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이 종묘 앞 세운4구역 재개발을 둘러싼 세계유산영향평가 논란에 법적 근거와 객관적인 검토 필요성을 강조했다. 서울시가 평가를 실시하면 신속한 절차 진행을 지원하고, 유산별 특성을 반영한 관리기준과 중복 규제 정비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국가유산청은 4일 입장문을 내고 "세계유산영향평가는 개발을 막기 위한 규제가 아니라, 유산 보존과 개발사업의 합리적인 공존을 모색하는 제도"라며 "세계유산 보존과 도시 발전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서울시 등 관계기관도 존중과 협력의 자세로 뜻을 함께해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번 입장문은 전날 서울시와 국민의힘 서울시당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동 주최한 ‘세계유산 보존과 도시의 미래, 공존의 길을 찾다’ 정책토론회에서 평가의 법적 근거와 적용 범위, 절차 등을 둘러싼 의견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토론회에서 명확한 기준과 근거 규정 없이 도시 발전과 시민 생활을 제약해서는 안 된다며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이에 국가유산청은 평가 요청이 세계유산협약을 준수하고 관련 법률을 이행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세계유산의 보존·관리 및 활용에 관한 특별법’ 제11조의2 제2항을 근거로 "세계유산지구 밖의 사업이라도 유산의 특성과 입지 여건 등에 비추어 탁월한 보편적 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하다고 인정되면 세계유산영향평가 실시를 요청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모든 외부 개발사업에 일률적으로 평가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유산별 특성과 사업계획에 따른 영향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운4구역에 대해서는 국가유산청과 서울시가 합의해왔던 기존 건축계획이 크게 변경돼 종묘의 조망경관과 역사문화환경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했다. 국가유산청은 "종묘의 세계유산적 가치는 건축물뿐이 아닌, 독특한 공간 배치와 자연환경과의 조화, 주변 경관 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형성된 것"이라며 전문적이고 객관적인 평가를 통한 대안 마련 필요성을 강조했다.
애드벌룬 등을 활용해 특정 지점에서 높이를 확인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객관적인 판단에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 국가유산청은 "구체적인 현장조사와 분석, 전문가 검토 등은 평가기관이 독립적으로 수행해야 한다"며 "서울시가 세계유산영향평가를 실시하면 평가 절차가 신속하고 원활하게 완료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협조할 것"이라고 전했다.
유산별 차이를 반영한 관리기준 마련 방침도 제시했다. 올해 등재신청서가 제출된 ‘한양의 수도성곽’은 수도 방어체계의 유기적 구성과 자연지형을 활용한 축성기술 등이 핵심 속성이어서, 주변 경관과 공간 배치가 중요한 종묘 등과 구별해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국가유산청은 "세계유산영향평가의 기본 원칙은 유지하되, 유산별로 차등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관리기준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관련기사
- 국가유산청, ‘2026 무형유산 국제학술행사’ 개최…국내외 조사체계 비교2026.11.03
- 허민 국가유산청장 "태권도 공동등재 사실상 어려워…확장·단독등재 노력"2026.11.02
- 국가유산청, 동국대와 경주 공동발굴 성과 특별전 개최2026.11.02
- 국가유산청, 덕수궁서 AI 황실 만찬 체험전…식재료 골라 요리 이미지 구현2026.11.02
지방자치단체와 사업시행자의 행정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제도 정비도 추진한다. 국가유산청은 "기존 제도와의 관계를 면밀히 검토한 후 불필요한 중복 규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와 규정을 정비하여 평가 기준과 절차의 합리성 및 예측 가능성을 높여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국가유산청은 "세계유산은 한번 훼손되면 회복하기 어려운 인류 공동의 자산"이라며 "서울시와 사업시행자, 주민, 전문가 등 관계자들과 적극 소통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