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시장이 떠오르고 있다. 가트너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세계의 스마트폰 시장은 2008년 2분기에 전년도 동일 분기 대비 16%가 성장했다. 아직까지 가장 많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OS는 Symbian이지만 계속 점유율이 추락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추락할 것으로 보인다.
2위는 블랙베리로 유명한 RIM(Research In Motion)이고, 3위는 마이크로소프트의 Windows Mobile이 차지했다. 리눅스는 4위를 차지했는데, Symbian과 마찬가지로 점유율이 계속 추락 중이다.
그 이유는 특별히 밀고 있는 업체가 없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5위는 애플 아이폰의 Mac OS X가 차지했으며, 다음 번 조사에서는 리눅스를 젖히고 4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구글 Android의 경우 2분기에는 출시전이라서 통계에 잡히지 않았다.
그리고 드디어 북미에서 스마트폰의 시장 점유율이 10%에 도달했다. 1년 만에 두 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이제 수년 내에 일반 휴대폰과 스마트폰의 구분은 의미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는 거의 모든 폰에 스마트폰용 OS가 들어가게 될 것이고, 소비자는 별 생각이 없이 그것을 구매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 그간 이통사들이 자사 콘텐츠 매출의 저하를 우려한 나머지 스마트폰의 보급을 꺼려해서 그 어떤 나라들보다 스마트폰의 보급이 뒤쳐진 상태인데, 최근에 와서 겨우 Windows Mobile의 보급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아이폰과 구글폰은 아직 출시가 안되었다.
스마트폰이 휴대폰의 미래인 것은 분명하다. 다만 최근의 금융위기로 인해 그 시기에 대한 정확한 예측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스마트폰의 확산을 위한 세가지 선결 과제가 있다. 첫째는 저가격화, 둘째는 OS의 향상, 셋째는 킬러 애플리케이션의 등장이다.
무엇보다도 스마트폰의 가격이 일반 휴대폰과 경쟁할 수 있을 정도로 저렴해져야 한다. 모든 기종이 저렴할 필요는 없겠지만, 어쨌든 대중적인 기종은 무척 저렴해야 한다.
그리고 OS는 기존의 휴대폰용 RTOS가 완전히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야 한다. 또한 OS의 성능과 범용성, 써드파티 개발의 활성화를 바탕으로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등장해야 한다. 즉 스마트폰에서만 가능하고 소비자를 확 사로잡을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많아져야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먼저 대중화될 수 있는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1순위일 것이다.
향후의 스마트폰용 OS는 마이크로소프트의 Windows Mobile, 애플의 Mac OS X, 구글의 Android, 이렇게 세 OS의 삼파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혁신적인 새로운 도전자가 나오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 말이다. 그렇지만 난세에 영웅이 나온다. 새로운 도전자로 누가 등장할 지는 알 수 없지만, 그 가능성은 열어놓아야 할 것이다.
현재 여러 스마트폰용 OS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의 삼파전이 될 것으로 예측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이것은 단지 OS만의 경쟁이 아니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생태계의 구축 역량이 필수적으로 요구되기 때문이다.
먼저 스마트폰의 보급을 위해서는 이통사 및 폰 제조사와 좋은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스마트폰용 OS라도 폰에 탑재되어 최대한 많이 확산이 되지 않으면 플랫폼 구실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보다 많은 폰에 탑재된 OS가 무엇보다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이다.
그리고 폰의 보급과 함께 중요한 점은,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만들어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실제로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될 수 있도록 파트너 업체 및 개발자들과 올바른 유대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그 점에 있어서는 지난 1980년대의 PC 부흥기가 좋은 참고가 될 것이다. IBM PC가 등장하기 전에는 여러 다양한 제조업체에서 각기 사양이 다르고 OS가 다른 PC를 전세계적으로 수백여 종이나 만들어 팔고 있었다.
심지어 한 제조업체에서 만든 PC도 그 기종에 따라 OS가 다 달랐고 애플리케이션은 전혀 호환이 안되었다. 예컨대, 당시 금성(현 LG)에서 만든 FC-100, FC-150, FC-80, FC-30 기종은 상호간에 전혀 호환이 안되었다.
그리고 당시에는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다. 어쩔 수 없이 PC는 원래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IBM PC가 나오고 그 개방성으로 인해 소위 IBM 호환 PC들이 대거 등장하고, 마이크로소프트가 재빠르게 MS-DOS를 보급함으로써 MS-DOS는 플랫폼의 승자가 되었다.
그 후 1992년 Windows 3.1을 거쳐 1995년 Windows 95가 등장하고, 업무용 오피스 및 최신 게임들이 Windows를 가장 먼저 지원하게 되면서 Windows OS는 사실상의 표준이 되었다. 그 성능 좋고 매력적인 Mac OS과 OS/2를 모두 물리치고서 말이다.
데자뷰, 즉 언젠가 경험한 적이 있는 일이 다시금 벌어지려고 한다.
지금의 휴대폰들은 OS가 다 다르고 애플리케이션도 서로 호환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했으며 아직도 그런 생각들이 존재한다. 물론 WIPI 등 Java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호환성의 노력은 있어왔다. 하지만 그 이상이 필요한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
기존의 휴대폰 시장은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단지 음성통화와 갇힌 데이터통신이 아니라, PC를 대체하는 제1의 인터넷 머신으로서의 지위를 요구 받고 있다. 실제로 모바일 서비스의 선진국인 일본에서는 모바일 사이트가 1만 6천여 개가 넘고, 관련 업체가 4천 개가 넘고, 7천만 명이 휴대폰으로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다.
전체 모바일 사이트 중 70% 이상이 Off-Deck(이통사들을 배제한) 사이트들이다. 결국 Off-Deck 사이트들의 활성화가 중요하며, 그것은 한국이 전혀 경험하지 못한 시장이다.
왜 스마트폰이 대세라고 단언을 하는가 하면, 그것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그것이 소비자들에게 실제로 편익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한번 경험하고 나면 이후에는 일반 폰으로 돌아가기 힘들다. 스마트폰에서의 경험을 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경험해보기 전에는 욕구가 없다. 하지만 한번 경험하고 나면 계속 사용하지 않고는 못 배긴다.
둘째, 현재 모바일 산업은 어떻게든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기존의 방식으로는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애플의 치열한 경쟁이 그것을 가능케 할 것이라고 본다.
모바일 산업에서 성공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다가오는 절호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될 것이다. 지금은 마치 PC가 막 부흥하던 시기, 또는 인터넷이 막 부흥하던 시기와 흡사하다. 스마트폰이 막 부흥하는 시기인 것이다. 빨리 시작하고 오래 버틸수록 승자가 될 가능성이 커진다. (시작도 중요하지만 그 자리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다시금 개발자들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그들이 주역으로 등장하는 시기가 왔다. PC 부흥기에, 인터넷 부흥기에 그랬듯이 말이다. 실제로 IT 역사는 현상은 달라도 본질적으로 흡사한 일들이 반복되고 있다. 필자는 1983년에 프로그래밍을 시작한 이후로 그것을 계속 목격해왔다.
현재 애플은 앱스토어를 성공적으로 데뷔시켜 전세계적으로 상당한 반향을 얻고 있으며, 구글도 안드로이드마켓을 만들었다. 마이크로소프트 또한 내년 상반기에 Windows Mobile 7.0을 출시하면서 스카이마켓이라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마켓플레이스를 오픈할 예정이다.
더불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콘테스트도 활발해지고 있다. 구글은 1천만 달러의 상금을 걸고 콘테스트를 개최했고, 마이크로소프트도 스카이마켓 오픈과 함께 콘테스트를 개최할 것이다.
일본에서는 소프트뱅크가 야후와 함께 1억 5천만 원의 상금을 걸고 콘테스트를 하고 있으며, 한국의 경우 T옴니아(Windows Mobile 탑재) 출시 후 콘테스트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것이 스마트폰의 현 상황이다. 개발자들이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배포/판매할 수 있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마켓플레이스가 계속 등장하고 있으며, 업체들은 서로 개발자들을 확보하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있다.
이렇듯 앞다투어 콘텐스트가 개최되는 현상이 과연 얼마만인가! 이것은 명백히 1980년대 PC 시절의 데자뷰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PC 플랫폼을 장악할 수 있었던 이유에는 수십 가지가 있겠지만,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개발자들을 위해 좋은 개발도구와 정보를 제공했고, 개발자들과 호의적인 유대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고 실제로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는 점에 있다. 그것이 Windows 애플리케이션 생태계의 구축에 일조했다.
다만 최근 개발자들의 열정과 지지는 애플과 구글 쪽에 기울어지고 있어서 오히려 마이크로소프트는 불리한 상황에 놓여있다. 그것을 만회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는 보다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필자는 스마트폰에 상당한 기회가 있다고 본다. 물론 이것은 미래에 대한 예측이므로 필자가 틀릴 수도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의견에 동조하여 다가오는 기회를 활용하든가 또는 무시하는 것은 개인의 선택이다. 어쨌든 어떤 선택을 하는 가에 따라 다른 결과가 기다리고 있음은 분명하다.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필자라면 변화와 희망에 투자를 하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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