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서 농사 짓는 날 멀지 않았다

국제 연구진, 모래에 박테리아·곰팡이 주입

과학입력 :2026/09/18 10:43

국토 대부분이 사막이고 농경지가 전체 국토 면적의 약 5%에 불과한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농업은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이는 UAE만의 문제가 아니다. 삼림 벌채와 지구 온난화로 전 세계적으로 점점 더 많은 지역이 사막화되고 있으며, 이 문제는 앞으로 우리의 삶과 더욱 밀접하게 연결될 수 있다.

스위스 엠파 연구소와 UAE 아부다비 칼리파대학교 연구진이 모래를 작물 재배에 적합한 환경으로 바꾸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과학매체 뉴아틀라스가 최근 보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카보하이드레이트 폴리머스(Carbohydrate Polymers)'에 게재됐다.

연구진이 모래에 곰팡이와 박테리아를 더해 살아 있는 모래로 만들었다. 사진은 해당 모래를 현미경으로 살펴본 모습 (사진=칼리파대학)

연구진은 잘 뭉치지 않는 모래에 접착력을 더하면 된다는 아이디어에서 연구를 시작했다. 모래 입자 사이의 응집력을 높이기 위해 특정 박테리아와 곰팡이를 모래에 주입해 일명 ‘살아있는 모래’를 만들었다. 미생물들이 모래 입자 사이로 퍼져나가는 섬유와 생체고분자 네트워크를 만들어 모래의 응집력을 높인다. 쉽게 말해 모래에 천연 접착제를 섞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이 기술을 시험하기 위해 연구진은 실험실에서 만든 모래와 아부다비 사막의 모래언덕에서 채취한 모래를 모두 사용했다. 실험 결과 박테리아와 곰팡이로 처리한 모래에서는 순수한 모래보다 물이 스며드는 속도가 약 6배 느려졌다.

미생물이 성장하고 번식하려면 영양분이 필요하다. 연구진은 유기성 폐기물에서 나오는 당분이 미생물의 잠재적인 영양 공급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미생물의 먹이로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을 이미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살아있는 모래 샘플은 일반 모래보다 형태를 더 잘 유지하고 물을 더 오래 보유할 수 있었다. (사진= 칼리파 대학교)

연구진은 또 다른 방법도 시도했다. 나노셀룰로오스를 생성하는 박테리아를 이용해 이른바 지오텍스타일(인공 토목섬유)을 만드는 방식이다. 지오텍스타일은 매우 얇은 셀룰로오스 시트 형태로 형성돼 모래와 결합하면서 층을 만든다. 이러한 층 구조는 모래를 안정시키고 수분 보유 능력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그 결과 물이 모래에 스며드는 속도가 최대 28배 느려졌다.

다만 현재로서는 이 방법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 가장 큰 단점으로 꼽힌다.

이번 연구는 아직 실험실 단계에 머물러 있다. 연구진은 앞으로 박테리아와 곰팡이로 처리한 모래가 온실과 야외 환경에서 실제로 식물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지 시험할 계획이다.

구스타프 니스트룀 엠파 연구소 셀룰로오스•목재 재료 연구소 소장이자 이번 연구의 저자는 "이 같은 접근 방식을 통해 모래에 유기물과 물을 투입해 어느 정도 안정화할 수 있다"며 "이상적으로는 이를 통해 더 많은 미생물과 식물이 자랄 수 있게 되고, 토양을 더욱 탄력 있고 비옥하게 만드는 과정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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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번 기술이 모래를 비옥한 토양으로 바꾸거나 실제로 모래에서 작물을 재배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한 것은 아니다. 연구진은 우선 식물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모래에 적절한 응집력과 수분 보유 능력을 부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물론, 이 기술들 중 어느 것도 모래를 마법처럼 비옥한 토양으로 바꾸거나, 모래에서 작물이 실제로 자란다는 것을 증명하지는 못했다. 연구진은 식물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모래에 적절한 응집력과 수분 보유 능력을 부여하며 연구를 발전시킬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