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무게중심 옮기는 오라클…클라우드 인프라 매출 121%↑

GPU 30만개 공급·AI 계약 300억 달러 돌파…투자 부담 낮추고 기업용 AI 확대

컴퓨팅입력 :2026/09/11 11:38    수정: 2026/09/11 12:56

오라클이 인공지능(AI) 수요 확산을 계기로 사업의 무게중심을 빠르게 옮기고 있다.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GPU 공급을 늘려 클라우드 인프라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는 동시에 고객 자금까지 활용해 투자 부담을 낮추고 기존 기업용 소프트웨어(SW)에는 AI 에이전트를 접목하는 전략이다.

오라클은 10일(현지시간) 2027 회계연도 1분기 어닝콜에서 클라우드 인프라(OCI) 매출이 74억 달러(약 9조 9720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121%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체 매출은 193억 달러(약 26조 70억원)로 30% 늘었다. 1분기 새로 확보한 AI 계약도 300억 달러(약 40조 4260억원)를 넘어섰다.

AI 인프라는 오라클의 실적 성장을 이끌고 있다. 직전 분기 93%였던 OCI 성장률은 이번 분기 121%까지 높아졌다. 남은 계약가치(RPO)도 직전 분기보다 260억 달러(약 35조 360억원) 늘었으며 오라클은 현재 RPO의 절반가량이 향후 36개월 안에 매출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했다.

클레이 마고요크 오라클 CEO는 "오라클이 추가 현금을 직접 마련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사진=지디넷코리아)

AI 인프라가 새 성장축…GPU 30만개 공급

오라클은 AI 학습과 추론 수요에 맞춰 컴퓨팅 인프라를 빠르게 확충하고 있다. 4분기 말 이후 고객에게 850메가와트(MW) 규모 AI 컴퓨팅 용량과 GPU 30만 개 이상을 공급했다. 1분기 공급 규모만 직전 분기의 약 3배로 지난 회계연도 전체 공급량의 73%에 해당한다. GPU 가동률은 97.9%를 기록했다.

오래된 GPU도 높은 가격에 다시 계약됐다. 1분기 계약 갱신 시점이 돌아온 GPU는 모두 재계약되거나 다른 고객에게 다시 판매됐으며 가격은 기존 계약보다 20% 높아졌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사용한 지 4년 이상 된 장비였다.

텍사스 애빌린 데이터센터에서는 한 분기에 GPU 13만 1000개를 공급했다. 직전 분기의 1.9배다. 전체 8개 건물 가운데 6개가 고객에게 인도됐으며 이들 시설의 전력 용량은 618MW로 전체 계획의 75%에 해당한다. 오픈AI의 GPT-6 아스트라도 이 시설에서 훈련됐다.

커지는 투자비…고객 돈·장비 활용해 부담 분산

성장 속도가 빨라지면서 투자 부담도 커지고 있다. 오라클의 1분기 영업현금흐름은 230억 달러(약 30조 9930억원)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자본지출은 280억 달러(약 37조 7310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잉여현금흐름은 마이너스 50억 달러(약 6조 7380억원)를 기록했다. 올해 전체 자본지출은 900억~950억 달러로 예상했다.

오라클은 투자 규모를 늘리되 이를 모두 자체 자금으로 부담하지 않는 구조를 확대하고 있다. 고객이 계약금을 먼저 지급하거나 직접 GPU 등 하드웨어를 구매하고 오라클이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운영을 맡는 방식이다. 공급업체 금융을 활용해 고객이 비용을 지불하는 시점에 맞춰 장비 비용을 지급하는 계약도 활용한다.

클레이 마고어크 오라클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추가 자본지출이 필요하지 않다는 의미가 아니라 오라클이 추가 현금을 직접 마련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AI 인프라 확장 속도를 유지하면서 자체 현금 지출 부담은 낮추겠다는 의미다.

일부 대형 데이터센터의 건설 지연 우려에도 오라클은 올해 실적 전망에 영향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뉴멕시코와 위스콘신 데이터센터가 인허가와 전력 확보 절차를 밟고 있지만 여러 지역에서 동시에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어 특정 시설 일정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인프라 넘어 SW까지…AI 에이전트 350만 회 실행

AI 전략은 인프라에 그치지 않는다. 오라클은 기존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에 AI 에이전트를 넣어 SaaS 사업의 성장 동력으로 활용하고 있다.

1분기 오라클 퓨전에 내장된 AI 기능은 1억 5000만 회 이상 사용돼 전분기보다 42% 증가했다. 실제 운영 환경에서 AI 에이전트가 실행된 횟수는 350만 회를 넘어 전분기의 약 두 배로 늘었다. 고객이 운영 중인 AI 에이전트도 2300개 이상으로 90% 증가했다.

오라클은 AI가 기존 기업용 SW를 대체하기보다 사용 방식을 바꿀 것으로 보고 있다. 직원이 시스템에 맞춰 업무 절차를 일일이 수행하는 대신 AI 에이전트가 정해진 업무 규칙에 따라 작업하고 사람은 예외 처리와 판단에 집중하는 형태다. AI를 SW 구축에도 활용해 수년 걸리던 도입 기간을 수개월로, 수개월 걸리던 프로젝트는 수주까지 줄인다는 계획이다.

오픈AI를 비롯한 외부 AI 기업과의 연결도 확대하고 있다. OCI 마켓플레이스에서 오픈AI API와 챗GPT 포 워크, 코덱스 등을 제공하고 GPT-6 아스트라도 지원한다. 구글 제미나이는 오라클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에 적용하고 그록과 딥시크 등 다른 AI 모델도 OCI에서 제공하고 있다.

관련기사

오라클은 이 같은 AI 사업 확대를 바탕으로 2027 회계연도 전체 매출 전망을 최소 900억 달러(약 121조 2780억원)로 상향했다. 2분기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0~34%, 클라우드 매출은 65~71%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힐러리 맥슨 오라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분기에 나타난 강한 실행력과 성장 가속을 반영해 연간 매출 전망을 최소 900억 달러로 상향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