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북 프로와 아이팟의 폭발 사고가 연달아 발생해 세계가 떠들썩하다. 애플 마니아들은 이 재앙들이 제발 ‘우연’에 불과하기를 기도할 것이다.
맥북 프로의 발화 사고는 제임스 베일리스(James Bayliss)라는 독자의 제보가 크리스 피를로(Chris Pirillo)의 블로그에 올라오면서 알려졌다. 베일리스는 사용하던 맥북 프로의 뒷부분에서 갑자기 불이 올라 책상까지 불탔으며, 손에 화상까지 입었다고 주장한다.
사건 발생 직후 베일리스는 애플 고객센터에 항의 전화를 했다. 설명을 들은 애플 직원은 무려 100개에 가까운 질문들을 했다고 한다. 이 질문들 중에는 “소방서에 연락할 필요가 있었는가?”, “손해 배상액을 책정하기 위해 담당자가 방문하기 바라는가?” 등도 있었다고 한다.
당시 찍은 사진을 보면 좌측에 있는 팬 부분이 발화점인 듯하다. 혹시 팬이 고장난 것은 아닐까? 어쨌든 이 부분은 ‘MagSafe 플러그’가 있어 원래 발열이 많은 것이 사실.
질문을 많이 하긴 했지만 애플의 대처는 나름 신속한 듯하다. 베일리스는 현재 임시로 비스타를 탑재한 노트북을 사용하고 있지만 애플의 대응에는 만족을 표시하고 있다.
하지만 애플에 실상 심각한 문제는 아이팟에 있다. 얼마 전 1세대 아이팟 나노가 발화하면서 일본 경제 산업성이 애플 저팬에 엄중히 경고하고 나섰다. 포브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애플의 늑장 대응을 우려하고 있다.
경제 산업성 관계자는 “아이팟의 리튬 이온 배터리는 물론 애플 재팬도 함께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문제는 애플의 높은 인기와 맞물려 그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다. 허나 애플 외에도 모든 전자제품 브랜드들이 지닌 숙제이기도 하다.
LG전자는 2월말 노트북 ‘Z1-A2007’의 배터리가 녹은 사고가 발생하자 곧 판매를 정지했다. 이 모델은 지난해 1월 이후 약 5,000대가 제조됐다. 코리아타임스 등은 “LG전자가 노트북 배터리와 관련해 중대한 기술적 오류가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LG전자는 노트북 리콜을 포함한 추가 대책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용자의 책임 문제도 지적된다. 위 사건이 일어나고 며칠 뒤 삼성전자 SP10에도 불이 붙었다. 삼성전자는 이를 사용자 부주의에 원인이 있다고 본다. 발화 당시 사용자는 노트북을 배게 위에서 사용, 환기구를 막고 있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배게 때문에 노트북 환기구가 3시간이나 막혔다”며 “사용자도 자신이 부주의했음을 인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 해도 PC 제조사 책임이 아주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PC 제조사들은 사용자의 부주의까지 계산에 넣고 발화를 막는 기술을 설계에 넣어야 하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