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엘지 law 인사이트] 직장 내 괴롭힘, 회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전문가 칼럼입력 :2026/05/08 10:52

최영재 법무법인 디엘지 변호사

2019년 개정 근로기준법에 ‘직장 내 괴롭힘’에 관한 조항이 들어오면서 직장 내의 풍경이 많은 부분 달라졌다. 2014년 직장인들의 심금을 울렸던 드라마 ‘미생’에 나오는 풍경처럼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고성을 지르거나 서류를 던지는 모습은 2026년 현재로서는 상상하기 힘들다. 긍정적인 변화라 볼 수 있으나, 대신 회사 입장에서는 챙겨야 할 사항들이 늘어난 측면도 있다.

어떤 것이 직장 내 괴롭힘인가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근로기준법상 정의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라고 되어 있어 짧고 간단하다. 그러나 막상 신고가 접수되어 처리를 해야 하는 회사 입장에서는 무척 난처하다. 일단 이런 의문들이 들 수 있다.

어느 정도가 되어야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은 것일까? 문제된 행위가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정도일까? 피해근로자가 단순히 추상적으로 ‘기분이 상한 것’과의 구별은 어느 선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 아닌 것 같으면 괴롭힘 접수가 아니라고 봐도 될까?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가이드라인과 판례를 보더라도 그 기준이 알쏭달쏭하고, 결국 개별 사안에서 다른 사실관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게 되기 때문에 섣불리 괴롭힘이 아니라고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다. 오히려 피해근로자가 신고 단계에서 세부적인 사실관계를 미처 다 진술하지 못했을 수도 있으므로, 일단은 면담 후 내용이 구체화되면 정식 내부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안전하다.

최영재 법무법인 디엘지 변호사

어떻게 조사해야 하나

회사가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알게 된 경우 지체 없이 관계자를 대상으로 사실확인을 해야 한다. 문제는 사업주가 피신고인이 되지 않는 한 노동청에서 직접 조사를 진행하는 경우는 드물고, 노동청으로 신고가 접수되더라도 사업장에서 조사를 한 후 그 결과를 노동청에 보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즉, 조사를 회사에서 자체적으로 직접 진행하여야 해서 회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통상의 경우는 (1) 신고인 조사, (2) 피신고인 조사, (3) 참고인 조사를 거쳐 사실관계를 확정한 후 해당 내용이 괴롭힘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게 되고, 그 과정이 보고서의 형태로 남게 된다. 반드시 보고서의 형식이 요구되는 것은 아니나 법에 부합하는 범위에서 조사가 이루어졌음을 사후적으로 소명해야 할 수 있으므로 조사기록·면담기록·판단근거 등을 남기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비용 부담이 가능하다면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편할 수 있다.


조사 시 유의해야 할 점은

조사기간 중 피해근로자에 대해 근무장소 변경, 유급휴가 명령 등 피해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지 않는 범위에서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만약 사용자가 지체 없이 사실확인을 위한 객관적 조사를 실시하지 않으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물론, 사업장의 사정이나 환경에 따라 가능한 범위에서 필요한 조치를 취하라는 취지이고 피해근로자에게 구체적인 청구권까지 인정되는 것은 아니어서, 피해근로자의 요구를 모두 수용할 의무까지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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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결과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판단되면 가해자에게 징계, 근무장소 변경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하고 조치를 취하기 전에 피해근로자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만약 괴롭힘에 해당함에도 가해자에게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면 이 역시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대상이다. 단, 이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회사가 사안의 경위와 정도 등을 고려하여 적절한 조치의 범위를 정할 수 있고, 반드시 피해근로자가 원하는 대로 진행할 의무까지는 없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문제되는 것은 바로 불이익조치다. 회사는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했다는 이유로 신고자 또는 피해근로자에게 해고 등 불리한 처우를 해서는 안 된다. 신고를 이유로 불이익한 처우를 한 경우 형사처벌까지 이루어진다. 물론 징계 등 사유가 괴롭힘 신고 이전부터 있어왔던 것이라면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겠으나 오비이락이라고, 현실에서 그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단절하여 설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 부분은 형사처벌까지 가능한 사안이니 가급적 전문가의 조언을 받는 것이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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