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도 검사받는데 AI는?"…MS 부회장, 법적 안전 규제 촉구

AI 통제 벗어나면 긴급 정지…사고 발생 시 피해자 통보 의무 제안

컴퓨팅입력 :2026/10/13 09:09

마이크로소프트(MS) 부회장이 인공지능(AI)은 우유나 세탁기보다 안전 규제가 부족하다며 사고 발생 시 기업에 피해자 통보 의무를 부과하는 등 법적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12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브래드 스미스 MS 부회장 겸 사장은 '빅 보스 인터뷰' 팟캐스트에서 AI를 도구이자 무기로 규정하고 법적 구속력을 갖춘 안전 규칙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일상에서 사용하는 제품에는 엄격한 안전 기준이 적용되지만 AI는 그에 걸맞은 규제를 받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스미스 부회장은 "현재 세탁기는 AI보다 더 많은 안전 규제를 받는다"며 "식료품점에서 판매하는 우유 한 팩도 안전 규정과 검사를 적용받는다"고 말했다.

브래드 스미스 마이크로소프트 부회장은 AI를 도구이자 무기로 규정하고 법적 구속력을 갖춘 안전 규칙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진=마이크로소프트)

구체적인 안전장치로는 AI가 사람의 통제를 벗어났을 때 작동을 중단하거나 속도를 늦추는 '킬 스위치'를 제안했다. AI 에이전트가 예상하지 못한 행동을 하더라도 사람이 개입해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기업의 책임을 명확히 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AI 에이전트가 허가 없이 다른 시스템에 접근하는 등 문제가 발생하면 기업이 사고 사실을 공식 보고하고 피해자에게 알리도록 법으로 의무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AI를 출시하기 전 안전성을 검증하는 절차도 필요하다고 봤다. 개발사의 자체 점검에만 의존하지 않고 정부의 독립적인 평가기관이 새로운 AI 기술의 위험성을 확인하도록 요구했다.

이러한 주장은 기업의 자율규제를 우선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정책 기조와 차이가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과의 AI 경쟁에서 미국 기업이 뒤처지지 않도록 규제 부담을 줄이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달 말 백악관에서는 오픈AI와 앤트로픽, 엔비디아, 메타, 구글 등 주요 기술기업 경영진이 AI 안전에 관한 자율적 약속에 참여했다. 기업들은 독립적인 감사기관과 협력해 AI 시스템이 의도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하고 허가받지 않은 시스템 접근을 방지하기로 했다.

스미스 부회장은 기업들의 자발적인 합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한계를 지적했다. 안전에 책임감을 가진 기업은 약속을 지키겠지만 그렇지 않은 기업까지 자율적인 기준에 따르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국제 AI 안전 기준 마련을 주도할 국가로는 영국을 지목했다. 영국이 첨단 AI 모델의 위험성을 직접 시험하고 검증할 수 있는 기술과 전문기관을 갖췄다는 점에 주목했다.

영국은 2023년 AI 안전연구소를 설립한 뒤 고성능 AI 모델의 위험성을 평가해 왔다. 이후 AI 보안연구소로 명칭을 바꾸고 사이버보안과 국가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협까지 평가 범위를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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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스 부회은 영국의 평가 역량이 국제 안전 기준 마련에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미국 정부도 유럽연합(EU)보다 영국이 주도하는 기준에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AI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고 사이버보안까지 위협할 수 있는 만큼 이제 행동에 나서야 한다"며 "차분하면서도 단호하게 사람들을 한데 모으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