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전사적자원관리(ERP) 소프트웨어는 죽었습니다. 인공지능(AI) 도입이 본격화될수록 ERP의 중요성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굳이 과도한 비용을 들여 ERP를 교체하기보다 그 비용을 AI 등 혁신에 집중해야 합니다."
세스 레이빈 리미니스트리트 최고경영자(CEO)는 15일 서울 삼성동 파르나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기존 ERP 시스템을 교체하지 않고 AI 혁신을 추진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레이빈 CEO는 "우리는 ERP 소프트웨어가 죽었다고 확신한다"며 전통적인 ERP 운영 방식의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어느 날 아침 브라질산 커피에 50% 관세를 매기겠다고 하면 스타벅스는 즉시 대응해야 한다"며 “ERP는 코드가 너무 크고 복잡해 매일 바뀌는 세상의 속도를 따라갈 수 없다”고 말했다.
ERP 업그레이드도 답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SAP S/4HANA 전환에 수억 달러와 3~5년이 걸릴 수 있지만 S/4 역시 20년 전 설계된 제품이라며 "새 차라고 내놓았는데 실제로는 20년 된 모델인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리미니스트리트의 해법은 기존 ERP를 유지하면서 그 위에 에이전틱 AI 계층을 구축하는 것이다. 회사는 이를 위한 방안으로 현재 ERP를 최적화해 계속 사용하고, 제3자 지원으로 수명을 연장한 뒤 절감한 비용을 업무 혁신에 재투자하는 스마트 패스를 제시했다.
다만 레이빈 CEO는 AI를 무분별하게 도입하는 것을 우려했다. 최근 급증하는 토큰 비용 등으로 인해 사전 계획 없이 AI를 도입할 경우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고도 기대한 효과를 얻지 못할 수 있기 떄문이다.
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업무 낭비와 중복을 줄이고 반복 업무는 자동화한 뒤, 투자 효과를 측정할 수 있는 영역에 AI를 선별 적용하는 AI 라스트 전략을 제안했다.
세스 레이빈 CEO는 ERP의 죽음을 선언한 것처럼 장기적으로는 AI가 ERP를 대체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에이전틱 AI 계층이 결국 소프트웨어 기능을 100% 가져갈 것이고, 그 아래에 ERP 소프트웨어는 더 이상 남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수만 개 프로세스를 하나씩 옮겨야 하는 만큼 전환에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봤다. 당분간은 ERP를 유지하면서 무게 중심을 점차 AI 계층으로 옮기는 과정이 이어질 것이라는 의미다.
최근 국내 대기업들이 클라우드 ERP로 전환하는 데 대해서는 방향 자체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그는 "클라우드에서 S/4를 운영하더라도 기술의 방향은 바뀌지 않는다"며 "클라우드든 온프레미스든 그 위에 AI 계층을 얹는 아키텍처는 같다고 설명"했다.
리미니스트리트는 국내 적용 사례로 효성을 소개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효성은 에이전틱 UX를 판매 주문 업무에 적용해 주문 처리 시간을 2일에서 1분 미만으로 줄였고, 주문 주기도 24~48시간에서 6시간으로 단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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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미니스트리트는 앞으로 기업 전반의 AI 에이전트를 설계하고 관리하는 역할로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에이전트를 설계해 보안과 상호운용성을 검증하고, 배포 이후에는 전 세계 커맨드센터에서 24시간 감독하는 방식이다. 세일즈포스나 워크데이 등 개별 소프트웨어 안에서 작동하는 에이전트까지 포함해 기업 내 모든 에이전트의 활동을 한눈에 관리하겠다는 구상이다.
레이빈 CEO는 "돌과 종이, 스프레드시트를 거쳐 ERP를 써왔듯 이제 다음 세대 도구는 에이전틱 AI ERP"라며 "다만 AI가 ERP의 기능을 대체해가는 과정은 단번에 이뤄지지 않을 것인 만큼 리미니스트리트는 기업이 기존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면서 AI 중심의 업무 환경으로 단계적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