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용 GPU 가격은 올랐는데 출하량은 증가... 누가 샀나

JPR "2분기 출하량 이례적 상승"... 중국 업체 유입설도 제기

홈/모바일입력 :2026/09/14 17:08

데스크톱 PC용 그래픽카드(GPU) 가격이 작년 대비 크게 상승했지만 출하량은 오히려 늘었다는 이례적인 조사 결과가 나왔다.

1980년대 말부터 30년 이상 GPU 시장 동향을 분석해 온 시장조사업체 존페디리서치(JPR)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세계 PC용 GPU 출하량은 약 7550만 개로 집계됐다. 1분기 대비 10.4%,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수치다.

이 가운데 프로세서와 분리된 그래픽카드 형태의 제품 출하량은 약 1250만 장으로, 전분기 대비 10% 증가했다. JPR에 따르면 GPU 출하량은 2분기에 전분기보다 평균 6%가량 감소하는 계절적 경향이 있지만 올해는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엔비디아 지포스 RTX 5090 파운더스 에디션 그래픽카드. (사진=지디넷코리아)

이런 특이한 현상의 배경에 중국 업체들의 AI 관련 수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과거 고성능 GPU가 게임 대신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 채굴에 동원됐던 것처럼, AI 학습과 추론에도 일반 소비자용 GPU가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CPU 판매 감소에도 외장 GPU 판매 강세

JPR에 따르면 2분기 그래픽카드 출하량이 강세를 보이면서 데스크톱 PC용 프로세서 출하량 대비 별도 GPU 탑재 비율은 89%까지 상승했다. 1분기보다 23% 포인트 높아진 이례적인 수치다.

존 페디 JPR 회장은 "글로벌 메모리 위기로 부품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공급 측의 재고 선확보, 인위적인 수요 충격, 지역별 시장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분기별 GPU 출하량. (자료=JPR)

그러나 같은 시기 데스크톱 PC용 프로세서 출하량은 오히려 감소했다. 또 엔비디아는 지난 8월 초 지포스 RTX 50 시리즈 그래픽카드 가격을 최대 30% 가량 올리기도 했다.

이는 결국 일반 소비자 수요로 해석하기 어려운 특별한 수요처가 있다는 가설로 이어진다.

"中 업체, 소비자용 GPU를 AI 워크스테이션에 활용"

홍콩 IT매체 HKEPC는 그래픽카드 출하량 증가의 배경으로 중국 업체를 지목했다.

HKEPC는 10일 "중국 업체들이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구매해 AI 워크스테이션용으로 개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KEPC가 10일 공개한 사진. (사진=HKEPC)

HKEPC가 공개한 사진에는 주요 제조사의 엔비디아 지포스 RTX 5090 탑재 그래픽카드가 팔레트 단위로 포장된 모습이 담겼다.

중국 시장을 대상으로 공급되는 엔비디아 지포스 RTX 5090D 그래픽카드. (사진=게인워드)

엔비디아는 미국 정부의 수출 규제에 따라 중국 시장에 일부 연산 기능을 제한한 지포스 RTX 5090D만 공급할 수 있다. HKEPC는 "미국 수출 규제에도 RTX 5090이 끊임없이 중국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RTX 5090, 워크스테이션용 GPU보다 가격·납기 유리"

엔비디아가 출시 당시 제시한 RTX 5090의 권장소비자가격(MSRP)은 1999달러(약 280만원)였다. 그러나 현재 국내 시장가는 권장소비자가격의 3배를 넘어선 상태다.

엔비디아가 작년 1월 지포스 RTX 5090 공개 당시 제시한 권장가는 1999달러(국내 369만 9천원)였다. (사진=지디넷코리아)

14일 커넥트웨이브 가격비교서비스 다나와에 따르면 국내 시장에서 GDDR7 32GB를 탑재한 RTX 5090 제품의 최저가는 830만원 선에서 시작한다. 냉각 구조나 디자인, 오버클록 여부에 따라 개당 1천만원을 넘는 제품도 있다.

워크스테이션과 AI 처리에 특화된 RTX 프로 6000 블랙웰 등 GPU 가격은 2500만원을 훌쩍 넘는다. 납기 역시 문제인데 한 공급사 관계자는 "최소 두 달 이상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엔비디아 RTX 프로 6000. (사진=엔비디아)

반면 RTX 5090은 높은 가격을 감수한다면 상대적으로 빠르게 확보할 수 있다. 32GB 메모리를 활용해 일부 AI 모델의 개발과 추론, 엔비디아 GPU 탑재 서버 구동을 위한 모델 개발에도 충분한 성능을 지녔다.

과거 암호화폐 채굴에도 소비자용 GPU 동원

게임을 위해 설계된 일반 소비자용 GPU가 다른 용도로 대량 전용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 채굴에 고성능 그래픽카드가 대량으로 동원되면서 그래픽카드 품귀와 가격 상승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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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반면 현재는 AI 연산 수요를 두고 기업과 일반 소비자가 확보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다.

14일 다나와 관계자는 "RTX 5090 등 고성능 제품은 물론 RTX 5080/5070 Ti 등 일부 중간급 제품까지 가격대 재편이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