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U 기반 퍼스널 슈퍼컴퓨팅 시대 '초읽기'

일반입력 :2008/07/23 17:56

PC성능이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따라 슈퍼컴퓨터와 맞먹는 PC를 책상 위에 놓고 쓸 날도 멀지 않은 듯 하다. 특히 'GPU 컴퓨팅'이 급물살을 타면서 슈퍼컴급 PC의 등장이 초읽기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GPU(Graphics Processing Unit)란 대용량 부동소수점 데이터를 병렬 고속 처리를 통해 매우 빠르게 계산할 수 있는 컴퓨터 부품의 핵심으로 3D게임과 자동차 시뮬레이션, H.264 등의 방송 콘텐츠와 U-헬스케어 분야에서 주로 활용되고 있다.

반면 CPU(Central Processing Unit)는 고정, 부동소수점을 모두 처리할 수 있지만 부동소수점연산에서 GPU 성능을 따라잡기엔 한계가 있다. 특히 최근 GPU 활용 범위가 넓어지면서 CPU 역할을 대신하는 ‘GPU 컴퓨팅’이란 개념이 확산되고 있다.

‘GPU 컴퓨팅’이 ‘슈퍼’란 꼬리표를 붙이게된 계기는 엔비디아코리아가 최근 ‘테슬라(Tesla) 10’ 버전을 내놓으면서부터다.

테슬라10은 엔비디아의 슈퍼컴퓨팅 솔루션으로 개발자라면 알만한 C언어 기반 GPU 프로그램 언어인 ‘쿠다’(CUDA)와 결합돼 마치 DNA가 세포분열을 하듯 각 분야에 빠르게 퍼지고 있다.

국내외 학술단체 및 의료전문기관, 대학연구소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는 테슬라10은 ▲작업시간 단축과 ▲저렴한 설치비용 ▲서버공간 확보의 용이성 ▲응용 프로세서의 빠른 구축 등의 이점이 있다. 때문에 기존에 비싼 비용을 들여 슈퍼컴퓨터를 임대해 사용하는 단체들은 귀가 솔깃해질만 하다.

이주석 엔비디아코리아 이사는 “슈퍼컴퓨팅에 큰 변화가 오고 있다며 “집에서 사용하는 데스크톱PC에서 슈퍼컴퓨팅의 성능을 만끽할 수 있고 구축비용도 7천달러 정도로 통상 슈퍼컴퓨터 비용인 500만 달러에 비하면 무척 경제적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선희 엔비디아코리아 부장도 “중국 명문대인 칭화(淸華)대학교에선 200대의 테슬라 제품이 도입돼 운영되고 있다며 “학교당 1대의 슈퍼컴퓨터가 아닌 학과당 1대의 슈퍼컴퓨터를 운영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코리아는 지난 21일 테슬라 제품매니저 수미트 굽타(Sumit Gupta)씨를 초대해 테슬라10 제품설명회를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한국지사 사무실에서 처음 가졌다. 테슬라 시리즈 개발 역사는 10여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테슬라10 공급은 해외시장 중심으로 지난해부터 본격 이뤄졌다.

테슬라 시리즈가 능력을 인정받았던 계기는 조류독감 등의 가축 전염병에 대한 의료계의 신속한 대처에서였다.

수미트 굽타 씨는 “의료업계는 인간을 위협하는 새로운 질병들이 기술 진보보다 빨리 등장하면서 이에 대처할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당면한 과제”라면 “테슬라 제품의 빠른 연산처리 속도가 의료계에 큰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의료 업계에선 암 발생 여부를 확인하는 진단 의료시스템에서 그 능력을 입증 받고 있다”고 엔비디아코리아 관계자는 전했다.

한국에선 4주 연속 기상오보를 낸 슈퍼컴퓨터를 대체할 제품으로 기상청 구매공고에 국내 제조사가 쿠다를 적용한 제품을 제안해 놓은 상태다. 수미트 굽타 씨는 “미국에선 쿠다를 적용한 기상예측 프로그램으로 20%가량의 성능 향상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10과 쿠다는 국제, 단기금융시장의 예측자료를 뽑는데도 한몫을 한다. 금융은 한 순간의 판단이 조단위 돈을 움직인다. 그런만큼 신속하고 정확한 판단이 필수적이다.

테슬라10과 쿠다를 적용해 ELS 가치평가 및 금융상품 위험관리, 옵션 가치 평가 등의 분석 시뮬레이션을 구축한 연세대학교 류현곤(박사과정)씨는 “증권사에선 주식 민감도를 빠르게 계산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런 과정을 쿠다를 통해 예측할 수 있었다”며 “만일 업계에서 100개의 상품을 분석하는데 대략 2시간이 걸린다면 테슬라10과 쿠다를 활용한 GPU 병렬처리를 통해 그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류씨가 테슬라10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두가지다. 하나는 대학 연구소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인 만큼 충분한 예산 확보가 쉽지 않았다. KISTI 슈퍼컴퓨터를 1년간 10시간 사용하는 과정에서 90초 분량의 시뮬레이션을 돌리기 위해 대기순서를 받고 30분 이상을 기다려야 했던 탓도 있다.

그가 약식으로 개인용 슈퍼컴퓨터 시설을 갖추는데 투입한 비용은 모두 500만원이다. 계산용 서버로 페도라(Fedora Linux)운영체제에 인텔 컴플라이어와 쿠다를 채용했고, 테슬라 C870 3개를 장착했다. 보조용 워크스테이션은 윈도XP와 비주얼 스튜디오 2003, 쿠다, 테슬라 C870 1개를 장착했다.

테슬라10은 전작인 테슬라8에 비해 성능과 메모리 부문에서 2배 이상 높은 수치를 보인다. 테슬라8이 초당 500기가플롭스(GIGA FLOPS)라면 테슬라10은 1테라플롭스(TERA FLOPS)다. 메모리 용량에선 테슬라8이 1.5기가바이트(GB)라면 테슬라10은 4GB이다.

이같은 기술발전은 자동차와 의류 업계의 불필요한 비용 소모를 덜어주는 획기적인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제공한다.

이주석 이사는 “자동차 생산업체의 경우 신상품 출고 이전에 수천만 원에 달하는 자동차를 충돌 등 갖가지 상황을 재연해 실험하는데 비용이 만만찮다”며 “테슬라를 통한 시뮬레이션은 실제와 같은 연산작업으로 컴퓨터 상에서 이 같은 테스트 작업을 가능토록 했다”고 말했다.

수미트 굽타 씨는 “의류업계에 CAD/CAM 공급하고 있는 이스라엘의 옵티텍스(OptiTex)사가 최근 테슬라 제품으로 구현한 그래픽 시뮬레이션을 제공함으로써 견본 의류를 여러벌 만들 수고를 덜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선희 부장은 “슈퍼컴퓨터는 성능이나 정밀성을 높이기 위해 ‘서버룸’을 2배로 늘려야 하는 등 실제로 CPU가 가져다주는 슈퍼컴퓨팅 한계는 분명 있지만 테슬라는 협소한 공간에서도 기능을 배로 늘릴 수 있다며 전문가그룹 중심의 마케팅 활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쿠다에 관한 자료는 GPU를 이용하는 고성능 컴퓨터(HPC) 개발자 커뮤니티 사이트인 '쿠다(CUDA)존'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