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M웨어 "레티나 맥북, 윈도 적정해상도 OK"

일반입력 :2012/08/24 15:47    수정: 2012/08/24 16:00

화소 밀집도가 높은 최신 맥북의 '레티나 디스플레이'로도 윈도 운영체제(OS) 화면을 제대로 표시해주는 기술이 등장했다. 가상화 소프트웨어(SW) 전문업체 VM웨어의 데스크톱용 가상머신(VM) 구동 프로그램 '퓨전' 새 버전이다.

레티나디스플레이를 적용한 맥북프로 신기종은 기존 1440x900 해상도 LCD와 물리적으로 동일한 화면 크기에 해상도만 4배로 늘린 2880x1800 화소가 특징이다. 일반적인 PC 모니터나 LCD 패널보다 화소밀도가 월등해 벡터이미지나 시스템 글꼴 등 상대적 크기로 그려지는 화면 구성요소를 더 부드럽게 표현해 준다.

실제로 애플은 진작부터 OS X에 고해상도 아이콘을 지원하고 상대좌표 방식으로 창 테두리를 그리는 등 화면 표시방식을 대응시켜왔다. 자연스럽게 고밀도 화소를 지원해 기존처럼 정돈된 화면 표시가 가능했다.

그러나 윈도 OS의 경우 사정이 다르다. MS는 윈도 PC가 탑재되는 시스템의 화면해상도를 특정 모니터나 LCD 패널 규격에 맞추지 못한다. 업계 표준처럼 쓰이는 설정이 윈도 설치시 기본값으로 지정되는 96 인치당화소(DPI)일 뿐이다. 이 값을 고정한 채로 화면 해상도를 높이면 아이콘과 단추와 창들같은 구성요소의 실제 표시크기는 그만큼 줄어든다.

즉 레티나디스플레이를 품은 맥북에 보조 운영체제(OS)로 윈도를 설치할 경우 기본값인 96 DPI 설정을 유지시 OS X 마운틴라이언과는 달리 처참하게 '쪼그라든' 윈도 화면을 보게 된다. 실처럼 가느다란 창틀, 손톱보다 작은 아이콘, 쌀알만한 화살표, 깨알만한 글자 등 화면상의 구성요소를 알아보기 어려워진다.

게다가 윈도에서 DPI 설정을 높여도 해결이 쉽지 않다.

일단 윈도에서 높일 수 있는 DPI값은 이론적으로 최대 500%, 즉 480DPI까지 대응된다. 레티나 맥북의 15인치 기준 해상도는 220DPI라서 문제가 없을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윈도 시스템에서 DPI를 높여도 그 애플리케이션이 그걸 지원해주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물리적인 화소 밀집도에 표시방식이 좌우되지 않게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게 함정이다.

이런 프로그램은 DPI를 임의로 변경한 윈도에서 창틀은 굵어지지만 단추 크기는 그대로, 또는 메뉴는 표준 사이즈인데 창 안에 표시되는 콘텐츠만 몇배 늘어난 모양으로 뒤틀린 결과를 보일 수 있다.

VM웨어는 회사 주특기인 가상화 기술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회사는 23일(현지시각) 데스크톱 가상화 프로그램 '퓨전5'를 공개하며 마운틴라이언에 알맞게 설계됐고 최신 맥에서 윈도 표시화면을 레티나 디스플레이에 최적화했다고 밝혔다.

퓨전5는 레티나 맥북 최대해상도에서도 일반 DPI를 적용한 윈도 데스크톱을 표시할 수 있다. 레티나 맥북 해상도에 맞춰진 윈도 데스크톱 화면을 쓸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VM으로 돌아가는 윈도 데스크톱의 해상도를 따로 설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를 위해 OS X용 퓨전5를 설치후 애플리케이션 폴더에서 마우스 오른쪽 단추 메뉴를 열고 'get info'를 선택한다. 표시된 설정 상자 가운데쯤 'Open in low resolution' 항목에 '확인(V)' 표시를 한다. 이 항목을 선택하고나면 프로그램에서 윈도 데스크톱을 표시할 때 알아서 적정해상도를 적용해 준다.

한편 VM웨어 퓨전5는 70가지 이상 신기능도 대거 투입했다. 마운틴라이언에 통합된 '알림센터'와 '검색' 기능을 지원해 윈도VM을 설치한 뒤 그 프로그램을 런치패드에서 곧바로 다룰 수 있다. 애플TV를 갖고 있다면 HDTV에서 윈도 화면을 '에어플레이 미러링' 기능으로 표시하는 것도 가능하다.

VM웨어 퓨전5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곧 출시할 윈도8에도 대응한다. 맥 컴퓨터에서 윈도8 '모던UI'를 전체화면이나 유니티 모드로 제어할 수 있다. 윈도8에 투입된 주요 신기능들을 OS X 환경에서도 그대로 쓸 수 있다고 회사측은 덧붙였다.

앞서 언급한 레티나디스플레이 해상도 대응기술 외에도 USB3 지원이나 윈도8의 빠른 파일전송속도 등이 구현됐다. 가상화기술의 약점으로 꼽혀온 성능저하 문제도 최신 사양의 맥북에 맞춰 개선시킨 모습이다. 일례로 사용자는 윈도7을 재부팅하거나 절전모드 등에서 VM을 되살릴 때 40% 빠른 속도를 체감할 수 있다고 회사측은 주장한다. 더불어 퓨전5로 VM을 돌릴 때 모바일기기의 배터리 수명이 최대 45%까지 늘어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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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레티나디스플레이에 최적화된 UI 구성요소, 미리보기, 단추누르기 1번으로 저장된 VM 스냅샷을 다시 띄울 수 있는 원클릭 스냅샷 등이 업데이트됐다. 회사는 VM웨어 퓨전에 프로그램 사용자를 위해 내장한 동영상 학습 콘텐츠 '러닝센터'도 제공한다. 따라하기식으로 구성된 콘텐츠를 통해 맥에서 윈도를 사용하는 방법을 간편하게 배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존 윈도PC 환경을 완전히 맥 컴퓨터의 VM으로 옮기는 요령도 포함돼 있다.

회사는 맥 컴퓨터가 전문가 환경에 널리 도입되는 추세라며, 이를 지원하기 위한 퓨전5 '프로페셔널' 버전도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는 '제한된VM' 생성이나 네트워크 편집기를 통해 개별적인 네트워크 환경을 구성하는 등 향상된 기능을 제공한다. VM웨어 퓨전3 또는 퓨전4 사용자들은 퓨전5로 업그레이드시 '스탠다드' 버전 가격으로 프로페셔널판을 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