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설탕’이라 안심했는데…껌 속 감미료, 간에서 과당으로 변했다

장내 미생물이 처리하지 못한 소르비톨, 체내에서 과당으로 전환될 수 있어

과학입력 :2026/09/07 15:25    수정: 2026/09/07 15:41

‘무설탕’ 껌이나 사탕 등에 널리 사용되는 감미료 소르비톨이 장내 미생물에 의해 충분히 분해되지 않을 경우 간으로 이동해 과당으로 전환되고 지방 축적을 촉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6일(현지시간) 사이언스데일리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대학교 세인트루이스(WashU) 연구진은 소르비톨이 장내 미생물과 간 대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시그널링’에 발표됐다.

소르비톨은 당알코올의 일종으로 설탕보다 열량이 낮고 혈당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아 무설탕 껌과 사탕, 저칼로리 식품 등의 감미료로 널리 사용된다.

무설탕 껌 등에 감미료로 사용되는 소르비톨이 체내에서 과당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나왔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연구진은 성체 제브라피시를 이용해 장내 미생물이 소르비톨을 처리하는 과정을 추적했다. 그 결과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장내 세균이 소르비톨을 분해해 간으로 이동하는 양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항균제를 이용해 장내 미생물을 감소시키자 상황이 달라졌다. 장에서 처리되지 못한 소르비톨이 간으로 이동했고, 간에서는 소르비톨이 과당으로 전환됐다. 장내 미생물이 감소한 제브라피시의 간에서는 소르비톨에서 유래한 과당의 양이 정상군보다 약 15배 많았다.

간에서 만들어진 과당은 다시 ‘과당-1-인산’으로 바뀌면서 포도당 대사를 촉진했다. 이 과정에서 간에 글리코겐과 지방이 더 많이 축적됐고 결국 지방간과 유사한 상태로 이어졌다.

흥미로운 점은 장내 미생물이 정상인 경우에도 많은 양의 소르비톨을 외부에서 공급하면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장내 세균이 처리할 수 있는 양을 넘어선 소르비톨이 간으로 이동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연구를 이끈 게리 패티 워싱턴대 교수는 동물에게 투여된 소르비톨이 실제로 몸 곳곳의 조직에서 발견됐다며, 설탕을 다른 단맛 물질로 대체한다고 해서 반드시 대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영향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결과를 근거로 ‘무설탕 껌을 먹으면 지방간이 생긴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이번 연구는 주로 제브라피시를 이용한 동물실험으로 진행됐으며 사람을 대상으로 소르비톨 섭취와 지방간 발생의 인과관계를 확인한 임상시험은 아니다. 사람에게 어느 정도의 소르비톨 섭취량부터 간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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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장내 미생물이 소르비톨을 분해하는 능력과 간 대사 사이에 예상하지 못했던 연결고리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향후 사람에서도 같은 대사 경로가 어느 정도 작동하는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해당 연구는 2025년 10월 28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시그널링’에 ‘장내 유래 소르비톨이 장내 세균이 없는 상태에서 지방간 질환을 유발한다(Intestine-derived sorbitol drives steatotic liver disease in the absence of gut bacteria)’는 제목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