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 가득한 시장 '29CM DDP디자인페어' 가보니

국내 리빙 브랜드 100여 곳 참여…올해는 테이블웨어 존재감 확대

유통/생활/문화입력 :2026/10/14 18:01

“아빠가 디자인에 관심이 많아서 가족들과 함께 방문했어요. 독일에도 이런 전시회가 많지만 디자인 전시회는 처음이에요. 티셔츠가 예뻐서 하나 구매했어요.”

1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만난 독일인 관광객 레비(Levi)는 구매한 티셔츠를 보여주며 이같이 말했다. 독일 트리어에서 부모님과 함께 한국을 찾았다는 그는 2주간 한국에 머무를 예정이다. K팝, K컬쳐가 유럽 전역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K디자인까지 경험해볼 수 있어 인상깊었다는 소감도 덧붙였다. 

이날 개막한 ‘2026 DDP디자인페어 with 29CM’는 국내 리빙·라이프스타일 브랜드 100여 곳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행사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서울디자인재단과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 29CM가 공동으로 마련했다.

직접 둘러본 전시장은 지난해보다 그릇과 식기 등 테이블웨어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가구와 조명뿐 아니라 일상에서 사용하는 접시와 컵, 주방용품 등을 통해 자신의 취향을 표현할 수 있도록 꾸몄다. 전시장을 찾은 외국인 관람객도 눈에 띄었다.

1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6 DDP디자인페어 with 29CM’ 전시장 모습. (사진=지디넷코리아)

동대문 시장처럼 취향 따라 쇼핑…그릇·식기 눈길

올해 전시 주제는 ‘취향이 가득한 시장’이다. 다양한 물건과 사람이 모이는 동대문 시장에서 착안해 관람객이 자신의 취향에 맞는 브랜드를 발견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전시장은 일반적인 디자인 박람회처럼 가구, 조명, 생활용품 등 상품 종류에 따라 나뉘지 않았다. 대신 일상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와 관심사에 따라 네 가지 시장으로 구분했다.

혼자만의 휴식을 위한 ‘고요한 몽상가의 시장’, 식탁 위 즐거움을 제안하는 ‘다정한 미식가의 시장’, 정돈된 생활을 추구하는 ‘세심한 살림꾼의 시장’, 가족과 반려동물 등 소중한 존재와 함께하는 ‘유쾌한 동반자의 시장’이다.

1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6 DDP디자인페어 with 29CM’ 전시장 모습. (사진=지디넷코리아)

특히 올해는 식탁을 꾸미는 테이블웨어 브랜드가 눈길을 끌었다. ‘다정한 미식가의 시장’에서는 접시와 컵, 식기부터 다이닝 가구까지 다양한 상품을 만날 수 있었다.

국내 도자기 브랜드 이도는 한국 전통 도자기의 미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그릇을 선보였다. 헤리터는 칼과 도마, 유리잔 등 실용성과 디자인을 강조한 주방용품을 소개했다.

시계로 인지도를 쌓은 국내 홈·리빙 브랜드 피아바도 이번 행사에 처음 참여했다. 피아바는 가구와 시계, 세라믹웨어 등을 선보이는 브랜드로, 이번 전시에서는 주력인 가구보다 그릇을 앞세웠다.

1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6 DDP디자인페어 with 29CM’ 전시장 모습. (사진=지디넷코리아)

현장에서 만난 피아바 관계자는 “DDP디자인페어에는 처음 참여하는데, 29CM 입점 이후 매출이 늘었다”며 “주력 상품은 가구지만 이번 행사에는 그릇을 중심으로 가져왔다. 새로운 고객들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는 온라인에서 인지도를 쌓은 브랜드들이 오프라인에서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하려는 움직임과도 맞닿아 있다. 가구처럼 구매 전 고민이 필요한 제품보다 비교적 부담 없이 살펴보고 구매할 수 있는 그릇과 생활소품을 통해 브랜드를 알리는 전략이다.

1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6 DDP디자인페어 with 29CM’ 전시장 모습. (사진=지디넷코리아)

국내 브랜드만 100여 곳…첫 참가 브랜드 75% 넘어

지난해 행사와 비교해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참여 브랜드 구성이다.

29CM는 지난해 국내외 디자인 브랜드를 폭넓게 소개했다면 올해는 모든 참여 브랜드를 국내 브랜드로 채웠다. 29CM가 선정한 입점 브랜드 79곳과 서울디자인재단이 선정한 영디자이너 브랜드 20곳 등 약 100곳이 참여했다.

이 가운데 75% 이상은 DDP디자인페어에 처음 참가하는 브랜드다. 자체 오프라인 매장이 없는 브랜드도 70%를 넘는다.

온라인에서 상품을 판매하던 신진 브랜드들이 소비자와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것이다.

1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6 DDP디자인페어 with 29CM’ 전시장에서 브랜든 제품 (사진=지디넷코리아)

여행용 파우치와 가방 등으로 잘 알려진 브랜든 또한 이 전시회에 처음 참여해 다양한 수납 솔루션으로 확장된 제품군을 소개했다. 

공항을 모티브로 부스를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방문객이 공항 체크인 카운터를 연상시키는 입구에서 여정을 시작해 마치 항공기에 탑승하는 것처럼 구성된 공간을 지나며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브랜든의 제품과 기능을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게 했다. 

1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6 DDP디자인페어 with 29CM’ 전시장에서 브랜든 제품 (사진=지디넷코리아)

브랜든 관계자는 "DDP 디자인페어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색상을 별도로 마련했다"며 "온라인에서 확인하기 어려웠던 제품의 소재와 크기, 수납 구조 등도 현장에서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시장에서는 평소 온라인 화면으로만 접하던 상품을 직접 만져보고 소재와 색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침구와 타월 등 촉감이 중요한 제품부터 가구와 조명처럼 크기와 질감을 살펴봐야 하는 상품까지 다양하게 전시됐다.

29CM 역시 외국인 고객의 리빙 상품 구매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문을 연 이구홈 성수 1호점은 개점 1년 만에 누적 방문객 120만 명을 넘어섰다. 외국인 고객 매출 비중도 개점 초기인 지난해 7월과 비교해 올해 9월 말 기준 35%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1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6 DDP디자인페어 with 29CM’ 전시장 모습. (사진=지디넷코리아)

패션 넘어 리빙으로…29CM 홈 거래액 연평균 70% 성장

29CM가 디자인페어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빠르게 성장하는 홈·라이프스타일 시장이 있다.

29CM에 따르면 홈 카테고리 ‘이구홈’ 거래액은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70% 이상 성장했다. 올해 9월 말 기준 입점 브랜드 수도 2024년보다 25% 늘었다.

현재 이구홈에 입점한 브랜드는 약 4천 곳으로, 이 가운데 국내 브랜드 비중은 65%에 달한다. 29CM는 여성 패션에서 쌓은 브랜드 발굴과 큐레이션 역량을 리빙 분야로 확대하고 있다. 패션을 통해 자신의 취향을 표현하던 소비자들이 집 안 공간과 생활용품에서도 개성을 추구한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지난해 DDP디자인페어에는 5일 동안 3만 명 이상이 방문했다. 행사 기간 이구홈 거래액도 직전 주보다 40% 이상 증가했다. 오프라인에서 경험한 상품이 온라인 구매로 이어진 것이다.

1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6 DDP디자인페어 with 29CM’ 전시장 모습. (사진=지디넷코리아)

올해도 전시와 온라인 판매를 연결한다. 29CM는 오는 24일까지 앱에서 ‘월간 이구홈 DDP디자인페어’ 기획전을 열고 전시 참여 브랜드의 일부 상품을 판매한다. 고리스튜디오와 롬버스랩, 무자기, 타월로지스트, 호텔파리칠 등 17개 브랜드의 신상품도 선보인다.

행사장에서 받은 리플렛을 지참하면 이달 31일까지 이구홈과 이구키즈 오프라인 매장 7곳에서 10%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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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CM 관계자는 “국내 신진 홈·라이프스타일 브랜드는 차별화된 상품 경쟁력을 갖췄더라도 소비자와 직접 만날 수 있는 오프라인 기회가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며 “앞으로도 성장 잠재력이 높은 국내 브랜드를 발굴하고 온·오프라인 고객 접점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6 DDP디자인페어는 이달 18일까지 DDP에서 열린다. 개막일인 14일에는 오후 8시까지, 15일부터 17일까지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한다. 마지막 날인 18일에는 오후 6시에 문을 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