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공략법 갈린 K-타이어…한국은 '라우펜', 금호는 '엑스타'

한국은 투트랙·금호는 제품군 집중…유럽 전기차 시장서 맞대결

카테크입력 :2026/06/11 15:37    수정: 2026/06/11 15:55

국내 타이어 업계가 글로벌 핵심 시장인 유럽에서 서로 다른 브랜드 전략을 앞세워 경쟁에 나서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글로벌 전략 브랜드 '라우펜'을 활용한 투트랙 전략을, 금호타이어는 고성능 제품군 '엑스타'를 앞세운 집중 전략을 통해 유럽 신차용 타이어(OE)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최근 폭스바겐그룹 산하 대중차 브랜드 스코다에 OE 공급에서 전략 차이를 드러냈다.

한국타이어는 글로벌 전략 브랜드 라우펜 여름용 타이어 '에스 핏2'를 스코다 뉴 옥타비아와 세아트 이비자·아로나, 폭스바겐 골프 부분변경 모델 등에 공급하고 있다. 반면 금호타이어는 엑스타 PS71을 스코다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엔야크와 엘록에 공급하며 유럽 전기차 시장 공략에 나섰다.

폭스바겐그룹 대중차 브랜드 스코다에 신차용타이어(OE) 공급을 계약한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 라우펜과 엑스타 제품 사진. (사진=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한국타이어는 프리미엄 브랜드 '한국'과 글로벌 전략 브랜드 '라우펜'을 병행 운영하며 시장을 세분화하고 있다. 프리미엄 및 전기차 시장은 한국 브랜드를 앞세우고, 라우펜은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폭스바겐 등 대중차 시장 공략에 활용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고성능 제품군인 엑스타를 중심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브랜드를 다각화하기보다 엑스타와 크루젠 등 기존 제품군의 기술력과 성능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전기 SUV용 타이어 공급도 확대하고 있다.

엑스타는 스포츠 주행 성능에 초점을 맞춘 제품군으로 솔루스 등 다른 라인업과 차별화된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엑스타는 주행 성능과 스포츠 성향에 포커싱된 제품군"이라며 "최근 출시된 엑스타 스포츠도 국내보다 유럽 시장에 먼저 선보여 현지에서 검증을 거쳤다"고 말했다.

1위 없는 전기차 타이어 시장…유럽이 승부처

국내 타이어 업계가 유럽 시장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전기차 전환이 있다. 유럽은 전기차 수요 증가와 프리미엄 완성차 브랜드가 밀집한 시장으로, 향후 전기차 타이어 주도권 경쟁의 핵심 무대로 꼽힌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의 유럽 시장 공략 차이 (사진=챗GPT 활용)

삼성증권은 현재 글로벌 전기차 타이어 시장에 확고한 1위 업체가 부재한 만큼 주요 업체들이 유럽 프리미엄 완성차 브랜드를 대상으로 OE 공급 확대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유럽 전기차 시장은 지난해 30% 이상 성장하며 전체 신차 판매의 28%를 차지했다. 삼성증권은 유럽 내 신차 출시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2024년 81%에서 2027년 100%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타이어 역시 전기차 시장 확대에 맞춰 유럽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타이어가 지난해 발간한 ESG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전기차 전용 타이어 판매는 전년 대비 134% 증가했다. 향후 유럽 시장에서 슈퍼카와 하이엔드 차량 중심의 OE 공급을 확대하고 전기차 시장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미국발 통상 리스크도 유럽 시장 중요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한국산 타이어에 최대 27.05%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관세 불확실성이 낮고 수익성이 높은 유럽 시장 비중을 확대하며 위험 분산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유럽 시장은 국내 타이어 업체들의 실적을 견인하는 핵심 지역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유럽 지역에서 연간 매출 4조원 이상을 안정적으로 기록하고 있으며, 금호타이어 역시 지난해 유럽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서는 등 유럽 시장 비중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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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OE 공급 확대가 향후 교체용(RE) 타이어 시장 점유율 확대의 발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타이어 시장에서 RE 타이어는 전체 수요의 60~7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차량 출고 시 장착된 타이어가 소비자의 브랜드 인식과 재구매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한 OE 공급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타이어가 라우펜이라는 브랜드로 금호타이어의 핵심 시장을 파고들며 공세를 펴는 형국"이라며 "금호타이어 역시 기존 제품군을 기반으로 신차용 타이어 공급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어, 향후 글로벌 완성차들의 세부 세그먼트를 둘러싼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