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줄이고 스위트 늘리고"…서울 특급호텔, 객단가 높이기 경쟁

도심 호텔 잇단 재단장…미식·라운지 등 고급 서비스 강화

유통/생활/문화입력 :2026/08/30 08:15

서울 도심의 특급호텔들이 일반 객실은 줄이고 스위트룸과 VIP 공간을 확대하고 있다. 객실 수를 늘려 투숙객을 많이 받기보다 각 객실을 넓히고 서비스를 고급화해 투숙객 한 명당 매출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객실 147실 줄인 롯데…더 플라자도 스위트 확대

3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호텔 서울은 지난 14일 객실 재단장을 마치고 상위 브랜드인 ‘더그랜드롯데 서울’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롯데호텔 서울이 1979년 개관한 이후 47년 만에 이뤄진 대규모 재단장이다. 롯데호텔앤리조트는 지난해 5월부터 약 15개월간 메인타워 7층부터 21층까지 객실을 재단장했다.

더그랜드롯데 서울_슈페리어스위트 패밀리트윈. (사진=롯데호텔앤리조트)

이번 재단장의 핵심은 객실 수를 줄이는 대신 객실당 면적을 넓힌 것이다. 메인타워 객실은 기존 737실에서 590실로 147실 줄었다. 호텔 전체 객실 수는 메인 타워와 이그제큐티브 타워를 합쳐 기존 1015실에서 868실로 감소했다.

객실 내부에는 기존 업무용 책상 대신 식사와 업무 등 여러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테이블을 배치했다. 욕실 면적도 넓히고 내부 동선을 다시 설계했다.

앞서 롯데호텔은 2018년에도 신관을 이그제큐티브타워로 재단장하면서 객실을 기존 373실에서 278실로 줄이며 고급화 전략을 펼친 바 있다.

개관 50주년을 맞은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더 플라자’도 일반 객실 비중을 낮추고 최고급 객실을 확대하는 내용의 대규모 리모델링을 실시한다. 다음 달 30일 더 플라자 영업을 종료하고 약 3년간 전면 재단장에 돌입할 예정이다. 2010년 이후 약 16년 만의 대규모 재단장이다.

더 플라자는 각국 정부 고위 관계자, 글로벌 기업인과 같이 정상급 글로벌 VIP들이 모이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겠다는 전략이다. 객실 내부에 별도의 업무 공간을 마련하고 클럽라운지의 규모와 서비스도 확대한다.

식음시설도 고급화한다. 세계적인 수준의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을 유치하고 인근 ‘더 플라자 다이닝’과 연계해 소공동 일대를 미식 거점으로 조성한다. 세계적인 럭셔리 독립호텔 연합체인 ‘더 리딩 호텔스 오브 더 월드(LHW)’ 가입도 추진한다.

서울 호텔 객실당 매출 67%↑…글로벌 브랜드도 진출

서울 특급호텔들이 객실 수보다 고급화에 무게를 두는 배경에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호텔 객실료 상승이 있다. 많은 객실을 운영하기보다 객실을 넓히고 부대 서비스를 강화해 고액 투숙객을 유치하는 방식이 수익성을 높이는 데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관광객. (사진=클립아트 코리아)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가 발간한 ‘2026 서울 호스피탈리티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방한 외래객은 1894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9년과 비교한 회복률은 108%다. 전 세계 평균 회복률 104%를 웃돌았다.

이에 따라 지난해 서울 호텔 객실점유율(OCC)은 79.2%로 추정됐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76.8%) 수준을 넘어선 것이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객실 수요 회복은 호텔의 객실 단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기업 존스랑라살(JLL) 코리아가 발간한 ‘아시아태평양의 럭셔리 호텔 투자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객실당 평균매출(RevPAR)은 약 20만 7345원으로 2019년 대비 약 67% 증가한 것으로 추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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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글로벌 럭셔리 호텔들의 서울 진출도 기존 호텔의 고급화 경쟁을 자극하고 있다. 미국 로즈우드호텔그룹의 ‘로즈우드 서울’은 2027년 용산 유엔사 부지에 문을 열 예정이다. 서울역 북부역세권에는 만다린 오리엔탈이 2030년에, 옛 밀레니엄힐튼 서울 부지에는 리츠칼튼 브랜드 호텔이 한국 재진출을 준비 중이다. 파라다이스그룹도 서울 장충동에 약 200개 객실을 모두 스위트급으로 구성한 최고급 호텔을 건립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 호텔 시장의 경쟁이 객실 수를 늘리는 양적 성장에서 객실과 서비스를 고급화하는 질적 성장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객실 수를 줄이더라도 객실 단가와 부대시설 매출을 높여 수익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