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고속도로] AI 데이터센터 키우던 텍사스도 제동…美 규제 확산

전력망 이어 환경 인허가까지 중단…버지니아 등 주요 지역도 개발 속도조절

컴퓨팅입력 :2026/09/22 09:10

미국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중심지로 떠오른 텍사스주가 신규 데이터센터 인허가를 사실상 멈췄다. 버지니아주 등 주요 데이터센터 밀집지역에 이어 텍사스까지 규제에 나서면서 미국 전역의 AI 인프라 확장에 제동이 걸리는 모습이다.

21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텍사스전력신뢰도위원회(ERCOT)가 전력망 연결을 기다리는 데이터센터에 대한 감사를 마칠 때까지 주 환경규제기관이 데이터센터 관련 신규 인허가를 중단하도록 지시했다.

이는 지난달 시작된 데이터센터 규제를 환경 인허가까지 확대한 조치다. 애벗 주지사는 지난 8월 ERCOT와 텍사스 공공유틸리티위원회(PUCT)에 전력망 연결을 추진하는 데이터센터를 전수 점검하도록 지시하고 감사가 끝날 때까지 신규 전력망 연결 승인을 중단했다.

현재 ERCOT가 검토 중인 신규 전력 연결 요청은 474기가와트(GW)가 넘으며 이 가운데 약 90%가 데이터센터 관련 수요라고 텍사스 주정부는 밝혔다.

미국 버지니아주 라우던카운티 애슈번 일대 데이터센터 (사진=위키커먼스)

텍사스가 데이터센터 규제에 나선 것은 AI 확산과 함께 대규모 시설이 빠르게 들어서면서 전력과 용수 부담이 커지고 있어서다. 주정부는 데이터센터가 필요한 전력 인프라 비용을 직접 부담하고 전력·용수 사용량과 자체 발전 계획, 냉각 방식 등을 공개하도록 요구 중이다. 지역사회에 미치는 소음과 교통 등 영향도 감사 대상에 포함됐다.

특히 텍사스는 미국 AI 데이터센터 투자 경쟁의 핵심 지역으로 꼽혀왔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의 파장이 클 전망이다.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기업 JLL 보고서에 따르면 텍사스는 2030년 이전 버지니아를 넘어 세계 최대 데이터센터 시장으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전력망 연결에 이어 환경 인허가까지 멈추면서 신규 프로젝트의 개발 일정이 늦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사업 규모도 상당하다. 블룸버그NEF는 지난달 텍사스의 데이터센터 승인 중단으로 미국 전체 253GW 규모 데이터센터 개발 파이프라인 가운데 약 20%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약 50GW 규모의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규제 영향권에 들어갈 수 있으며 내년 1분기까지 관련 매출 손실이 80억 달러(약 11조원)를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됐다.

텍사스만의 움직임은 아니다. 세계 최대 데이터센터 밀집지역으로 꼽히는 버지니아주 라우던카운티에서도 신규 데이터센터와 변전소 신청 심사를 최대 12개월 동안 중단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지난 3월 기준 이 지역에서 건설됐거나 건설 중인 데이터센터는 233곳에 달하지만 전력망과 소음, 주거지역 인근 개발을 둘러싼 주민 반발이 커지는 분위기다.

미국 전역에선 데이터센터를 무조건 제한하기보다 대규모 AI 인프라 확장에 필요한 비용과 자원을 누가 부담할 것인지를 둘러싼 논의도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 하원은 최근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신규 발전설비와 송전망 확충 비용을 데이터센터 사업자가 부담하도록 유도하는 법안을 찬성 417표, 반대 3표로 통과시켰다.

AI 데이터센터가 대규모 전력을 사용하면서 발전소와 송·배전망 증설 비용이 일반 가정과 기업의 전기요금으로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실제 AP-NORC 공공문제연구센터와 시카고대 에너지정책연구소 조사에선 미국인의 약 3분의 2가 데이터센터가 에너지 가격에 미칠 영향을 크게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자원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한다는 응답도 57%였다.

지역사회 반발이 실제 데이터센터 투자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데이터센터워치 자료에 따르면 지난 분기에만 미국에서 지역사회 반발로 지연되거나 취소된 신규 데이터센터 개발 규모가 680억 달러(약 93조원)에 달했다.

텍사스주가 전력망과 환경 인허가를 잇달아 중단하면서 향후 데이터센터 입지 선정 과정에서 전력 확보뿐 아니라 용수와 주민 수용성, 인프라 비용 부담까지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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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주 환경품질위원회(TCEQ)는 다음 달 19일(현지시간)까지 이번 지시에 따른 조치 현황을 주지사실에 보고할 예정이다. 텍사스 주정부는 데이터센터 개발 자체를 중단하기보다는 전력망과 용수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사업자가 관련 비용을 부담하는 구조를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텍사스 주정부는 "애벗 주지사가 향후 주 의회와 협력해 데이터센터에 제공되는 모든 재정적 인센티브를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