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 국감 달군 '종묘 세운4구역'…여야 공방 가열

여당 "개발업자 돈벌이 전락 안 돼"…야당 "태릉·한예종 방치, 이중 잣대" 질타

유통/생활/문화입력 :2026/10/08 12:51    수정: 2026/10/08 14:07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종묘 앞 세운4구역 재개발을 둘러싼 인허가 전면전이 국가유산청 국정감사 도마 위에 올랐다. 여당은 무리한 고층 개발 강행을 질타한 반면, 야당은 태릉과 한예종 사례를 들며 유산청의 '이중 잣대'를 비판해 팽팽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8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가유산청 국정감사에서는 세운4구역 고층 개발 강행과 세계유산영향평가(HIA) 실시 여부를 놓고 강도 높은 질의가 이어졌다.

최근 국가유산청과 서울시의 갈등은 단순한 이견을 넘어 법적·행정적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8월 유산청은 허가 없이 세운4구역 부지를 무단 시추한 서울주택도시공사(SH)를 경찰에 고발하고, 해당 부지에 대해 '착공 불가' 결정을 내렸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사진=지디넷코리아)

또한 퇴임을 앞둔 종로구청장이 사업시행변경인가를 강행하자, 유산청은 서울시에 시정명령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이에 유산청은 상급 기관인 국토교통부에 직권 취소를 요청하고, 영국의 리버풀 사례를 들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취소 가능성까지 경고하며 초강수를 둔 상태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세운4구역 개발을 두고 "세계유산이 개발업자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8년 71.9m로 합의된 높이를 서울시가 갑자기 145m로 높인 것은 개발업자들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라며 "세계유산영향평가도 없이 인가를 강행한 종로구청의 행태는 상식 밖의 조치"라고 지적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가유산청의 행정 일관성을 문제 삼았다.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은 17년째 이전 문제가 방치된 한국예술종합학교 석관동 캠퍼스와 지지부진한 태릉 개발을 예로 들며 유산청의 대응을 꼬집었다.

정 의원은 "한예종 이전은 17년째 방치하면서 왜 유독 종묘 앞 세운4구역만 경찰 고발과 인가 취소 등 속도전으로 밀어붙이냐"며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원칙이 바뀌는 내로남불 행정이자 이중 잣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야당 소속 윤용근 국민의힘 의원 역시 태릉골프장(CC) 주택 공급 문제를 거론하며 "태릉의 세계유산영향평가 결과가 불리하게 나오면 주택 공급 물량을 줄이거나 개발을 아예 못 할 수도 있는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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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세운4구역 고층 개발에 대한 확고한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허 청장은 "주변이 건물로 둘러싸인 종묘에 똑같은 빌딩이 올라간다는 건 모순"이라며 "현재 문체부를 통해 국토부에 인가 취소를 공식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허 청장은 이중 잣대 지적에 대해 "국가유산청은 다른 잣대를 대지 않는다"며 "세계유산영향평가는 건물을 짓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개발과 보존의 균형점을 찾자는 것"이라며 유산 보호 원칙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