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G 코어망에 AI 어떻게 넣나...표준 설계부터 갑론을박

옴디아, 3GPP 논의 3개 방향으로 분석

방송/통신입력 :2026/10/05 07:00

6G 코어망에 AI를 어떻게 넣을지를 두고 글로벌 통신업계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기존 5G 단독모드(SA) 코어망을 활용하면서 AI 기능을 추가하는 방식부터 AI 에이전트를 중심으로 코어망을 대폭 재설계하는 방안까지 제시됐다. 이미 5G SA에 막대한 비용을 투입한 통신사들은 투자 보호와 점진적인 전환을 요구하고 있어 기술적 이상과 상업적 현실 사이에서 표준화 진통이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최근 3GPP에서 진행 중인 6G 코어망 논의를 분석해 AI 구현 방식에 따라 크게 3개 방향이 경쟁하고 있다고 라이트리딩닷컴을 통해 전했다.

옴디아는 먼저 “통신사들은 상당한 상업적 수익을 내지 못한 채 5G SA 구축에 따른 자본 비용을 여전히 부담하고 있다”고 짚었다.

실제 17개 통신사는 마드리드 회의를 앞두고 공동 입장문을 내고 기존 설비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경로와 투자 보호, 감당 가능한 수준의 6G 전환을 강조했다. 코어망을 처음부터 다시 구축하는 ‘리프 앤드 리플레이스’ 방식에 선을 그은 것이다.

지난해 3월 인천에서 열린 3GPP 6G 워크숍 현장, 사진_과기정통부

 5G 투자 살릴까, AI 네이티브로 갈까

옴디아가 주목한 3GPP 논의의 핵심은 AI 기능을 어디에 어떻게 구현할지와 단말·코어망 사이 비접속계층(NAS) 시그널링을 어떻게 처리할지다.

NAS는 단말과 코어망 사이에서 인증과 암호화, 이동성 관리, 세션 설정 등을 담당하는 신호 체계다. 2G GSM부터 사용돼 단말 베이스밴드와 가입자식별모듈(SIM) 보안 체계까지 깊이 연결돼 있다. NAS 구조를 바꾸려면 모뎀 재설계와 코어 보안 절차 개편, 기존 단말과의 호환성까지 고려해야 한다.

옴디아가 분류한 첫 번째 방향은 기존 패킷 코어와 별도로 AI 도메인을 구축하는 방식이다. 접속과 이동성관리기능(AMF)이 NAS 시그널링을 전달하고 별도 AI 도메인이 이용자나 AI 에이전트의 의도를 처리한다. 노키아와 T모바일 US, 버라이즌, 엔비디아, 도이치텔레콤, 퀄컴, 에릭슨, NEC 등이 이 방향을 지지한다.

옴디아는 이를 두고 “서방 통신사와 장비업체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얻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존 5G 서비스 기반 아키텍처(SBA)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5G 코어 투자를 보호하면서 기존 서비스와 함께 의도 기반 처리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두 번째는 AI 기능을 6G 네트워크 기능(NF)에 통합하는 방식이다. NTT도코모와 삼성전자, LG전자, NEC, 보다폰, 인도공과대학교 봄베이(IIT Bombay) 등이 지지한다. NAS 라우팅을 독립적으로 운영하거나 AMF 등 기존 코어 기능과 결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3GPP에서는 현재 1안과 2안을 일부 합치는 절충안도 논의되고 있다. AI 도메인은 별도로 유지하되 NAS 라우팅을 모듈화해 AMF에 신호 처리가 몰리는 것을 막는 방식이다.

세 번째는 AI와 에이전트를 네트워크 절차 자체에 깊숙이 통합하는 방식이다. 고정된 시그널링을 AI 에이전트의 동적인 의도 조정으로 바꾸고 AMF와 독립된 신호 라우팅 기능(SRF)을 활용한다.

화웨이와 하이실리콘, 차이나모바일, ZTE, 비보, 중국정보통신기술연구원(CATT)을 비롯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이화여대 등이 이 방향에 이름을 올렸다.

옴디아는 “기존 코어망에 AI를 덧붙이는 대신 상당 부분을 새롭게 설계하는 보다 과감하고 미래지향적인 자율 에이전트 구조”라면서도 “간결하고 단순한 설계, 5G SA에서의 점진적인 전환이라는 6G 기본 원칙에서는 벗어날 수 있다”고 짚었다.

결국 6G 코어망을 처음부터 AI 네이티브 구조로 설계할 것인지, 기존 5G 투자를 살리면서 AI를 단계적으로 품을 것인지가 핵심 쟁점인 셈이다.

코어망 넘어 단말 AI 주도권도 쟁점

기존 5G 구조를 활용하는 방안도 넘어야 할 산이 있다. AI 도메인과 통신하려면 단말에 새로운 AI 도메인 클라이언트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모뎀 펌웨어에 이를 넣으면 3GPP 네트워크와 긴밀하게 연동할 수 있지만 퀄컴과 미디어텍, 삼성전자 등의 반도체 개발 주기에 영향을 받는다. 안드로이드나 iOS 등 운영체제에 구현하면 업데이트는 빨라지지만 애플리케이션의 요구를 베이스밴드까지 전달할 새로운 인터페이스가 필요하다.

통신사가 AI 인터페이스를 얼마나 통제할지도 쟁점이다. 옴디아는 “규격이 통신사 통제형 프레임워크로 기울 경우 단말 AI 에이전트와 하이퍼스케일러, 제3자 OTT 생태계를 배제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테면 클라우드 게임이나 기업용 서비스를 구동하는 외부 AI 에이전트가 네트워크 상태를 실시간으로 조정하려면 통신사가 마련한 별도의 변환 기능을 거쳐야 할 수 있다.

옴디아는 “3GPP가 통신사의 통제권과 단말 생태계의 개방성을 어떻게 균형 있게 맞출지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핵심 문제”라고 평가했다.

표준이 갈라질 가능성도 있다. 옴디아는 3안과 나머지 진화형 설계 사이의 차이가 커 합의에 실패할 경우 지역별로 서로 다른 코어 구조가 등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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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디아는 “과거 3GPP는 기술적 야심과 상업적 실용성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며 성공해왔다”며 “1안과 2안의 통합이 가장 가능성 있는 방향으로 보이지만 시간이 많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논의를 통해 11월까지 아키텍처를 확정하고 분열된 업계를 하나의 글로벌 표준 아래 유지할 수 있을 만큼 견고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