 국내 검색포털 최초로 ‘동영상 배경음악 검색’을 제공한다. 영상 및 음향 정보를 분석, 동영상 배경음악 제목을 몰라도 원곡과 가사를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다. 국내 SNS 1위 싸이월드의 검색 허용 동영상 등 1억건에 달하는 DB도 네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컬러로 이미지를 찾을 수 있는 ‘팔렛트 검색’과 이미지 정보 중 형태정보를 바탕으로 인물사진을 구분하거나 모양을 인식하는 ‘피사체 검색’도 네이트가 준비한 아이템.
아울러 SK컴즈는 2천500만명이라는 국내 최대 회원 수를 자랑하는 메신저 ‘네이트온’도 검색 강화를 위해 동원했다. 앞으로 네이트온 동시 접속자들은 실시간으로 궁금한 지식을 묻고 답할 수 있다.
■ 엠파스 전성기 영화 재현 준비
SK컴즈의 행보는 검색 시장에서 이대로 물러설 수 없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한때 엠파스가 가졌던 검색 1위 자리를 당장 탈환하지는 못하더라도 발판은 마련하고 싶다는 희망이 진하게 풍긴다.
1996년 박석봉 전 대표가 세운 엠파스는 ‘자연어 검색’을 내세워 2000년대 초까지 국내 검색 시장을 이끌었다. 2005년에는 다른 포털 자료도 함께 열람할 수 있는 ‘열린 검색’을 선보여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엠파스는 네이버 ‘지식in’이 인기를 끌면서 입지가 좁아졌고, 2006년 10월 결국 SK컴즈에 팔렸다. 당시 SK컴즈는 엠파스 검색을 살려보려고 꽤나 노력했지만 네이버와 다음커뮤니케이션을 크게 따라잡지 못했다.
절치부심 2년. SK컴즈는 다시 검색을 선봉에 내세웠다. 이번에는 아예 ‘검색연구소’를 신설, 장기적인 경쟁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검색연구소 소장은 MSN을 물리치고 네이트온을 메신저 1위에 올려놓은 권승환 상무가 임명됐다. 권승환 상무는 “엠파스의 열린 검색과 네이트온의 커뮤니케이션 장점을 살려 신뢰도 있는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 검색광고 시장 불황이 장애물
네이트가 목표대로 검색 시장에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리지는 미지수다. 이미 네이버와 다음으로 대표되는 두터운 진입 장벽이 세워져 있다.
검색광고 시장도 심각한 불황에 빠져들었다. 경기침체로 인해 광고주들이 지갑을 열지 않은 상황에서 새 검색 서비스로 트래픽을 늘린다 해도 수익으로 연결하기는 힘들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다음도 촛불정국과 맞물려 트래픽을 엄청나게 올렸지만 정작 검색광고 사업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다음은 3분기 검색광고 매출이 전 분기보다 2.9% 증가한 313억원에 머물렀다.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도 같은기간 검색광고 매출이 오히려 1억원 줄어든 1천516억원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SK컴즈가 검색에 대한 치밀한 준비로 사용자 수를 대폭 늘린다 해도 실수익 증가는 큰 기대가 어렵다”며 “광고주 영입에 대한 철저한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SK컴즈는 “검색광고는 포털의 최대 수익원이기에 불황도 타개할 의지가 필요하다”며 “현재 4% 정도인 검색 점유율을 10%까지만 늘려도 상당한 수익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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