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노래도 저작권료 받나…음악산업 새 기준 논쟁

음저협 240억원 지급 보류…창작자 보호·수익 배분 기준 쟁점

유통/생활/문화입력 :2026/10/22 11:47

인공지능(AI) 제작으로 의심되는 음원 수백 곡을 둘러싸고 240억원에 달하는 저작권료 지급이 보류되면서 음악산업의 수익 배분 기준이 논란이다.

22일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에 따르면 유튜브 쇼츠를 활용한 이른바 '음원 어뷰징' 의혹과 관련해 4명의 권리자가 등록한 802곡의 저작권료 가운데 약 240억원의 지급이 보류된 상태다. 이미 분배된 금액까지 포함하면 관련 저작권료 규모는 300억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논란은 지난 1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특정 음원의 사용을 유도해 거액의 저작권료를 발생시키는 수익화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 수노 플러그인으로 음악을 작곡할 수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DB)

일부 쇼츠 음원 수익화 플랫폼은 영상 제작자가 특정 음악을 사용하면 발생한 수익의 일부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이 과정에서 영상 내용과 무관한 음악을 삽입하거나 음량을 사실상 들리지 않게 낮추는 등 저작권료 수익을 목적으로 음원 이용 실적을 늘렸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해당 음원들이 AI로 제작됐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음저협이 확보한 관련 음원 791곡을 해외 AI 음악 분석업체에 의뢰한 결과 일부 음원에서 AI 생성 가능성이 나타났다. 다만 분석 기관별 결과가 엇갈려 AI 제작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경찰은 지난 6월 30일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음저협은 이에 대한 수사심의를 신청했으며, 지난달 29일 이사회에서도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저작권료 지급 보류를 유지하기로 했다.

AI 음악을 둘러싼 갈등은 해외에서도 확산하고 있다.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는 지난 20일 AI로 생성된 저품질 음악과 스팸성 음원 5000만 곡 이상을 이용자 추천 목록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스팸성 음원 7500만 곡 이상을 플랫폼에서 삭제하기도 했다.

AI 음악의 유입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프랑스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디저에는 지난 6월 하루 평균 9만 곡에 달하는 AI 기반 스팸성 음원이 업로드된 것으로 전해졌다. 수노(Suno) 등 생성형 AI 서비스를 활용하면 전문적인 작곡 지식이나 녹음 장비 없이도 짧은 시간에 여러 곡을 제작할 수 있다.

음악업계가 우려하는 것은 AI 음악의 대량 유통이 기존 창작자의 수익에 미칠 영향이다.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특정 음원의 재생 비중이 커지면 전체 수익 배분 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AI 음악이 기존 음원과 동일한 시장에서 경쟁하는 만큼 창작자 보호를 위한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에서도 AI 음악의 저작권 인정 범위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현행 저작권법은 저작물을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간의 창작적 개입 없이 AI가 독자적으로 생성한 음악은 원칙적으로 저작권 보호 대상이 되기 어렵다.

반면 AI를 보조 도구로 활용하면서 사람이 작사나 작곡, 편곡 등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면 인간이 창작한 부분에 대해서는 저작권을 인정받을 여지가 있다. 다만 인간의 창작적 기여를 어떻게 판단하고 저작권료를 어떤 기준으로 배분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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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저협은 지난 8월 AI 활용 음악의 신탁 등록 기준을 마련해 시행하기도 했다. 당시 기준은 인간이 실질적이고 주도적으로 기여한 부분에 한해 등록을 허용하고 AI 활용 사실과 범위를 신고하도록 했다. 그러나 문화체육관광부가 문화예술계 전반의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하면서 해당 규정은 22일만에 철회됐다.

음저협 관계자는 "정당한 저작권료라면 당연히 지급되어야 하지만, 분배의 적정성에 중대한 의문이 제기된 상황에서 충분한 검증 없이 거액을 지급하는 것은 협회의 책임 있는 자세라고 보기 어렵다"며 "이번 사안은 일부 권리자에게 저작권료를 지급하느냐의 문제를 넘어, 다른 수많은 창작자들의 정당한 분배 몫이 침해됐는지를 확인해야 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