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집단 벌크업'에 비상 걸린 중국… "달린 만큼 세금 내라"

유류세 줄었는데 도로 손상 부담 확대…주행거리 기반 과세 검토

카테크입력 :2026/07/17 10:26    수정: 2026/07/17 10:36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길이 5m, 무게 3톤에 육박하는 대형 차량이 빠르게 늘면서 도로 유지·보수 재원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전기차 확산으로 유류세 수입은 줄어드는 반면 무거운 차량이 도로에 주는 부담은 커지면서 중국 정부가 세제 혜택 축소와 주행거리 기반 과세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승용차협회(CPCA) 자료를 인용해 올해 상반기 중국에서 출시된 신차 10종 가운데 6종은 전장이 5m를 넘었다고 전했다. 이는 포드 익스플로러급 크기다. 반면 전장 4.5m 미만 소형차 비중은 지난해 13%에서 올해 2%로 급감했다.

완성차 업체들이 주행거리 불안을 줄이기 위해 대형 배터리를 탑재하고 냉장고와 다중 디스플레이 등 편의 사양을 늘린 데다, 가격 경쟁으로 중형차와 대형차의 가격 차이가 줄어든 영향이다. BYD의 7인승 플래그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그레이트 탕’은 전장 5.3m, 공차중량 최대 2970㎏에 달하지만 시작 가격은 23만 9900위안이다.

전기 덤프트럭 (사진=사니그룹)

문제는 전기차가 늘면서 도로 유지 재원인 유류세 수입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중앙정부가 거둔 유류세를 지방정부에 배분해 지역 도로 유지·보수에 활용한다. 그러나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휘발유와 경유 소비가 줄고, 이에 따라 지방정부의 도로 재원도 줄어들고 있다.

반면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는 동급 내연기관차보다 무거운 경우가 많아 도로 포장과 교량 등 인프라에 더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중국 교통운수부 산하 연구기관은 일반 도로 유지·관리 재원이 매년 필요액의 약 50% 부족한 것으로 분석했다. 지방도로의 약 40%는 보수가 필요하지만 예산이 부족한 상태이며, 2023년 기준 연간 재원 부족액은 약 3000억 위안으로 추산됐다.

중국 정부는 우선 전기차 세제 혜택을 축소하고 있다. 신에너지차 구매세 감면 폭을 절반으로 줄이고 감면 한도를 최대 1만 5000위안으로 제한했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와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에 대한 차량·선박세 면제 혜택도 폐지할 방침이다.

지나치게 무거운 승용차에 불리하게 적용되는 에너지 소비 기준도 강화했다.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 용량을 단순히 늘리는 대신 경량 소재와 공기역학 설계를 통해 효율을 높이도록 유도하려는 조치다.

장기적으로는 차량의 실제 주행거리에 따라 도로 이용료를 부과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하이난성 등 일부 지역에서는 위성항법시스템을 활용해 특정 차량의 운행거리를 측정하는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유류 소비량을 기준으로 비용을 걷는 기존 체계에서 실제 도로 이용량을 기준으로 과세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려는 것이다.

전기차 증가로 줄어드는 유류세를 대체하려는 움직임은 해외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아이슬란드는 모든 운전자가 최소 연 1회 주행거리계 수치를 신고하도록 하고, 주행거리 1마일당 약 6센트 요금을 부과하고 있다.

뉴질랜드에서는 전기차 소유자가 별도의 도로 이용 면허를 구매해야 한다. 비용은 1000㎞당 약 44달러다. 이 밖에도 일부 국가는 배터리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에 내연기관차보다 높은 연간 등록비를 부과하며 도로 유지 재원을 보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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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매체들도 차량 대형화 경쟁을 비판하고 있다. 인민일보는 최근 차량 크기가 지나치게 커졌다며 무분별한 대형화가 도시 인프라와 충돌하고 에너지 소비를 늘린다고 지적했다. 중국 관영 CCTV도 전기차의 크기와 무게가 전반적으로 늘어나는 현상을 혁신의 후퇴로 규정하며, 대형화 경쟁은 단기적인 시장 수요와 업체 간 경쟁 전략이 왜곡돼 나타난 결과라고 비판했다.

업계에서는 중국 정부의 정책이 단순한 구매 보조금 축소를 넘어 차량의 크기와 중량, 실제 주행거리를 기준으로 비용을 부과하는 방향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